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성적을 보여주던 프로게이머의 승부조작으로 얼룩졌던 <스타크래프트>에 이어 <스타크래프트 2>에서도 불법 도박 관련 의혹이 제기됐다. 소규모 온라인 대회에 사설 도박이 관여되어 있으며, 선수들에게 승부조작 제의까지 들어왔다는 것.
2월 9일, e스포츠 구단인 엑시옴 e스포츠(이하 엑시옴)의 직원 올리비아는 트위터를 통해 <스타크래프트 2>의 소규모 대회를 후원하는 익명의 스폰서가 사설 도박 관계자이며, 선수들에게 접근해 돈을 미끼로 고의로 경기에서 패배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올리비아는 사설 도박 관계자들이 <스타크래프트 2> 소규모 온라인 대회를 익명으로 후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런 ‘익명의 후원자’가 소규모 대회를 열면서 대회 관계자로 위장해 일반 시청자들이 알 수 없는 정보를 이용하는 등의 수상한 행동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녀가 주장한 사설 도박을 위한 온라인 중계는 경기 시작 전에 베팅이 끝나야 하지만, 스트리밍이 지연되는 5분~10분 동안 베팅이 진행된다. 사설 도박 관계자들이 스트리밍 시청자와 실제 경기의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을 악용해 도박에 관여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규모 온라인 대회를 후원하는 사설 도박 관계자들이 선수들에게 돈을 줄 테니 경기를 포기하라는 제의까지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장문을 글을 통해 소규모 온라인 대회를 후원하는 사설 도박 관계자의 문제점을 짚은 엑시옴의 구단주 존 베인은 “최악의 경우, 익명의 스폰서들이 선수들에게 지속적으로 접근해 돈을 미끼로 고의로 경기를 지도록 유도한다”며 문성원 선수의 페이스북 탈퇴 역시 이와 관련 있다고 주장했다.
문성원 선수는 지난 2월 5일 페이스북을 탈퇴하면서 트위터에 “경기에 방해되는 요인이 많아 페이스북을 탈퇴했다. 많은 선수들이 다른 외부인들을 통해 베팅이나 조작제의에 노출되어 있는 게 사실인데, 그 부분으로 피해를 받거나 의심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만 화이 스파이더 소속 이종혁 선수도 트위터를 통해 “언젠가는 터질 줄 알았다. 불분명한 후원으로 열리는 온라인 소규모 대회 대부분이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았다”며 그간 열린 소규모 온라인 대회에 의심스러운 점이 많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사설 도박 및 승부조작 의혹을 제기한 올리비아는 확보한 관련 증거들을 관련 e스포츠 기자에게 제공했다고 밝혔다. 실체를 알기 전에 폭로하면 정체를 숨기는 만큼, 확실한 증거를 잡을 때까지 기다렸다는 것. 이들은 현재 블리자드에 상황을 알렸으며, 몇몇 한국 선수들이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