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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마비노기2, 개발 공개에서 잠정 중단까지 ‘6년’

판타지 라이프가 아닌 액션을 강조, MMO-ARENA 신 장르 제시

남혁우(석모도) 2014-01-03 18:56:45
<마비노기 2>의 개발이 잠정 중단됐다. 넥슨이 밝힌 개발 중단의 이유는, 현재 시장 상황에 따른 사업성 검토 결과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마비노기 2>는 지난 2009년 넥슨에서 개발자 모집 공고를 내면서부터 알려졌다. 이후 게임에 대한 정보가 조금씩 공개되면서 <마비노기>의 후속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유저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2012년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공동개발 프로젝트로 전환되면서 그 관심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지난 2일 넥슨코리아 서민 대표가 사내 게시판을 통해 돌연 개발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만 6년 만에 <마비노기 2> 프로젝트는 마무리됐다. <마비노기 2>가 외부에 공개된 시기부터 잠정 중단되기까지의 상황을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마비노기 2>, 기술 발표 통해 최초 공개(2009년~2011년)


지난 2009년, 넥슨은 데브캣 스튜디오에서 <마비노기 2> 개발자 모집 공고를 내면서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별다른 정보를 공개하지 않던 <마비노기 2>는 2010년 한국게임개발자 컨퍼런스(KGDC 2011)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게임개발자 컨퍼런스 2011(GDC 2011)에서 새로운 개발 툴을 공개하며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발표에서 선보인 것은 자연스러운 캐릭터의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기 위한 ‘실시간 헬퍼-조인트 시스템’이었다. 이는 사전에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아닌 클라이언트에서 실시간으로 구현되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툴로 어깨의 움직임에 따라 가슴의 모습이 바뀌는 등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2011년 게임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공개한 캐릭터 실루엣.

그로부터 1년 뒤,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2(NDC 2012)에서는 <마비노기 2>를 개발 중인 애니메이터들이 자연스러운 동작과 연출을 구현하기 위해 액션 연출가를 초빙해 무술 교육을 받고 이를 토대로 게임에 적용한 내용을 공개했다.

이때까지는 개발 툴이 공개됐을 뿐 구체적인 게임의 모습이나 콘텐츠를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넥슨의 게임아트 기획전 ‘BORDERLESS’에서 <마비노기 2>의 플레이어 캐릭터가 최초로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마비노기 2> 캐릭터는 마법사, 전사, 음유시인, 궁수 등의 직업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판타지 라이프가 아닌 액션을 강조(2012년 공식 발표)


<마비노기 2>의 구체적인 게임 콘텐츠 내용이 공개된 것은 2012년이다. 지스타에 앞서 열린 지스타 2012 프리뷰 행사에서 공식 발표가 된 <마비노기 2>는 생활형 MMORPG를 특징으로 내세운 전작과 달리 MMO-ARENA라는 장르를 내세우며 전투를 강조했다.



<마비노기 2>의 액션은 무기별 공격속도와 경직이 다르고 공격, 방어, 스매시가 서로 물고 물리는 상관관계가 강조된 방식으로 <마비노기> 초창기의 전투와 비슷하다. 적을 들어서 다른 적에게 던지거나, 전장 곳곳에 떨어진 물건들을 들어서 전투에 활용할 수도 있다. 

<마비노기 2>가 검투사들의 경기가 열리는 ‘ARENA’라는 부제를 붙인 이유는 전투와 함께 관중과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더불어 직접 플레이하는 재미 외에도 구경하는 재미를 제공하겠다는 것도 대표적 이유였다.

넥슨은 <마비노기 2>에서 관중들이 전투를 구경하는 것 이외에도 전투 중인 유저에게 아이템을 던져주거나 응원하고 직접 뛰어들어서 전투도 도와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전투 중인 유저가 자신의 전리품을 관중에게 나눠 주는 것도 가능하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공동개발 프로젝트로 전환


한편, 넥슨 지스타 2012 프리뷰 기자간담회에서 <마비노기 2>의 공식발표와 더불어 또 하나의 놀라운 발표가 이어졌다. 오랜 MMORPG 개발 노하우를 가진 엔씨소프트와 <마비노기 2>를 협업 프로젝트로 함께 만든다는 소식이었다.

당시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 14.7%를 인수해 대주주가 된 상황에서 처음으로 진행하는 공동 프로젝트가 <마비노기 2>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도는 단숨에 높아졌다. <마비노기> 브랜드의 파워에 엔씨소프트의 MMORPG 노하우가 더해지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다들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2013년 초에 넥슨의 <마비노기 2> 개발팀은 엔씨소프트 근처로 보금자리를 옮기고 명칭도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의미로 'N스퀘어'로 변경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게임의 세부를 다듬는 작업을 시작해 출시를 앞둘 것으로 전망했다.




지스타에서 최초 플레이 공개 (2012년 11월)


유저들이 <마비노기 2>를 처음 접한 것은 지스타 2012였다. 넥슨은 지스타 2012에서 총 29대의 체험용 PC가 설치하면서 체험버전을 공개했다. 당시 유저들은 가위바위보 방식의 물고 물리는 전투와 아군과 합체 공격을 하거나 온갖 사물을 던지고 부수며 싸우는 호쾌한 난전을 체험했다.

또한, 별도로 방을 만들 필요 없이 유저가 던전에서 자연스럽게 만나서 파티플레이를 하는 매칭 시스템과 중간중간 마치 던전을 클리어하는 상황을 중계하는 듯한 자막과 함께 악기로 적을 날려버리는 음유시인이나 고전 게임인 <황금도끼>에 나올 듯한 탈 것 등 데브캣 스튜디오 특유의 센스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전작의 느긋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아닌 어둡고 진지한 분위기와 액션만이 강조되면서 <마비노기>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는 평가와 함께 유저들 사이에서 다소 논란이 있었다.







잠정적 중단, 개발팀은 신규 프로젝트 진행 (2014년 1월 2일)


지스타 2012에서 게임을 공개한 이후 <마비노기 2>의 소식은 잠잠했다. 1년 동안 별다른 소식이 없었던 <마비노기 2>의 소식은 해를 막 넘긴 2014년 1월 2일에 들려왔다.

다만, 잠정 개발중단이라는 갑작스런 소식이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넥슨코리아 서민 대표는 지난 2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마비노기 2>의 개발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현재 시장 상황에 따른 사업성 검토 결과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것이 개발 중단이유다.

그러나 넥슨은 <마비노기 2>가 잠정적으로 개발 중단되지만 <마비노기> 프랜차이즈는 앞으로도 계속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협업개발본부 ‘N스퀘어’에 속해 있던 <마비노기 2> 개발팀은 김동건 본부장을 포함해 넥슨의 신설 개발조직 ‘게임기술연구소’로 이동,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 관계자는 3일 디스이즈게임과의 통화에서 “잠정 중단 결정이 <마비노기> 프랜차이즈의 종결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적절한 시점에 새로운 형태로 재개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결과물은 그 자체로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으며, 향후 새로운 게임의 개발에 있어서도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