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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NDC 16] 성공작이 완성되기까지, 프로젝트 HIT 포스트모템

넷게임즈 김의현 디렉터의 HIT 제작기

이승운(리스키) 2016-04-26 20:18:11

 

출시 후 최단기간에 양대 마켓 1위 달성. 누적 다운로드 500만 달성. 최근 모바일 액션 RPG 중 성공작을 뽑으라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게임이 바로 <HIT>다.

 

<HIT>는 애초에 PC 온라인게임을 만들던 사람들이 모여 제작한 게임이다. 심지어 개발 초기에는 PC 온라인게임으로 개발됐다. 이후 자금 사정으로 프로젝트가 드랍되고, 모바일게임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 지금의 <HIT>다.

 

상업적 성공을 거둔 <HIT>의 개발 뒷편에는 어떤 과정이 있었을까? <HIT>가 다른 액션 RPG에 비해 주목받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HIT>의 게임 디자인 실장 겸 디렉터인 넷게임즈 김의현 디렉터의 강연을 통해 일부나마 그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디스이즈게임 이승운 기자

 

 

■ PC 온라인게임 리소스로 만들어진 모바일 액션 RPG

 

앞서 말했듯이 <HIT>는 개발이 시작된 2012년 당시 PC 온라인게임으로 기획됐다. 하지만 2014년 자금 사정으로 프로젝트가 드랍되며, 어쩔 수 없이 모바일게임 제작에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당시 개발진에겐 모바일게임 제작 경험은 전무했다.

 

우선 장르부터 결정해야 했다. PC MMORPG와 가장 흡사한 장르인 액션 RPG가 낙찰됐고, 게임 엔진은 기존 개발에 사용하던 언리얼4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같은 해인 2014년 5월부터 바로 개발에 들어갔다.

 

초반 3개월간은 전투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데 주력하며 게임의 틀을 다져갔다. PC용 MMORPG에서 급하게 방향을 바꾼 터라 게임의 방향성과 틀을 잡는 것이 먼저였다. 마스터 기획서를 새로 작성하고, 기존의 아트 리소스 등을 재검토했다. 다시 쓸 수 있는 건 재활용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갔다.

 

 

전투 프로토타입은 의외로 깔끔하게 나왔다. 덕분에 큰 수정 없이 양산 체제로 돌입할 수 있었고, 약 1년간 진행한 끝에 기본적인 게임이 완성됐다. 이후 넥슨에서 퍼블리싱을 결정하며 마무리 작업을 하고 출시할 수 있었다고 김 디렉터는 회상했다.

 

김 디렉터는 방향을 급선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빨리 게임이 완성된 비결에 대해 "기존에 PC MMORPG를 개발하던 50명에 달하는 대인원이 세팅돼 있었고, 이를 바로 투입할 수 있었던 것"을 꼽았다. 대규모 인원이 들어간 만큼 많은 양의 리소스를 만들어 완성도 있게 게임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 TF팀에 모든 권한을 주고 인원 구성부터 뜯어고쳤다

 

인원이 많고 리소스가 많이 있다고 해도 게임을 제작하다 보면 아무래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개발 도중 문제가 있다고 판단됐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구성이 필요했다.

 

그렇게 TF 조직이 구성됐다. 신속한 의사 결정 및 커뮤니케이션 비용 절감 효과를 노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결정권을 가진' 팀의 존재였다. 복잡한 회사 조직 내에서 결정권을 가진 팀 하나가 프로젝트에 '올인'해서 신속하게 결정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TF가 구성된 셈이다. 인력도 여유 있게 배치하고,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사람을 더 투입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TF를 구성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제작에 들어가니 가장 문제인 부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바로 UI와 이펙트였다.

 

우선 UI는 프로그래머와 아티스트 사이에 UX디자이너를 새롭게 투입해 중점적으로 관리했다. 게임 UI 디자인이 몇 번씩 갈아엎어졌고, UX 디자이너도 계속 추가로 배치됐다. UX 디자이너는 TF 조직 후 구성원이 10명 이상으로 늘어났고, 이후 게임 출시된 뒤에는 상설 조직으로 변경됐다.

 

다음은 이펙트였다. 이펙트와 관련된 가장 큰 문제는 기획자-애니메이터-이펙트-사운드로 이어지는 단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한 트러블이었다. 기존에 결과물이 일정한 퀄리티를 내는 동안은 문제가 없었지만, 기획이 뒤집어진 뒤에는 모바일게임 제작 경험이 전무했던 만큼 퀄리티에 대한 이슈가 많이 발생했다.

 

당연히 수정도 자주 있었는데, 그 와중에 단적인 사례가 발생했다. 한 스킬의 경우 기획 초기에는 "이 스킬은 얼음 이펙트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획됐는데, 애니메이션 제작, 이펙트 제작, 사운드 제작을 거쳐 나온 결과물의 퀄리티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이펙트를 화염으로 변경했는데, 이게 다른 팀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이다. 덕분에 화염 마법에서 얼음 사운드가 튀어나오는 상황이 발생해 버렸다.

 

이를 위한 해결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바로 소통이었다. 지속적으로 개발 내용을 체크하고 팀끼리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구성이 변경됐다. 모든 구성원이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자 퀄리티 이슈도 자연스럽게 해결되어갔다.

 

 

 

 

■ 게임이 완성되기 전부터 꾸준한 FQA를 진행

 

인원 구성을 변경하는 식으로 트러블을 해결한 뒤엔 게임의 퀄리티를 훨씬 향상시키는 작업이었다. 그리고 연출쪽으로도 시선을 돌렸다. 게임에도 영화나 만화와 같이 편집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기본적으로 게임 개발은 개발자가 하지만, 유저의 시선에서 피쳐를 재단하는 사람이 있어야 했다.

 

게임을 개발하다 보면 개발자 편의에 맞춰 게임 내 요소들을 배치하는 경우가 자주 일어난다. 하지만 중요한 건 만드는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이 게임을 플레이할 사람의 시선이었다. 만약 제작이 끝난 뒤에 최종 결과물을 체크하고 이게 엎어지면 어마어마한 리소스가 낭비되는 것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FQA다. 게임의 방향성 변경을 최소화하고자 제작 중에도 QA를 진행했다. 다른 개발사에서는 쉽게 하지 않는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로 FQA를 진행한 것은 <HIT>의 완성에 큰 도움이 됐다.

 

 

 

■ PC 호흡에서 모바일의 호흡에 맞추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김의현 디렉터는 과거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에서 서비스를 해본 경험을 갖고 있다. 상업적으로 흥행한 PC 온라인게임 서비스 경험은 그에게 있어 큰 자산이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뛰어들어본 모바일게임의 생태계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빠르게 돌아갔다.

 

우선 PC MMORPG는 짧아도 반년 정도의 주기로 업데이트를 하지만, 모바일게임은 적어도 한달에 한 번은 업데이트를 해야 했다. 업데이트의 주기와 콘텐츠 양의 밸런스를 맞추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

 

때문에 초기의 <HIT>는 PC MMORPG를 개발하던 버릇이 남아 다른 모바일게임에 비해 업데이트 주기가 느리고 덩치가 커졌다. 자연히 문제가 불거졌고, 업데이트 양을 줄이더라도 자주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는 교훈을 얻었다.

 

또한, 개발보다 라이브 서비스가 훨씬 어렵고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이것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고민했어야 하는 사항이었다. 김 디렉터는 "게임 출시 이후에도 지표 분석 및 유저 모니터링을 통해 맞춤형 리소스와 시스템을 파악하고, 빠르게 개발해 라이브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아래는 강연 후 이어진 Q&A를 정리한 것이다.

 

질문 : 개발팀의 구성 비율이 궁금하다.

 

김 디렉터 : 게임의 스탭롤에도 나와있긴 하지만, 출시 당시를 기준으로 기획팀은 10명, 프로그래머 10명, 아트는 20명 이상, 기타 지원부서 50명 정도로 보면 된다.

 

 

질문 : TF 인원을 선발했던 기준은 무엇인가?

 

김 디렉터 : 이펙트 TF는 기존에 있던 담당자들을 모아서 만들었다. UI TF는 담당 디자이너 수도 적었고 프로그래머도 적어서 진통이 많았다. 어쩔 수 없이 기존 인원을 뽑거나, 아예 신규 인력을 투입해서 구성했다.

 

 

질문 : 편집자와 디렉터의 방향이 다르면 어떻게 하는가?

 

김 디렉터 : 편집자에게도 권한이 주어지는 쪽이 좋다. 아무래도 디렉터는 제작을 총괄하는 사람인 만큼,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에게도 권한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표님 밑에 디렉터와 편집자가 동등하게 있는 구성인 셈이다. 기본적으로 둘이 조율하고, 만약 둘이서 조율이 되지 않으면 대표님이 지정해주는 쪽으로 움직였다.

 

 

질문 : TF가 너무 많은 권한을 가져 다른 인원들이 불만을 제기하지는 않았나?

 

김 디렉터 : TF 인원에 전문 인력이 없어서 처음 업무 분배 시 스트레스는 있었다. 이후 영역을 설정해서 분리한 뒤에는 큰 불만 없이 제작이 진행됐다.

 

 

질문 : <레이븐>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는데, <HIT>의 시장 전망은 어땠는가?

 

김 디렉터 : <HIT>는 언리얼4로, <레이븐>은 유니티로 만들어진 게임이다. 아트 쪽에서는 우리에게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동기식 플레이 역시 <레이븐>과 경쟁해볼만 하다고 판단해서 출시했다. <레이븐>을 이기겠다는 마음을 가지긴 했었다.(웃음)

 

 

질문 : 새로운 장비들의 업데이트로 과금을 유도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차후 업데이트 방향은 어떻게 되는가?

 

김 디렉터 : 분명 매출은 중요하지만, 그 매출도 유저가 있어야 나오는 것이다. 유저들이 있고 나서 매출이 발생하는 만큼, 유저 이탈을 막기 위해 새로운 콘텐츠와 시스템을 추가하는 업데이트와 유저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