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1대 주주 자격으로 제안한 공문을 일반에 공개했다. 이는 지난 3일 엔씨소프트에 전달됐고 오는 10일까지 답변을 요청한 상태다.
게임업계에서는 넥슨이 공개적으로 주주제안을 공개한 이유가 엔씨소프트와 본격적인 협상을 위함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분쟁의 해결이 사실상 지분을 서로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넥슨의 주주제안의 공개는 협상 테이블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기 위한 카드를 제시했다는 것이 게임업계의 일반적인 추론이다. 이에 넥슨과 엔씨소프트 양사의 입장을 각각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김진수 기자
넥슨, "의안 제안과 경영 제안의 목적은 양사의 기업가치 증대"
넥슨의 제안서는 공식적으로는 2015년 정기주주총회에 올리는 안건과 경영참여를 위한 제안 두 가지를 담고 있다. 주요 안건 내용은 김택진 대표의 재심임을 제외한 추가이사 선임시 자사 추천 후보 요구, 실질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전자투표제 도입, 비영업용 투자 부동산 처분, 자사주 소각 등이 포함되어 있다.
넥슨은 이번에 엔씨소프트에 전달한 제안서가 최대주주로서 당연한 권리이자 주주 및 기업가치 증대를 목적으로 한 협업강화의
실질적인 제안임을 분명히 했다.
넥슨 홍보팀 이영호 부실장은 “이번 주주제안은 최대주주로 당연하고 공식적인 주주총회의
안건 제안이다. 더불어 이를 통해 양사의 기업가치를 증대하기 위한 공통의 노력을 위한 실효적인 방안을
엔씨소프트에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번에 주주제안서를 대외에 공개한 것은 넥슨과 엔씨의 모든 이해관계자와
투명한 소통을 위함이다. 따라서 주주제제안은 주총의안과 경영제안으로 구분되며, 이에 대한 엔씨소프트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넥슨은 오는 10일까지 엔씨소프트의 입장을 서면으로 회신할 것을 요청했다. 기한 까지 회신이 없을 경우 공문의 요청사항을 모두 거절한 것으로 이해하고 필요한 절차를 밟아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다만 필요한 절차가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에 넥슨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우리의 제안을 거절한다고 가정하지는 않는다. 가정하에 어떤 절차를 밟아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답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엔씨, “제안에 성실히 답변할 것이나 경영 철학을 고수하겠다”
엔씨소프트측은 1대주주인 넥슨의 제안에 대해 성실하게 답변하되, 무분별하게 수용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넥슨의 경영 제안은 대주주가 할 수 있는 활동이나, 모두 수용해야 할 법적인 의무도 없는데다 엔씨소프트식 경영철학을 고수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엔씨소프트 홍보팀 김요한 과장은 “넥슨의 요구를 다 받아들여 줄 경우, 장기적인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넥슨의 제안은 단기적인 주가 부양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엔씨소프트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제안한 경영 제안 내용 중 제 3자와의 협업 강화, 비 영업용 투자 부동산 처분, 적극적인 주주이익 환원, 보유 자사주 소각 등이다. 넥슨은 제 3자와의 협업 강화의 일환으로 엔씨소프트의 신작인 <MXM>의 넥슨 채널링을 제안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측은 넥슨의 제안을 두고 “넥슨식 경영을 엔씨소프트에 제안한 것 같다. 단기적으로 현금을 확보해 넥슨처럼 투자 등에 사용할 수도 있지만, 엔씨소프트는 오랜 기간 게임을 개발해 서비스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8,400억 원의 사내 유보금도 2~3년씩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여력을 두기 위함이다”고 밝혔다.
사실상 넥슨이 요구하는 단기적인 성적에 연연하기보다는 그간 엔씨소프트가 해왔던대로 오랜 기간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할 수 있는 여력을 보유하겠다는 입장이다.
엔씨소프트는 넥슨이 제안한 ‘김택진 대표 특수관계인으로 연 5억 원 이상 보수를 수령하는 비등기 임원의 보수 내역 및 산정 기준을 공개해 달라’는 제안에 대해 “윤송이 사장이나 김택헌 전무를 겨냥한 것 같은데, 법적으로 공개할 의무가 없는 사항이다. 임원 보상위원회에서 결정하는 사안이라 법적인 문제도 없고, 윤송이 사장은 적자인 해외사업부문을 통합해 흑자로 전환시키는 공을 세웠다”며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