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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넷마블 방준혁 의장 “텐센트 투자 유치, 글로벌 경쟁을 위해서였다”

넷마블게임즈 방준혁 의장, “글로벌 진출 전략, 협업 개발과 대형 IP확보”

김진수(달식) 2015-07-15 20:16:26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의 경영진이 넷마블의 향후 전략 및 라인업을 공개했다. 15일, 넷마블 본사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방준혁 의장이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나서 직접 넷마블의 현재 상황 및 이후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김진수 기자


 

넷마블게임즈 방준혁 의장

 

 “텐센트 투자 유치도 글로벌 경쟁 대비 위함”

 

방준혁 의장은 넷마블의 과거를 언급하면서 “텐센트로부터 5,3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도 모두 글로벌 경쟁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며 2014년부터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대비해왔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강력한 경쟁자를 파트너로 만들면서 중국 시장 진출 발판도 마련하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넷마블이 중국 자본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당시 증손자법 규제를 피하기 위해 CJ E&M으로부터 독립하는 데 필요한 돈이 최소 4,000억 원이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1,000억 원 이상 투자해줄 회사가 많지 않아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텐센트의 투자를 받아 파트너로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공개된 세계 시장 진출 전략은 해외 시장에서 통하는 IP(지적 재산권)를 활용한 게임 개발, 개발사 기업공개를 통한 역량 강화, 해외 시장을 노린 공격적인 인수합병이다.

 

먼저 넷마블이 발표한 다른 국가에서도 통할 수 있는 IP로는 디즈니 캐릭터, <리니지>, <스톤에이지>다. 기존에 디즈니의 자회사 마블의 IP를 활용한 <마블 퓨처 파이트>가 출시된 바 있고, 다음 타자는 넷마블엔투(구 엔투플레이)가 나선다. <모두의마블>의 개발사 넷마블엔투는 디즈니 캐릭터를 이용해 <모두의마블 디즈니>(가칭)을 연말 쯤 출시할 계획이다.

 

넷마블엔투는 <모두의마블 디즈니> 외에도 전 세계에서 2억 명 이상의 유저가 경험한 게임인 <스톤에이지>의 IP를 이용한 게임도 개발한다. 방준혁 의장은 “국내에서 흥행한 게임은 아니지만,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게임이라 일본에서 직접 IP를 사 왔다. 중화권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와 지분을 교환하면서 독점적으로 IP를 공급받기로 한 게임의 실체도 일부 공개됐다. 턴온게임즈와 리본게임즈, 누리엔이 합병한 개발자회사 넷마블네오는 <리니지2>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RPG <프로젝트S>를 개발한다.

 

방 의장은 <리니지2> IP에 대해 설명하면서 “중화권 뿐 아니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유명한 IP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 <리니지> 시리즈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1종을 더 기획하고 있으며, 엔씨소프트와는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등 협업 결과물이 나올 것이니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달라”고 덧붙였다.

 

해외 대형 게임 개발사와 경쟁하기 위해 각 개발사의 기업공개도 계속 추진한다. <모두의마블> 개발사 넷마블엔투와 <몬스터 길들이기>의 개발사 넷마블몬스터가 기업공개 대상이다. 기업 공개 계획이 늦어진 이유는 안정적인 라인업 확보 때문이다. 그간 한 두개 게임만 성공시킨 회사가 기업공개한 뒤 주가 변동이 많아 안정적인 라인업 확보 이후 상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방 의장은 “2~3주 후 깜짝 놀랄 만한 소식 공개할 예정이다. 계약 때문에 지금 말할 수는 없으나 북미 및 유럽 진출 위해 좋은 회사와 M&A가 마무리되면 알리겠다”며 해외 개발사를 대상으로 한 공격적인 인수합병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리니지2>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프로젝트 S>

 

 

 각 국가 대응 위한 단기 전략, 여러 개발사가 하나의 게임을 만든다

 

넷마블의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단기 전략도 공개됐다. <레이븐>의 해외 버전을 각각 다른 회사가 개발하는 ‘협력 개발’ 방식이다. 원 개발사는 한국 버전에 집중하고, 다른 국가 버전은 다른 개발사에서 바톤을 넘겨받아 타깃 시장에 맞춰 재 해석한 버전을 내놓는 방식이다. 이런 전략이 나온 이유는 모바일게임 매출 규모가 큰 국가 유저 성향에 맞춘 현지화와 함께 해외진출 속도 확보를 위해서다.

 

협력 개발 방식의 대상이 되는 게임은 현재 국내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는 <레이븐>이다. 원 개발사인 넷마블에스티(구 에스티플레이)는 국내 버전 개발 및 업데이트에 집중한다. <레이븐>의 중국 및 글로벌 버전은 넷마블네오(구 턴온게임즈, 리본게임즈, 누리엔)가 개발하며, 일본 진출 버전은 넷마블게임즈 R&D센터가 맡는다.

 

이런 사례는 <마구마구> 모바일 버전의 협업과 비슷한 사례다. <마구마구>의 PC버전은 넷마블엔파크(구 애니파크)가 개발 및 서비스했으나, 모바일 버전은 넷마블블루(구 블루페퍼)가 넷마블엔파크와 협력해 개발한 바 있다.

 

방준혁 의장은 <레이븐>의 해외 진출 버전의 개발사를 달리 둔 이유에 대해 “각 국가 별로 유저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그냥 내놓아서는 성공할 수 없다. 국가에 맞춘 현지화가 필요한데, 해외 서비스 버전을 만들 때 국내 서비스가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협력 개발 체제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사례는 넷마블 외에서는 취하기 힘든 전략으로 보인다. 넷마블게임즈는 넷마블네오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으며, 넷마블에스티에 대해서도 최소 50%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기업 지배구조덕분에 일원화된 협업체계가 가능한 것으로 보이기에, 넷마블 계열사 외에는 시도하기 어려운 전략으로 보인다.

 


 

 

서비스 강화 위한 장기 전략, “서비스 엔진에 인공지능 적용한다”

 

방준혁 의장은 “유저 플레이 성향이 국가 별, 권역 별로 다른데, <레이븐>의 협력 개발같은 사례는 장기적으로 끌고가기 어렵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유저 성향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전략으로 서비스 엔진을 소개했다.

 

넷마블 내부에서 ‘콜럼버스 개발’이라고 부르는 GSE(게임 서비스 엔진)는 SDK(소프트웨어 개발 도구)에 AI를 적용시켜 유저의 성향에 맞춰 게임을 서비스하는 기능을 담는다. 특히 게임 초기 진입 단계에 유저 성향을 분석한 뒤 유저 성향에 맞춰 게임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거나, 난관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 등의 기능을 담는다.

 

넷마블이 이런 개발도구를 준비하고 있는 이유는 각각의 게임에 유저의 성향에 맞추는 인공지능을 넣기 어렵기 때문이다. 넷마블이 확보한 유저 성향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부분의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SDK에 인공지능을 넣어 모든 게임에 유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넷마블은 연말 정도에 GSE를 적용한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발표했다.

 


 

더불어 방준혁 의장은 넷마블의 경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넷마블에서 너무 힘들게 일을 시킨다는 소문이 나 있는데, 사실은 다르다”며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개발사를 인수할 때 지분 55%를 확보한 뒤, 경영권을 지배하고 남는 지분은 직원들에게 배분한다는 원칙을 공개했다. 

 

실제로 흥행작을 배출하는 데 성공한 회사는 직원들이 스톡옵션을 행사하게 만들어서 ‘직원 모두가 주주가 되어 움직이는 회사’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방 의장은 “직원 모두가 주주가 되면, 일반적인 월급 받는 사람과 다른 태도를 가지게 된다. 지분을 가지면 목숨을 걸고 일하고, 실제 사례를 보여주면 조직의 가치가 높아지게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