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개 중 1개의 오차 범위로 비매너 채팅, 행동을 발견하고 자동 제제를 가한다. 플레이 패턴 분석 및 전적 비교 등을 통해 트롤 플레이도 검출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자동 프로그램 ‘머신 러닝’ 시스템 얘기다.
라이엇게임즈는 오늘(9일), 본사의 플레이어 행동 분석(Player Behavior & Justice, PBJ) 및 소셜 시스템 팀을 총괄하는 제프리 린 수석 게임 디자이너를 통해 게임 내 불법 행위 근절에 대한 현황과 계획에 대해 밝혔다.
제프리 린 수석 게임 디자이너는 심리학적 연구를 통해 유저들의 대화, 행동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효과적인 불법 행위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심리학자를 비롯해 MIT 등 관련 인력들과 공동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심리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게임환경을 보다 공정하면서도 깨끗하게 ▲ 즉각적인 보상, ▲ 유저보호, ▲ 유저의 참여 유도, ▲ 공적한 시스템 등 4가지 측면에서 접근했다.
현재까지 이러한 접근에 대한 결과는 좋은 편이다. 최근 도입된 두 가지 시스템을 통해서 그를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올해 처음 도입된 ‘탈주자 단속 시스템’은 게임 도중 임의로 유저가 나가는 행위로 회사는 이를 5% 이내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만약 탈주했을 경우 관련 메시지가 나타난다.
또 다른 기능은 ‘후순위 대기열’이다. 유저가 의도적 탈주를 했을 경우 나머지 4명의 유저는 시간을 낭비하는 셈이다. 승률도 20% 가까이 감소한다. 이를 막기 위해 라이엇게임즈는 탈주한 유저를 강제로 후순위 대기열에 넣어 시간을 낭비하게 된 것을 직접 경험하게 했다.
물론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도 주어진다. 한 번 제제된 이후 탈주 없이 계속 플레이 하는 개선 여지를 보이면 매너 플레이에 대한 감사 메시지도 받을 수 있다. 두 시스템을 도입한 결과 전세계적으로 최고레벨인 30에서 벌어지는 게임 중 탈주자가 발생할 확률이 최소 19%에서 최대 34%까지 감소했다. 탈주 확률도 5% 가까이 떨어졌다.
제프리 린 수석 게임 디자이너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비매너 행위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비매너 유저를 안고 간다는 개념 보다는 단계적 계몽을 통해 이들에게 비매너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 5.18 패치 통해 ‘머신 러닝’ 시스템 적용… 국가별 문화에 따른 속어, 게임 용어도 분석
5.18 패치를 통해 적용될 ‘머신 러닝’ 시스템은 수백 만 개의 게임 데이터와 수십 가지 언어로 분석을 통해 국가 및 문화별 속어 및 <리그 오브 레전드>에만 있는 게임 용어 등도 분석할 수 있다. 또한 이 시스템은 유저가 판단한 행동에 대해 긍정, 보통, 부정을 정확히 나눠서 인식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분석 과정에서 한국의 경우에는 등급이나 언어를 교묘하게 변경해 사용하는 욕설, 해킹 프로그램 및 트롤 등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파악했다. 북미, 유럽권에서 자주 나오는 인종차별의 경우에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제를 가한 유저에게 빠른 피드백도 줄 수 있다. 5~10분 사이에 게임 내 메시지를 통해 보여준다. 기존에는 이메일을 통해 결과를 접해 유저가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었지만 ‘머신 러닝’ 시스템 적용을 통해 클라이언트 상에서 제제 사유에 대한 이전 게임의 전적 내용과 구체적인 설명이 첨부된다. 복사 버튼을 통해 공유할 수도 있다. 일종의 학습효과를 위함이다.
파란선은 약간 부정적, 노란선은 심한 부정적, 빨간선은 극히 심한 욕설이다.
유저가 모든 게임에서 매너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기대하기 위해 비매너 유저에 대한 채팅 제한도 적용된다. 제제를 받은 유저는 일정 횟수 동안 일반 플레이를 해야 랭크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모든 것은 ‘머신 러닝’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처리된다.
테스트 서버에 도입한 결과는 꽤 긍정적이다. 악성채팅 등 언어폭력의 경우 매우 크고 빠르게 감소했다. 행동 개선율도 11.6%가 향상된 91.6%를 기록했다. 91.6%는 행동 개선을 통해 부정 행위를 멈춘 확률을 말하는 수치다. 제제 사례에 대해서도 수동 검토를 한 결과 5,000번 중 1번 꼴로 오류가 발생했다. 라이엇게임즈는 높은 정확성을 보이지만 오류를 낮추기 위해 계속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대적인 변화인 만큼, 라이엇게임즈는 ‘머신 러닝’ 시스템 도입에 앞서 수집된 채팅 로그 데이터를 초기화하고 도입 이후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비매너 유저에 대한 제제를 가할 계획이다. 시스템 효율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과거 데이터와 중복에 따른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또한 비매너 행위를 할수록 강한 제제가 누적 적용된다. 1회 적발 시에는 10개의 채팅이 제한되지만 2회 적발 시에는 20개, 3회부터는 2주간 게임 이용이 불가하며 4번째부터는 한 번 제제될 때마다 30일 게임 이용이 불가능하도록 조치된다.
의도적으로 적에게 죽는 트롤도 자동으로 인식한다. 유저들의 지속적인 요청이 있었던 만큼 트롤 유저의 패턴 인식, ‘머신 러닝’ 시스템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타 유저와 데이터 비교 등을 통해 어떤 유저가 트롤 플레이를 했는지 검출한다. 트롤 플레이를 통해 제제 받았을 경우 이메일과 클라이언트 내 메시지로 트롤 게임을 한 대전 기록이 첨부되며 심각한 비매너 플레이기 때문에 14일 게임 이용제한으로 시작해 반복되면 30일 게임 이용 제한으로 조치된다.
■ 매너 유저를 위한 혜택도 지속적으로 마련
물론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비매너 유저를 제제하는 행위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라이엇게임즈는 매너 플레이를 한 유저를 위해 한정 소환사 아이콘 등을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보상 및 접근 방식은 별도의 예고 없이 매너 플레이를 지속적으로 하면 깜짝 선물로 지급된다. 특정 기간이나 조건을 정해놓고 보상을 주면 효과적이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제프리 린 수석 디자이너는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보상을 주는 것이 긍정적인 행동에 좋다는 것이 심리학 연구를 통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라이엇게임즈는 5.18 패치 적용기간 도중 관련 상세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며 매너 플레이를 통한 보상 이벤트에 대해 지속적으로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프리 린 수석 디자이너는 게임 대기열을 좋은 것으로 이용하게 해준다거나 친구 수 제한을 늘리는 방법, 이벤트를 열 때마다 매너 유저만을 위한 보상을 주는 등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스마트 핑이나 빠른 채팅도 좋을 듯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