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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워크래프트의 확장팩”

제이 알렌 브렉 총괄 프로듀서, 베리 호킨스 기술 프로듀서 인터뷰

김승현(다미롱) 2014-11-08 08:45:23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출시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게임은 이미 지난 달 6.0.2 패치 ‘강철해일’을 실시했고, 이제는 확장팩 메인 패치만 앞두고 있다. 

이번 확장팩은 가로쉬로 인해 강철호드로 거듭난 오크를 막는 것을 주요 테마다. 이를 위해 과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초기 확장팩과 같은 하드코어한 분위기, 그리고 유저 스스로가 사령관이될 수 있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구성하고 있다.

디스이즈게임은 블리즈컨 2014를 통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를 개발한 제이 알렌 브렉 총괄 프로듀서, 베리 호킨스 기술 프로듀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애너하임(미국)=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왼쪽부터 유가영 팀원(통역), 제이 알렌 브렉 총괄 프로듀서, 베리 호킨스 기술 프로듀서


하드코어로 돌아온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이번 확장팩을 통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축을 하나 제공했다. 일리단이나 아서스 등 옛 캐릭터를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예정인가?

베리 호킨스: 이미 아웃랜드는 <불타는 성전>을 통해 공개됐다. 당시 아웃랜드를 경험한 이들이 과거 모습을 많이 궁금해했는데, 이번 확장팩을 통해 유저가 과거로 돌아가 자신이 플레이했던 지역의 과거 모습을 경험할 수 있게 해서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제이 알렌 브렉: 일리단이나 아서스에 대해 답하자면, 우리가 확장팩을 만들며 생각한 것은 아웃랜드의 과거로 가지만 현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시적인 평행세계의 느낌이었다. 시간축은 하나고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는 여기서 잠깐 분화된 거품과 같다. 한시적인 콘셉트였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는 이런 식의 콘셉트가 적용되지 않을 것이다.




과거 인터뷰에서 <판다라아의 안개>는 쉬어가는 확장팩이고 <드레노어의 전쟁군주>가 과거의 하드코어한 콘셉트로 회귀한다고 이야기했다. 초기 콘셉트와 비교할 때 얼마나 의사가 반영됐는가?

제이 알렌 브렉: <판다리아의 안개>에 생각한 것은 이전과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강력하고 나쁜 우두머리를 막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는 옛 느낌을 살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 <리치왕의 분노>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확장팩임과 동시에 <워크래프트3>의 확장팩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확장팩이자 <워크래프트>에 대한 확장팩이다.


이번에 나오는 던전이나 레이드의 난이도는 과거 확장팩과 비교하면 어떤가?

제이 알렌 브렉: 하드코어라고 말한 것은 확장팩의 테마나 느낌이 과거와 비슷해서 그런 것이지 난이도 면에서는 그렇지 않다. 하드코어 레이드는 가장 높은 수준 레이드가 최고 수준 유저들이 어렵다고 느끼면 충분하다. 이 때문에 20인 레이드인 ‘신화 난이도를 만들었다.

이와에 라이트 유저도 즐길 수 있는 10 ~ 30명 사이 유동적으로 인원을 조종할 수 있는 난이도 2개를 만들었다. 유저에게 성취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은 쉽다. 어렵게 만들면 되니까(웃음). 하지만 라이트 유저도 게임 메카닉을 분석해서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힘들더라. 그 결과물을 확인해달라.


주둔지 사령관이 된 유저, 진짜 영웅처럼 대우받는 것이 목표


이번 작품에서 자신만의 주둔지를 꾸리고 추종자를 모으는 콘텐츠가 추가됐다. 그동안 캐릭터가 세계를 구한 영웅임에도 일반 퀘스트에서는 평범한 모험가로 돌아간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번에는 주둔지도 생겼고 스토리 상 많이 대우 해주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제이 알렌 브렉: 맞다. 유저가 존중 받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주둔지를 주고 싶은 느낌은 2개였다. 하나는 단계별로 성장하는 재미고, 다른 하나는 유저가 신뢰받는 영웅처럼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주둔지가 다 지어질 때쯤이면 강철호드에 맞설 군대의 주둔지가 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유저는 그동안 충분히 그런 일을 해왔으니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유저는 평범한 모험가에서 세계를 구한 모험가가 되어 간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그동안에도 이런 느낌을 살리기 위해 특정 퀘스트를 마치면 NPC가 유저의 이름을 연호하는 등의 요소가 있었다. 주둔지는 이를 더 발전시킨 개념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일개 모험가였던 유저가 사령관이 되어 간다. 마치 전략시뮬레이션이었던 <워크래프트 2> 등이 떠오르는데, 혹시 시리즈 20주년을 맞아 옛날 작품처럼 추종자를 활용할 수 있는 던전이나 레이드도 등장하는가?

제이 알렌 브렉: 주둔지는 유저가 성장하면서 얻은 지위에 걸맞게 자신의 기지를 건설하고 추종자를 모으는 시스템이다. 일부 콘텐츠는 추종자들에게 임무를 내리거나 같이 싸우기도 한다. 주둔지 콘텐츠 중 가장 많이 전략시뮬레이션 느낌이 나는 것은 ‘주둔지 습격’ 콘텐츠일 것이다. 친구가 내 주둔지에 침략하면 유저가 추종자를 지휘해 이를 막는 것이다. 이를 통해 예전 작품에 대한 느낌을 조금이나마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베리 호킨스: 다만 주둔지와 던전, 레이드 등은 콘텐츠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발전 방향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주둔지는 싱글 플레이에 가까운 콘텐츠고 공격대나 던전의 경우 다수의 유저들이 힘을 합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신 주둔지 습격 등의 콘텐츠를 통해 주둔지에서도 싱글 콘텐츠가 줄 수 있는 것 이상의 느낌을 제공하려 한다.


호드의 심장 ‘쓰랄’이 대머리가 된 이유는?


과거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콘셉트를 설명할 때 얼라이언스의 이야기가 나오는 확장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밖에서 보기엔 오크 영웅들이 계속 부각되고, 사전 패치도 강철 호드의 침공이다. 어떻게 얼라이언스 스토리를 부각할 계획인가?

제이 알렌 브렉: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스토리는 오크 뿐만 아니라 드레나이의 역사와도 관련이 깊다. 강철호드와 그들의 영웅들이 부각되긴 하지만, 이들은 호드가 아니라 별개의 적이다. 이를 이용해 양자의 이야기를 풀어낼 계획이다.

베리 호킨스: 물론 드레나이가 오크보다 역사가 짧은 만큼 상대적으로 오크, 정확히는 강철호드의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오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강철호드 이야기는 검은무쇠드워프와 얼라이언스의 관계와 같다. 과거 오리지널 시절에 검은무쇠드워프는 종족만 같지 사실상 적대 관계였다. 강철호드와 호드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보스 몬스터는 선과 악, 그리고 타락과의 대결이었는데, 이번에는 추구하는 가치나 욕망의 대립이다. 방향을 바꾼 이유가 궁금하다. 

제이 알렌 브렉: 타락이라는 테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뿐만 아니라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테마인 것 같다. 일단 오크부터 만노로스의 피를 마셔 타락했으니. 근데 이 타락이라는 것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고 영웅적 스토리텔링을 풀어나갈 수 있는 좋은 테마다.

이번에는 이와 달리 가로쉬의 영도(?)에 따라 타락을 거부하는 콘셉트였다. 하지만 이것이 새로운 테마로 잡을지는 미지수다. 타락은 <워크래프트> 시리즈와 굉장히 잘 어울리는 테마니까. (웃음)

베리 호킨스: 참고로 강철호드의 행동에도 미묘한 타락이 있다. 과거 우두머리는 악마에 의해 타락해 이 테마가 크게 와닿았는데, 이번 확장팩의 가로쉬는 전작에서 이미 타락했고 아제로스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고 있다. 이번 강철호드는 이에 영향을 받았다. 이 또한 ‘타락’이 아닐까.


쓰랄은 호드의 상징이고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받는 영웅이다. 그런데 쓰랄이 이번 확장팩에서 삭발한 모습으로 나타났더라.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제이 알렌 브렉: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쓰랄이 등장하니 크게 환호하더라. 쓰랄이 나와서 그럴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흑철갑옷을 걸친 옛 모습을 반겼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오버와치> PD가 나에게 어떤 식으로든 꼭 옛날 모습으로 되돌려 달라고 부탁했기도 했다.

우리도 팬들이 옛 모습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고 이를 계속해서 반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쓰랄이 삭발한 이유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확장팩을 통해 확인해 달라.



20주년 된 <워크래프트> 시리즈,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매력


그래픽이 대대적으로 리뉴얼 됐다. 게임이 10년 가까이 서비스되다 보니 쉬운 작업은 아니었을 것 같다. 특히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는가?

제이 알렌 브렉: 우리가 기술적인 부분 업데이트 한 것은 이번 확장팩이 처음은 아니다. 특히 <대격변>때는 스토리에 맞춰 지형을 바꾼 것 뿐만 아니라 지형 그래픽도 많이 바꿨다. 때문에 이번 확장팩 업그레이드에서 가장 힘든 것은 기술이 아니라 예술적인 측면이었다.

캐릭터 모습을 바꾼다는 것은 그동안 이를 플레이 한 유저들의 페르소나를 바꾸는 것이다. 캐릭터를 현대화하며 어떻게 기존 느낌을 살릴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베리 호킨스: 이것 때문에 디자인팀과 기술팀이 매일 만나 정기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많은 것을 고민하며 기존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주는 느낌이 어떤 것이었는지 고민했고, 또 이를 어떻게 더 생생하고 실감나게 만들 수 있을까 토론했다.




<판다리아의 안개> 시절 ‘죽음의 기사’가 밸런스 적으로 많은 고통을 받았다. 이번 확장팩에서는 어떤가?

제이 알렌 브렉: 밸런스는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이를 위한 전문 팀도 있고 상황별 효율적인 직업을 항상 분석하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 죽음의 기사 유저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다.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


<워크래프트>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시리즈가 20주년에 이를 정도로, 그리고 영화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워크래프트> 시리즈만의 비결이 있다면?

베리 호킨스: 영화는 유저의 경험과는 거리가 있다. 분위기도 다를 수 있고. 하지만 우리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가장 중요시 한 것은 오크와 인간 사이의 무한한 분쟁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테마가 판타지 장르에서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가치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그로테스크한 괴물, 그리고 그들이 가진 고유한 가치. 어느 종족이든 간에 자기가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는 요소가 있다는 것이 <워크래프트> 시리즈가 오래 사랑받을 수 있었던 원인일 것이다. 비록 <워크래프트> 영화는 우리가 직접 만들지도 않고 분위기도 약간 다르겠지만, 이러한 가치가 바로 <워크래프트>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