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U 단독으로 보급형 그래픽카드 하나만큼의 역할을 해낸다.”
지난 13일 AMD는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CGV에서 차세대 AMD A 시리즈 APU(코드명: 카베리) 발표 행사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14일 출시된 카베리의 성능과 기능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카베리 시리즈 중에서 가장 성능이 좋은 A10-7850K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CPU의 기능과 그래픽카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AMD A 시리즈 APU 정보를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전승목 기자
‘CPU 코어+GPU 코어’ 통합 활용으로 성능 높였다
행사는 AMD 코리아 영업 및 마케팅 총괄 윤덕로 상무의 ‘카베리’ 소개 발표로 시작됐다. ‘카베리’는 연산을 담당하는 CPU와 그래픽 작업을 처리하는 GPU가 통합된 프로세서 ‘APU’다. 28nm 공정으로 설계됐으며, A10-7850K를 기준으로 4개의 CPU 코어와 8개의 GPU 코어로 구성돼 있다. 연산속도는 856기가플롭스(1기가플롭스는 1초에 10억 번 연산함을 뜻함).
A10-7850K 기준으로 4개의 CPU 코어와 8개의 GPU 코어로 구성된 APU ‘카베리’.
‘카베리’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 첫째는 GPU 기능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카베리 전체 프로세서의 물리적인 너비 중 GPU가 차지하는 비율은 47%에 달한다. GPU의 비율이 17%인 인텔 CPU 샌디브릿지, 27%인 아이비브릿지, 31%인 하스웰보다 그래픽 작업을 처리하는 부분이 더 많은 셈이다.
둘째는 CPU와 GPU의 메모리를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HSA(Heterogeneous System Architecture) 기능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일반연산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경우, HSA 기능이 없는 APU는 GPU 코어는 하나도 활용하지 않고 CPU 코어만 따로 쓰게 된다. ‘카베리’는 CPU 코어와 GPU 코어를 모두 일반 연산을 처리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한마디로 ‘카베리’는 일반연산 처리작업을 하든 그래픽 처리작업을 하든, CPU 코어와 GPU 코어 어느 한쪽을 놀게 놔두지 않고 남김없이 활용하는 고효율 프로세서라는 것이 AMD의 설명이다.
‘카베리’ 하나로 자연 경관 그래픽, 구르는 돌에 수풀이 눌리는 물리효과를 구현한 모습.
윤덕로 상무는 카베리 판매 전략도 밝혔다. AMD는 카베리를 폭넓게 공급하기 위해 파급력이 있는 하드웨어업체들과 제휴를 맺었다. 제휴업체로는 반도체 산업 선두주자이자 각종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삼성, 이동통신에 필요한 핵심기술 특허를 보유한 퀄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용 CPU를 제작하는 ARM, 그리고 미디어텍,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이 있다.
윤 상무는 “2016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21억 개의 프로세서가 판매될 전망이다. 이렇게 거대해질 프로세서 시장에서 HSA 기능이 도입된 AMD의 제품 점유율을 높일 생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급 업체들의 도움이 필요했다”며 협력업체 선정 이유를 밝혔다.
AMD 코리아 영업 및 마케팅 총괄 윤덕로 상무.
“단일 성능은 지포스 GT 630과 지포스 GT 640 사이”
그렇다면 GPU의 비중을 높이고 HSA 기능을 도입한 ‘카베리’의 실질적인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이에 대해서는 AMD 클라이언트 데스크탑 부문 제품 마케팅 선임이사 아담 코작(Adam Kozak)이 발표했다.
‘카베리’는 기존 APU인 ‘리치랜드’보다 CPU 성능이 10%, GPU 성능이 20% 향상됐다. 단일 성능만 봤을 때 ‘카베리’를 어떤 외장형 그래픽카드와 비교할 수 있냐는 질문이 나오자 아담 코작 이사는 “지포스 GT 630와 지포스 GT 640 사이의 성능이 나올 것이다”고 답변했다.
단독 성능은 인텔 i5 4670K와 지포스 GT 630 조합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게 AMD의 설명이다.
아담 코작 이사는 ‘카베리’와 AMD 그래픽카드 제품 중 R7 시리즈를 함께 사용하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R7 240 DDR3 모델을 단독으로 사용할 때보다 카베리와 동일 그래픽카드를 같이 활용할 경우, 성능이 95% 이상 향상됐다.
‘이전에는 APU와 AMD 그래픽카드를 조합했을 때 기대 이하 혹은 단일 그래픽카드 사용 시보다 못한 성능이 나오는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 아담 코작 이사는 “지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같은 상황이 나타날 경우 확인해서 고칠 예정이니 적극적인 제보를 바란다”고 밝혔다.
AMD 클라이언트 데스크탑 부문 제품 마케팅 선임이사 아담 코작(Adam Kozak).
아담 코작 이사는 “카베리의 가격 및 포지셔닝을 고려했을 때는 i5-4670K가 경쟁 모델로 꼽히는데, 포토샵 작업 처리속도는 경쟁 모델 대비 2.3배, 리브레 오피스 작업 처리속도는 4배 빨랐다”고 밝혔다.
AMD는 ‘카베리’를 사용하면 사무용 프로그램 속도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고 발표했다.
<배틀필드 4> 실행성능 45% 증폭되는 ‘맨틀’ 등 신기술도 제공
아담 코작 이사는 카베리가 지원하는 기술과 기능도 발표했다. 처음으로 언급된 기술은 ‘맨틀(Mantle)’이다. 맨틀은 GPU 코어들을 병렬로 연산해 그래픽 작업 처리속도를 극대화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맨틀은 그래픽 작업을 많이 요구하는 고사양 게임을 원활하게 실행하는 데 도움을 준다. AMD의 발표에 따르면, 카베리를 장착하고 맨틀을 적용할 PC에서 <배틀필드 4>를 실행하면, DirectX만 설치된 일반 PC에서 <배틀필드 4>를 실행할 때보다 45% 이상의 성능 향상 효과가 나타났다.
GPU 연산 방식을 조율해 그래픽 작업 처리속도를 증폭시키는 기술 ‘맨틀’.
‘트루오디오’도 지원된다. 카베리는 2개 채널로만 소리를 출력하는 스테레오 오디오에서 벗어나 다각적인 채널로 소리를 전달하는 서라운드 오디오를 지원한다. 또한 잡음과 전달돼야 할 소리를 별개로 구분해 잡음을 없애는 기능도 갖췄다.
이와 함께 화면 영상을 부드럽게 재생하는 기능도 제공된다. 블루레이 영상의 경우, 일반적인 디스플레이 재생빈도인 60Hz를 초월하기 때문에 몇몇 프레임이 반복 재생되고 부드럽게 재생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곤 한다. 그러나 카베리의 기능을 활용하면 이러한 현상 없이 풀프레임으로 영상을 볼 수 있게 된다.
보다 풍부한 소리, 잡음 제거 기능을 제공하는 ‘트루오디오’ 기능.
이번 행사에서는 AMD의 그래픽카드와 APU를 위한 유틸리티 ‘카탈리스트’의 최신 버전 변경사항도 발표됐다. AMD 글로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전략 총괄 ‘테리 마케돈’은 카탈리스트로 CPU와 GPU 오버클럭을 실행하는 기능의 추가, 맨틀을 비롯한 신기능 지원, 윈도우 8.1과 DirectX 11.2 지원 등을 언급했다.
한편, ‘카베리’ 소개 행사는 AMD의 마스코트 캐릭터 ‘루비’로 분장한 코스프레팀 ‘스파이럴캣츠’의 포토 타임으로 마무리됐다.
AMD 마스코트 ‘루비’로 분장한 스파이럴캣츠.
등장하자마자 그래픽카드를 발로 ‘찍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큰 그래픽카드만 고집하지 말고 카베리를 사용하라고 어필하기 위해 AMD가 주문한 퍼포먼스였다.
행사에서 주로 언급된 A10-7850K의 하위 호환 제품 A10-7700K, A8-7600도 함께 14일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