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은 수많은 일이 생길 수 있는 시간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VR (가상현실) 분야는 특히 더 그렇다. '오큘러스 VR' (Oculus VR)은 5년 전 18세 소년 팔머 럭키(Palmer Luckey)가 부모님 집에서 헤드셋 시험기기를 제작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수백만 달러 킥스타터 캠페인 성공, 존 카멕(John Carmack)과 같은 베테랑 합류, 20억 달러(약 2조 3,480억 원) 페이스북의 인수까지 빠르게 달려왔다.
차세대 VR 시장의 부싯돌 역할을 한 '오큘러스 VR'는 3월 28일 그들의 첫 하드웨어 '오큘러스 리프트'의 정식 발매를 앞두고 있다. 이에 해외매체 가마수트라(Gamasutra)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 2016)에서 '오큘러스 VR' 설립자 팔머 럭키(Palmer Luckey)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오큘러스 VR의 창립자이자 총괄 엔지니어인 팔머 럭키.
▶ 정식 론칭이 다가왔다. 걱정 또는 기대, 지금 어떤 생각이 드는가?
걱정은 하지 않는다. 그냥 현실을 마주할 뿐이다. 정식 론칭까지 2주 정도 남았다. 이를 위해 수년간 노력해 왔다. 발매일을 못 박은 이상 모든 걸 신경쓰고 있다. 지금까지는 잘 진행되고 있다. 걱정스런 시간임은 분명하다.
▶ 본인에게 있어 무엇이 완벽한 론칭인가?
내게 완벽한 론칭은 '리프트'를 주문한 모두가 제품을 받고, 연결하고, 실행하여 PC와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쪽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 그 후 VR 게임을 쉬지 않고 즐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 하드웨어든 일반인 대상으로 발매하고 나면, 많은 문제를 직면하게 된다. 이를 대비해야 한다. 버그 수정, 교환, 문제가 발생하는 사람들을 돕는 것 등이다. 이는 매우 중요하다.
▶ 단기적으로 '오큘러스 리프트' 론칭 후 1년 정도 후의 VR 시장을 전망한다면?
잘 모르겠다. 오큘러스 리프트, 기어 VR 또는 다른 VR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많은 매출을 올리는 VR 개발사들도 생길 것이다. 몇몇은 꽤 놀랄만한 성공도 거두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VR 분야는 매우 새롭고, 수많은 일들이 생길 수 있다. 성공적이진 않더라도 많은 수의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보게 될 것이다. 현재는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콘솔 발매 직후같이 말이다. 많은 개발자가 더 많은 성공을 거두게 될 거로 생각한다.
3월 28일 정식 발매를 앞둔 오큘러스 리프트.
▶ 본인의 업무를 하루 단위로 볼 때 어떤 일을 하고 있나?
난 모든 것을 한다. 소프트웨어 쪽에 관여하기도 하고, 스튜디오 팀, 퍼블리싱 팀, 게임팀도 돕는다. 나는 론칭 전 게임을 다듬는 것을 돕기 위해 엄청나게 많이 게임 역시 플레이했다. 하드웨어 쪽도 관여한다. 그러나, 하드웨어는 오래전에 이미 확정된 상태라서, 제조 단계에서 가능하면 빨리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여러 가지 업무를 하는 정도였다.
▶ VR이 시장의 주류가 되는 때는 언제쯤이라 예상하나? '주류 시장'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
잘 모르겠다. 사람들이 '주류 시장'에 대해 각기 다른 정의를 내리기 때문에 내가 그 뜻을 정의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 사람들은 2016이 VR의 해라고 부른다. 그들 생각이 여러모로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올해가 아이폰이나 팜 파일럿같은 정도로 VR이 인기있는 해가 될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VR 유저가 수백만 또는 수천만이 될 때까지 오랫동안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성공하기 위해서 꼭 ‘주류 시장’에 있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소수의 유닛을 팔고 에코시스템을 키움으로서도 매우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모두가 구매하는 제품을 만들 필요는 없다.
▶ 브랜든(Brendan Iribe, 오큘러스 공동설립자)는 게임과 비게임 VR 애플리케이션 비율이 50:50 정도로 나뉠 것을 예상했다. 아직도 이것이 유효하다고 생각하나?
맞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좀 바뀔 수는 있을 것 같다. 현재는 게임업계가 실시간으로 실사 같은 3D 환경을 만드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게임업계가 빠르게 VR 분야에 뛰어들 수 있었다. 고사양 PC를 이미 갖고 있거나, 기꺼이 구매할 의사가 있는 대부분 사람도 게이머다. 따라서 초기엔 게임이 많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게임 분야도 계속 성장하겠지만, 다른 분야와의 비율이 점점 비슷해질 것으로 본다. 앞으로 게임이 점점 줄어들 것이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님을 확실히 하고 싶다. 게임은 계속해서 점점 더 증가할 것이다. 다만 게임 외 분야의 성장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생각한다는 의미다.
오큘러스 리프트 버전의 <룸즈: 불가능한 퍼즐>.
▶ VR을 접해볼까 고려하는 개발사들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이 바로 VR로 뭔가를 만들 때라고 말하고 싶다. 꼭 론칭하란 법은 없다. 여러 가지 실험을 시작하고,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확인 해보는 것이 좋다. 론칭하지 않더라도, VR을 경험해 봄으로써 이 세계에 뛰어들 것인지, 뛰어들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경험을 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VR로 가장 피해를 많이 보게 될 개발자들은 VR에 전혀 관심도 두지 않고, 생각도 않고, 실험도 않고, 접목도 해보지 않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물론 난 VR 편이므로, VR이 크게 성공할 것이며, 기술 계통 업계를 장악할 거로 생각한다. 내가 옳다면, 현재 VR에 대해 조금의 시간 투자도 하지 않은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받아들인 사람을 나중에 따라가려면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개발자들은 현실적이어야 한다. 분석가들의 이야기는 믿지 말아야 한다. 특히 VR에 대해 전혀 모르는 분석가들의 이야기는 말이다.
VR이 진정으로 시장의 주류가 되고 성공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따라서 적절히 여러분의 노력을 배분해야만 한다. “우린 VR을 시작했어. 2018년 말까지 수조 원의 매출을 거두게 될 거야”라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의 1%만 붙잡을 수 있으면 앞으로 수십억 달러 회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냥 내 추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