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도쿄 게임쇼(TGS)에서 눈에 띄는 테마중 하나는 바로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 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 형태의 ‘가상현실’ 디바이스입니다.
특히 올해 TGS에서는 이미 수 차례 게임쇼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 많은 주목을 받은바 있는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 외에도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의 가상현실 기기인 “프로젝트 모피어스”(Morpheus), 그리고 오큘러스 리프트의 첫 번째 소비자용 상용 모델인 “삼성 기어 VR”가 모두 행사장에 공개되어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요.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부스라고 할 수 있는 SCE부스입니다. 각종 다양한 신작들과 모피어스 등을 공개했는데요. 비즈니스데이(일반인 관람 불가)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체험대는 2시간 이상 기다려야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부스 2층에 마련되어있는 모피어스 체험존입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한정된 인원만 제한적으로 즐겨볼 수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모피어스는 외형은 오큘러스리프트와 많이 다르지 않은 ‘고글형’ HMD 기기입니다.
독특한 점은 바로 PS4의 주변기기인 ‘PS4 아이’를 통해 머리 위치를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모피어스 기기 자체는 PS4 본체와 유선연결합니다.
또한 재미있는 점은 현재 플레이하는 장면이 모피어스 뿐 아니라 외부 연결한 디스플레이에도 출력된다는 점입니다. 이를 활용하면 2명의 게이머가 한 명은 모피어스를 쓰고, 한 명은 일반 디스플레이를 보는 상황에서 함께 협력해 게임을 즐길 수도 있을 것 같더군요.
SCE의 ‘프로젝트 모피어스’는 이번 도쿄 게임쇼에서 총 4종류의 플레이 데모를 선보였습니다. 비록 반다이남코에서 선보인다고 했던 모피어스용 연애시뮬레이션 ‘섬머레슨’은 출전하지 않았지만, 나머지 데모들도 모피어스의 기능들을 시연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는데요.
제가 플레이한 데모는 거대한 상어의 습격으로부터 수중에서 탈출하는 FPS게임 형태의 데모(PS4용 듀얼쇼크 4로 조작), 그리고 조작이 필요 없는 짧은 2D 애니메이션 1편, 그리고 눈앞의 인형을 각종 무기로 공격해서 파괴하는 FPS 게임 형태의 데모까지 모두 3가지였습니다.
체험소감을 말하자면, 일단 보여지는 화면 자체는 ‘오큘러스 리프트’와 거의 유사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상하좌우 머리를 돌리는 방향에 모두 광활한 가상현실이 펼쳐진다는 느낌이었고 짧은 애니메이션에서도 단순히 영상을 본다는 느낌이 아니라 ‘화면 안에 들어와있다는’ 느낌이 잘 살아납니다. 화면이 뿌옇거나 소위 ‘도트가 튄다’는 느낌도 없었고 고개를 격렬하게 흔들어도 반응이 느리다는 느낌도 거의 없었습니다.
다만 모피어스가 오큘러스리프트와 비교했을 때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역시나 ‘조작’입니다. PS4용 ‘듀얼쇼크 4’와 ‘PS 무브’(MOVE) 라는 콘솔에 최적화된 조작도구들이 준비되어있기 때문에 확실히 화면 속 사물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느낌이 잘 살아있습니다.
특히 PS 무브는 모피어스와 만나면서 활용의 폭이 대폭 넓어졌다는 느낌까지 받을 수 있었는데요. 가령 PS 무브 콘트롤러 2개를 이용하면 양손에 각각 ‘칼’을 쥐어 들고 공격해오는 적을 향해 ‘이도류’로 팔을 휘둘러 격퇴하는 조작이 가능합니다. 이런 부분은 차후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의 각종 킬러 타이틀들과 결합되면 굉장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올해 도쿄 게임쇼에서는 독특하게도 우리나라의 삼성전자가 ‘갤럭시’ 브랜드로 부스를 차려 참가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발표한 자사의 스마트폰인 갤럭시 노트 4와 노트 엣지, 스마트 워치인 ‘갤럭시 기어 S’, 그리고 오큘러스 리프트와의 협력으로 개발한 사실상 ‘오큘러스 리프트의 첫 번째 상용 모델’인 ‘삼성 기어 VR’의 체험버전을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역시나 기어 VR이었습니다. 관람객들의 반응도 뜨거웠고 말이죠. 다만 많은 제품들이 출전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소수의 사람들만 체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기어 VR은 오큘러스 리프트 DK2(개발자 키트 2번째 버전)과 다르게 많이 경량화되었고, 무엇보다 안경을 착용하지 않아도 내부의 초점링을 조절하는 것으로 넓은 범위의 시력을 커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해상도 등의 성능 또한 오큘러스 리프트 DK2와 비교했을 때 일반인은 딱히 차이를 느낄 수 없는 수준이었는데요.
다만 이번 체험버전은 오직 애니메이션 예고편 ‘영상’만 감상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과연 게임과 만났을 때 ‘조작’은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그 부분에서 다소 의문이 남았습니다.
삼성 기어 VR의 원조(?)인 오큘러스 리프트도 이번 TGS에서 부스를 냈습니다. 가상현실 기기의 인기를 반영하듯 사람들이 끊이질 않았기에 ‘정리권’까지 동원해서 질서를 잡아야 했을 정도였으는데요. (정리권이라는 이름의 종이표를 방문 순서대로 받아서 해당 표에 적힌 시간에 기기를 체험하는 방식입니다)
TGS에서 선보인 오큘러스 리프트는 사실 기존에 선보였던 DK2 버전과 동일했기에 이전에 비해 무언가 새로운 것을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체험할 수 있었던 것 역시 게임이 아닌 영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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