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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퍼드에 소탕권이 생겼다고? 중국판 '퍼즐앤드래곤' 전격해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철저한 현지화

원동현(가드윈) 2016-01-05 11:47:36

중국판 <퍼즐앤드래곤>(중국명 '지룡미성')이 현지화 과정에서 크게 바뀐 모습을 보여 화제입니다.

 

상당히 오래전부터 중국판 <퍼즐앤드래곤>에 대한 언급과 루머들이 무성했지만 실제로 그 모습이 공개된 적은 없었죠. 그러던 지난 11월 13일, 텐센트가 자사 게임 축제인 TGC에서 공식적으로 <퍼즐앤드래곤> 퍼블리싱을 밝히며 크게 이목을 끌었습니다.

 

발표 전후로 상당히 많은 양의 정보가 공개됐는데요.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를 보면 철저한 현지화를 거친 중국만을 위한 새로운 <퍼즐앤드래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디스이즈게임이 '중국판 퍼즐앤드래곤', <지룡미성>을 파헤쳐 봤습니다.

 

 

■ 던전을 1초만에 클리어, 소탕권의 등장!

 

 
좌 : 던전 종류 선택 화면 / 우 : 일반 던전 내 선택 화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던전 선택 화면'입니다. 심플한 UI를 통해 입장하는 방식이었던 기존 방식에 큰 변화를 줬습니다. 중국 게이머들이 시각적 만족도에 민감하기로 알려진 만큼 배경 등에도 상당히 신경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빨간 원 안에 있는 것이 '소탕' 버튼이다. (출처 : chuapp.com)

 

그리고 상당히 파격적인 시스템이 도입됐습니다. 바로 '소탕권' 개념인데요. 대부분의 기존 <퍼즐앤드래곤> 유저분들이 난색을 보인 이 '소탕권'의 기능은 무려 '자동 클리어'입니다. 

 

 기존 유저들의 반응

이미 클리어한 경험이 있는 던전에 한해 '소탕권'을 사용하여 자동으로 던전 클리어 보상을 획득할 수 있는 방식인데요. 중국 내 상당수의 모바일 게임은 이 '소탕권'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기에 <퍼즐앤드래곤>의 이 같은 변화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갑니다. 허나 대부분의 기존 유저들은 이 '소탕권' 시스템에 대해 '게임 고유의 매력을 퇴색시키는 시스템'이라는 평을 내리고 있습니다.

 

 

■ 몬스터 뽑기 및 획득 방식의 변화 

퍼드의 꽃, 퍼드의 상징, 퍼드의 시작과 끝, 내 통장에 그라비티!

 

기존 유저들에게 <퍼즐앤드래곤>의 상징을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 대부분 '황금용'을 고를 겁니다. <퍼즐앤드래곤> 유저의 희노애락을 크게 좌우하는 주인공이기 때문이죠. 몬스터 뽑기의 결과를 보고 그 날의 운세를 점치는 사람도 있을 만큼 진정한 '애증의 대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판 <퍼즐앤드래곤>에서는 몬스터 뽑기 시스템에 다소 변화가 생겼습니다.

 

 

 
달라진 마법석의 소모 개수와 10연 가챠의 등장 (출처 : chuapp.com)

 

우선 가장 크게 눈에 띄는 것은 아무래도 '소모되는 법석의 개수'와 '10연속 뽑기'입니다. 1번 뽑는데 263개, 10번에 2,630개라는 어마어마한 소모량을 보여줍니다. 마법석 60개에 약 1,000원 정도라 기존 <퍼즐앤드래곤>과 금액 차이는 크지 않지만, 체감하는 차이는 제법 큽니다.

 

위와 같은 마법석의 소모량 외에도 몇 가지 큰 변화가 있습니다. 바로 '중복 몬스터 사용 불가'입니다. 동일한 몬스터는 2기 이상 지닐 수 없다는 중국 퍼드만의 룰이 도입되면서 전반적으로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즉 소위 말하는 '6환신 뿜팟' 같은 게 불가능해진다는 뜻이죠. 

 

그리고 이 시스템과 동반하여 등장한 것이 '몬스터 파편' 시스템입니다.

 

 


몬스터박스가 아니다. 파편박스다. (출처 : appgame.com)

중국 퍼드에서는 몬스터 뽑기를 진행하는 도중 중복 몬스터가 나오면 자동으로 '해당 몬스터 파편 30개'로 변합니다. 그리고 이 파편은 동일 몬스터를 진화 및 강화하는데 쓰입니다.

  

 

■ 진화와 스킬 레벨업

 

중국판 <퍼즐앤드래곤>에서 몬스터의 진화는 '동일 몬스터의 파편'을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몬스터 파편은 던전 탐험과 몬스터 뽑기로 얻을 수 있죠. 던전에서 드롭되는 소위 '무과금 몬스터'의 경우는 던전 탐험으로도 그 파편을 충분히 수급할 수 있지만, 뽑기로만 얻을 수 있는 레어 몬스터의 경우 그 파편 역시 뽑기로만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일 몬스터 파편'으로만 진화가 가능하게 될 경우 과금 요구가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등급이 높은 한정신의 경우 0.2%의 출현율을 가집니다. 단순하게 계산한다면, 대략 500번을 뽑아야 1마리가 나오는 확률인데, 이럴 경우 본체 한 마리와 진화를 위한 파편을 얻기 위해 1,000번가량을 뽑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러한 시스템상에서 무과금 혹은 초보 유저들이 본체와 파편을 둘 다 마련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시작부터 500만 원가량을 쓸 수는 없으니까요. 이에 속성이 맞기만 한다면 무조건 진화를 시켜주는 '속성진화석'이 등장했습니다.


  

획득 방법은 불명 


이 진화석의 습득 방식이나 희소성, 그리고 진화 시에 소모되는 개수 등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진화 시스템이 과연 어느 정도의 과금 수준을 요구할지에 대해서는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악랄해 보이는 진화 시스템과는 달리 스킬 레벨업의 경우는 오히려 쾌적하게 변했습니다. 몬스터의 레벨에 맞춰 자동으로 스킬 레벨이 올라가며 만렙을 달성할 경우 스킬 역시 만렙이 되도록 바뀌었습니다.

 

이 외에도 코스트 제한이 사라지고 몬스터 박스가 무제한이 되는 등 몇몇 혜택이 존재합니다.

 

 

■ 월정액과 VIP 시스템

 

중국 모바일 게임에는 항상 등장하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바로 'VIP 제도'와 '월정액'인데요. 최근 상당수의 국산 모바일 게임 역시 두 시스템을 도입한 터라 국내 유저들에게도 나름 친숙한 시스템입니다. 

VIP 시스템의 경우 누적 결제 금액에 따라 등급이 올라가며, 등급마다 보상이 정해져 있습니다.


등급별로 보상이 정해져 있다. (출처 : chuapp.com)

 

테스트 당시 기준으로, 가장 높은 등급인 10등급의 경우 약 900만 원 가량을 쓰면 달성할 수 있습니다. 보상은 현재 '녹용환사 소니아의 파편'으로 설정돼 있지만 정식 출시 이후에는 또 다른 레어 캐릭터로 바뀔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30일간 매일 마법석을 100개 씩 받을 수 있는 '월 정액권' (출처 : chuapp.com)

'월 정액권'은 약 5,500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장기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상품입니다. 중국은 소득 양극화가 매우 심한 나라 중 하나며 그 특성이 게임 소비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습니다. 이에 전체 유저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일명 '소과금 유저'를 붙잡기 위해 대다수의 게임이 '월 정액권'을 판매하고 있고, 퍼드 역시 이러한 특성을 파악한 것으로 보입니다.

 

 

■ 중국판 퍼드, <지룡미성>의 미래는?


텐센트는 중국판 <퍼즐앤드래곤>인 <지룡미성>이 올해 1분기에 출시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원래 지난 4분기에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현지화 과정이 조금 더 필요하다 판단해 늦추었다고 밝혔습니다. <퍼즐앤드래곤>이라는 게임 자체가 가진 매력과 그 특징들이 기존에 중국에서 흥행했던 게임과는 상당히 다른 편이라 텐센트 역시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일본과 대만에서는 상당히 흥행하고 있는 <몬스터 스트라이크> 역시 중국에서는 서비스를 종료한 상태입니다. '일본의 대표적 국민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기세 좋게 등장했으나 중국 게임 시장 전반에 대한 파악과 현지화 과정이 너무 부족했다는 평을 받으며 쓸쓸히 퇴장했죠.

겅호가 텐센트와 손을 잡은 이유는 바로 <몬스터 스트라이크>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일 겁니다. 수익 분배 상의 불리함을 감수하더라도 철저한 현지화를 이뤄내겠다는 각오겠죠.

다만, 지나친 현지화로 인해 <퍼즐앤드래곤> 특유의 매력들이 사라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 역시 있습니다. 비교적 높은 과금 만족도와 퍼즐을 통해 던전을 공략해나가는 그 '손맛'이 매력적인 게임인데, 수익모델과 플레이 방식 자체를 바꾸어 놓았기에 과연 어떤 매력이 남아있을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정말로 많은 것이 변한 중국판 퍼드 <지룡미성>, 과연 중국의 국민게임이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