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넥슨이 드디어 엔씨소프트의 주식을 털었습니다.
2012년 6월 김택진 대표로부터 14.68%를 인수한지 3년,
2014년 10월 시장에서 추가지분 0.4%를 확보한 지 1년 만.
경영에 참여하네, 경영권을 방어하네
회사의 ‘티격태격’도 넥슨의 주식 매도와 함께 드디어 끝!
엔씨의 주식 가치가
2012년 매입가는 주당 25만 원인 8,045억 원.
2015년 판매가는 주당 18만 원인 6,051억 원.
슬쩍 보면 2,000억 원이 증발한 셈이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왜?
두 회사의 거래는 ‘엔화’로 이루어졌기 때문이죠.
넥슨은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회사니까요!
바로 ‘환차익’이라는 녀석이 숨어있습니다.
일본이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면서
반대로 한화 가치는 상승한 결과
오히려 이익이 생긴 것.
자, 거래가를 엔화로 다시 계산해봅시다.
엔씨 주식 330만 주를 600억 엔에 구입한 시절,
2012년 100엔은 1,500원
2015년 100엔은 950원.
한국 돈의 가치가 상승해 발생한 환차익은?
약 62억 엔, 약 590억 원 쯤 되겠네요.
즉, 넥슨은 오히려 590억 원을 벌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소소하게는(?) 배당금도 있습니다.
엔씨소프트의 배당금은
2014년 주당 3,430원
2013년 주당 300원
2년간 약 197억 원 정도 되겠군요.
결국, 단순 계산한 이익금만 787억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넥슨도 할말은 있습니다.
바로 ‘기회비용’의 문제죠.
만약, 2년 동안 묶여 있던 8,000억 원으로 게임을 만들었다면?
100억 원짜리 모바일게임 80개,
500억 원짜리 온라인게임 16개.
하하. 이윤을 내는 기업으로서
넥슨은 손해라고 생각할 수 밖에요.
어쨌든
넥슨은 투자금에 이익까지 더해 현금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수 천억의 총알을 확보하니 덩달아 주가도 상승했고요.
엔씨는 이번 블록딜을 통해 경영권을 더욱 공고히 다졌습니다.
김택진 대표가 12%의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기 때문.
불편한 동거의 종료.
그 끝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