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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대규모 MMORPG 개발, 20명에 2년이면 충분하다”

MMORPG에 특화된 ‘히어로 엔진’, 한국에 본격 진출

권정훈(실리에) 2014-01-15 22:40:54

히어로코리아가 15일 서울 서교동 홍대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의 ‘히어로 엔진’을 공개했다. 클라이언트와 서버가 통합된 클라우드 기반의 히어로 엔진은 MMORPG 개발에 특화돼 있다.

 

히어로 엔진의 개발사인 영국 ‘아이디어 패브릭의 최고 프로덕트 매니저 쿠퍼 버킹험은 직접 간담회에 참석해 실제로 개발 중인 게임을 예로 들며 엔진의 특징을 설명했다. /디스이즈게임 권정훈 기자



왼쪽부터 아이디어 패브릭의 쿠퍼 버킹험 PM과 히어로코리아 권재규 대표.



서버와 클라이언트 통합으로 개발 속도 증가


쿠퍼 버킹험 PM은 설명에 앞서 히어로 엔진이 대규모 MMORPG에 특화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MMORPG는 개발 도중 프로젝트가 취소되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의 원인은 비용과 시간 때문이다. 비싼 엔진과 여러 가지 부대비용, 그리고 인건비는 개발기간이 길어질수록 부담이 되며, 론칭 타이밍을 놓치면 성공의 가능성도 줄어든다.

 

아이디어 패브릭은 히어로 엔진의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1년 동안 개발 계정 하나당 99 달러만 내면 되며, 툴을 따로 구매하거나 서버를 붙이는 등의 부대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히어로 엔진 클라우드에는 마야, 3D MAX 등 개발에 필요한 미드웨어의 라이선스가 확보돼 있어 개발사가 따로 구매할 필요 없이 그냥 가져다 쓰면 된다. 조건은 상용화 후에 수익의 30%를 아이디어 패브릭이 가져가는 것이다.

 

히어로 엔진 클라우드는 미드웨어 라이선스도 제공한다.


히어로 엔진은 서버와 클라이언트가 통합된 구조로 되어 있어 개발한 내용이 바로 서버와 클라이언트에 동시 적용된다. 극단적으로는 서버 엔지니어 없이 순수 클라이언트 개발자만으로도 정식 서비스 단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게 아이디어 패브릭의 설명이다.

 

클라우드 방식은 여러 곳에 흩어진 개발자가 동시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이점도 제공한다. 다른 개발자의 작업 화면을 모두 공유할 수 있어 맵을 만들고 나서 오브젝트를 만드는 식으로 작업물을 순차적으로 넘길 필요도 없다. 현재 실제로 각각 다른 나라에 흩어져 있는 개발자들이 동시에 만들고 있는 게임도 있다.

 

쿠퍼 버킹험 PM은 히어로 엔진을 통해 개발자가 여러 위험요소에 신경 쓰지 않고 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히어로 엔진 클라우드를 이용한 동시 개발 화면. 아래 화면의 David가 캐릭터와 오브젝트를 배치하고 왼쪽 위의 Josh는 지형을 다듬고 있다. 오른쪽 위의 Aron은 던전 입구를 만드는 중.

 

 

“대규모 MMORPG, 20명에 2년이면 충분하다”

 

쿠퍼 버킹험 PM은 히어로 엔진으로 대규모 프로젝트도 최소한의 인력과 시간으로 만들 수 있다며 <더 리파퓰레이션>(The Repopulation)을 예로 들었다.

 

<더 리파퓰레이션> 소개 영상


 

<더 리파퓰레이션>은 개발자 7명이 22개월 만에 만든 샌드박스 스타일의 MMORPG다. 총 제작비는 인건비를 제외하고 약 10만 달러가 들었고, 자금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모았다. 히어로 엔진 안에는 크라우드 펀딩 모듈이 포함돼 있다.

 

쿠퍼 버킹험 PM은 <더 리파퓰레이션>의 콘텐츠 규모는 <아키에이지>에 버금갈 정도다. 히어로 엔진을 사용하면 대규모 MMORPG를 20명 이내의 개발인력으로 2년 안에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히어로코리아 권재규 대표는 PC게임만이 아니라 모바일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엔진도 제작할 계획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상당히 커진 국내 시장상황에 맞춘 행보다. 히어로 엔진을 많은 개발자가 경험하고 바로 개발할 수 있도록 교육 과정에도 힘쓸 예정이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히어로코리아 권재규 대표.


아래는 권재규 대표와의 일문일답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히어로 엔진의 역사가 궁금하다.

 

권재규 대표: 히어로 엔진은 구소련 시절 우크라이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서버 관련 기술 개발에서 비롯됐다. 그때부터 분산과 안정성이라는 개념에 집중했다. 단순히 서버와 클라이언트를 붙인 게 아니라, 군사 서버 기술에서 시작해 클라이언트를 붙인 형태다.

 

 

다른 엔진과 비교해서 결과물의 그래픽 품질은 어느 정도인가?

 

언리얼 등 고품질 그래픽을 추구하는 엔진에 비해서는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언리얼 엔진으로 만든 게임의 품질이 100이라면, 서버를 붙일 때는 안정성을 위해 70~80 정도로 다운그레이드해야 한다. 히어로 엔진은 초기 품질이 60~70밖에 안 되지만, 그 품질을 그대로 서버에 적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셈이다. 그래픽에서는 조금 떨어지지만 온라인게임에서 중요한 서버 안정성에서는 훨씬 뛰어나다고 본다.

 

 

서버를 제공한다고 했는데, 만약 서버 해킹 등의 피해를 입었을 때 책임 소재는 어떻게 되나?

 

물론 서버를 제공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우리가 책임진다. 만약 라이선스와 함께 서버를 분리한다면 그것은 개발사의 책임이다. 히어로 엔진이 서버 기술에서 시작한 만큼 서버 보안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가지고 있으니 안전할 것이다.

 

 

유니티 엔진과의 가격 정책 차별점은?


가격도 훨씬 저렴하지만, 굳이 가격을 강조하고 싶지는 않다. 단순히 엔진 가격보다도 개발 과정에서의 리스크가 훨씬 적고 부대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고 차별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소니도 클라우드 개발로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이 경쟁자들에 대응해 시장에서 생각하는 위치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한국에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준비하고 있다. 소니나 MS가 하드웨어부터 시작해서 소프트웨어를 갖추는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MMORPG에 특화된 엔진으로 방향을 잡아 가려고 한다. 클라우드 기반에서 개발을 시작하는 것부터 유저들도 클라우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까지 할 생각이다.

 

 

국내에서 정확한 세일즈 타깃은?

 

일단은 교육에 집중하고 싶다. 당장 매출 계획을 잡고 있지는 않다. 히어로 엔진에 대해서 많이 알리는 것이 올해의 목표다. 많은 모바일게임 개발사가 PC온라인으로 돌아서려고 고민하고 있는데, 그들이 시장에 접근하기 쉽도록 (히어로 엔진을) 알리고 싶다.

 



히어로 엔진으로 개발된 MMORPG 예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