게임중독 남편, 가정소홀로 이혼당해

‘게임에 중독되어 가정을 소홀히 한 것도 이혼사유.’

서울가정법원은 부인 김모 씨(37)가 게임에 빠져 가정을 등진 남편 백모 씨(41)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에서 “두 사람은 이혼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4일 밝혔다.

서울가정법원은 판결문에서 “두 사람의 혼인생활 파탄은 컴퓨터 게임에 몰두한 채 김씨와 아이들을 제대로 부양하지 않은 남편 백 씨의 잘못과 갈등 해결을 위한 적절한 조치 없이 집을 나간 김 씨의 잘못이 함께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재판부는 아이들을 키울 친권자로 부인 김 씨를 지정하고 남편 백 씨에게 “첫째 아이가 성년이 되는 2015년 9월까지 월 50만원, 그 이후부터 김씨가 원하는 2018년 12월까지는 월 25만원을 양육비로 지급하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1995년 결혼한 후 1남 1녀의 자녀를 두고 살아오던 중 남편 백 씨가 2000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매일 새벽까지 게임에 빠지면서 사이가 급격히 멀어졌다. 이후 백 씨는 퇴직금 등을 모아서 사업을 했지만 실패하고 다시 집에서 놀면서 게임만 붙잡고 있는 ‘백수’가 되었다.

이 때문에 김 씨는 식당 종업원 등을 다니며 집안 생계를 이끌었으며, 2003년 남편이 처제 명의로 자동차를 사고 세금을 내지 않아 처제로부터 고소를 당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악화됐다. 결국 김 씨는 2004년 아이들을 데리고 동생 집으로 옮기면서 별거에 들어갔고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지난해 전주지방법원에서도 일자리도 구하지 않고 게임에만 매달린 남편을 상대로 부인이 제기한 소송에서 이혼 사유가 된다는 판결이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