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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나도 모르게 강제신청? ‘이상한 사전등록’ 논란

‘돌격! 디바인걸즈’ 사전등록 이벤트, 타인 전화번호 입력 유도

주재상(버징가) 2014-02-04 19:08:25

타인의 휴대전화번호를 동의 없이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모바일게임 사전등록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컴투스는 지난달 29일 모바일 전략배틀 RPG <돌격! 디바인걸즈>의 사전등록 이벤트를 시작했다. 특이한 점은 신청자 본인만이 아니라 친구(타인)의 전화번호도 입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타인의 전화번호를 최대 3개까지 입력하면 그만큼 추가 보상이 지급된다. 입력된 친구(타인)의 전화번호로는 <돌격디바인 걸즈>의 사전등록 페이지 링크가 담긴 홍보 문자 메시지가 자동으로 발송된다.

 

일부 유저들은 친구 본인의 동의가 없어도 전화번호를 입력할 수 있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며 지적하고 있다. 신용카드 3사의 개인정보 유출로 텔레마케팅도 임시 금지된 상황에서 타인의 전화번호를 당사자 동의 없이 활용한다는 점에서 과도한 개인정보 활용’이 아니냐는 우려다.

 

하나의 번호가 여러 사람에 의해 중복 입력될 수 있다는 점도 논란의 대상이다. A의 전화번호를 다른 사람들이 사전등록에 이용해 입력하면, A는 그 횟수만큼의 초대 메시지를 받게 된다.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플랫폼을 활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유저가 해당 메시지 수신을 일괄 거부하는 방법도 쉽지 않다.

 

<돌격! 디바인걸즈>의 사전등록 이벤트는 지인의 전화번호까지 입력하게 되어 있다.

여러 명에 의한 중복 입력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자 폭탄을 맞게 될 수도 있다.


법적으로는 문제 없지만, 논란은 가중


이러한 사전등록 이벤트는 타인의 전화번호가 본인 동의 없이 과도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지만,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4일 디스이즈게임이 방송통신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타인의 전화번호만으로는 개인정보 유출과 관계 짓기 힘든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판례를 살펴 보면 주민등록번호나 주소지 등과 달리 휴대폰 번호만으로는 개개인을 식별하기 어려워 개인정보라고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전혀 모르는 사람의 번호를 개인의 이득을 위해 사용해도 현행법상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컴투스 관계자는 “이미 내부적으로 법무팀을 통해서 법적인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사안이다. 입력된 친구의 번호는 게임 출시 후 사전등록 이벤트에 관한 안내 메세지를 보내는 마케팅 용도로만 사용되며, 따로 저장하지는 않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도 거부감과 불안감을 느끼는 유저들은 여전히 존재하며, 이러한 방식의 마케팅이 유행할 경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게임 유저는 내 전화번호가 동의 없이 남의 이익을 위해 사용된다는 것이 굉장히 불쾌하다. 또 이와 같은 사전등록 이벤트가 만약 모바일게임 업계 전반에 퍼지게 된다면, 카카오톡 게임 초대 메시지보다 더 심한 스팸 공해가 발생하지는 않을까 염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