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모장을 25억 달러(약
2조 5,970억 원)에
인수를 확정한 직후, <마인크래프트>의 개발자인
마커스 페르손은 모장을 떠난다고 밝혔다.
15일 <마인크래프트>의 개발자이자 모장의 창업자인 마커스 페르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모장을 인수한 배경과 자신이 모장을 떠나는 이유를 밝힌 글이다.
마커스 페르손이 모장을 떠나는 이유는 다름아닌 너무 성공한 <마인크래프트>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CEO도
아니고 기업가도 아닌 단순한 게임 프로그래머로서 지금의 너무 큰 관심을 책임지기에는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그가 모장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넘기고 떠나는 이유는 다시 프로그래머 개인으로 돌아가기 위함이다. 그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남긴 장문의 편지를 통해 밝힌 모장의 마이크로소프트 매각 이유와 배경을 살펴보자.
다음은 마커스 페르손의 홈페이지에 올라간 원문(//notch.net/2014/09/im-leaving-mojang/)의 변역본이다.
<마인크래프트>의 개발자이자 모장의 창업자 마커스 페르손
“나는 모장을 떠납니다”, 마커스 페르손
나는 모장을 떠납니다. 나는 스스로를 진짜 게임 개발자로 보지 않습니다. 나는 게임을 만드는 것 자체를 즐깁니다. 왜냐하면 나는 게임을 사랑하고 프로그램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내가 만든 게임의 큰 성공을 위해서도, 세상을 바꿀 게임을 만들려 노력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합니다.
많은 사람이 <마인크래프트>는 큰 성공을 했고, 이를 통해 게임을 바꾸었다고 말합니다. 나는 절대로 이런 성공이나 세상을 바꿀 게임을 만들 의도가 없었습니다. 물론 대중으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흥미로운 일이고 매력적입니다.
조금 오래전부터 나는 <마인크래프트>의 개발에서 손을 떼고 있었습니다. 옌스(Jens)는 이를 이끌어나가기에 완벽한 사람이었고, 나는 뭔가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자 원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뭔가 큰 시도를 하다가 실패했고, 다시 작은 프로토타입과 흥미로운 도전을 통해 내가 원하는 재미있는 일이 뭔지 알게 됐습니다.
모장 안에서는 많은 사람이 진짜 일을 하고 있었고, 내가 그 안에 어울리는 사람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사람들은 내가 이 문화(인디게임)에 중요하다고 말하니 그대로 남아있었을 뿐입니다.
내가 심한 감기에 걸려 몇 주간 집에 머물러 있을 때 터진 EULA(<마인크래프트> 상용화 지침)으로 나에 대한 증오가 인터넷을 폭발시켰을 때 나는 혼란스러웠고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좌절감에 트윗을 올렸고, 그 직후 ‘This is Phill Fish’ 라는 영상을 유튜브로 봤습니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팬들과의 관계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상징이 되어있었습니다. 어떤 상징이 되고 싶지도 않았고, 내가 이해하지 못할, 만들지도 않았던 뭔가 나에게 계속 다가오는 큰 책임을 떠맡고 싶은 생각도 없었습니다.
나는 기업가도 아니고, CEO도 아닌, 단순히 트위터를 통해 내 생각을 떠벌리길 좋아하는 덕스러운 컴퓨터 프로그래머일 뿐입니다.
(MS)와의 협상이 마무리되면, 나는 아마도 모장을 떠나서 루둠 다레(Ludum Dares, 인디게임 커뮤니티)를 통해서 작은 웹 실험을 할까 합니다. 만약 이 중에서 관심을 받을만한 결과물이 생길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나는 이를 버릴 것입니다.
나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는 이미 비틀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악플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 내가 그것을 읽고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어졌습니다.
이런 모든 것이 내가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했던 말들과 다르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뭐라고 좋게 포장하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뭔가에 대항하기 위한 상징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 자신은 당신들처럼 이에 대항하는 한 개인일 뿐입니다.
모두 사랑합니다. 지금의 <마인크래프트>를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모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너무 많습니다. 지금처럼 너무 큰 책임은 내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이제 <마인크래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유가 됐습니다. 하지만 <마인크래프트>는 큰 의미에서 오랫동안 모두의 것이었고, 이는 결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돈 때문이 아닙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건전한 정신을 위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