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셉트의 <마이티 넘버 9>이 21일 콘솔 및 PC로 출시됐다. 하지만 성적이 그리 좋지 못하다. 게임, 그리고 이나후네 케이지에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이 가득하다.
<마이티 넘버 9>은 과거 캡콤의 <록맨>을 만들어 낸 이나후네 케이지의 게임이자, <록맨>의 정신적 후속작으로 불리우고 있는 게임이었다. 400만 달러가 넘는 킥스타터, 페이팔 후원금을 받으며 킥스타터 펀딩 순위 11위를 기록할 정도로 기대감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수차례 걸친 출시 연기와 게임 초기 공개됐던 모습과 너무 달라진 모습에서 받은 실망감은 유저들을 지지에서 불만으로 돌아서게 만들었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뒀어야 했나보다. <마이티 넘버 9>에 대한 이슈들을 모았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 록맨 시리즈의 정신적 후속작? 마이티 넘버9은?
캡콤의 히트 게임 <록맨>을 개발한 이나후네 케이지 프로듀서가 캡콤을 퇴사한 이후 창립한 회사 ‘콤셉트’와 인티 크리에이츠가 개발한 타이틀. 2013년 8월 31일 PAX에서 처음 게임 프로젝트가 공개됐다. 킥스타터에 공개하기 4개월 전부터 준비했다.
주인공 이름은 ‘벡(BECK)’, 히로인은 ‘콜(CALL)’. 게임은 Dr. 화이트가 개발한 9구의 형제 로봇 'Mighty Numbers(마이티 넘버스)'가 대회에 참가하던 중 갑자기 일어난 사이버 테러에 의해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 폭주 상태에 빠져 버린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며, 바이러스가 전 세계의 로봇으로 감염을 확대해 나가는 가운데 유일하게 감염되지 않은 '벡'이 인류를 구출한다는 내용을 다룬다.
게임은 다른 로봇을 없애면서 능력을 더한다는 설정(록맨과 유사). 다만 손의 ‘버스터’를 이용해 공격했던 <록맨>과는 다르게 몸을 분해해서 적에게 직접 부딪힌다는 식의 공격 패턴이 더해졌다.
<마이티 넘버 9>은 많은 이들에게 <록맨> 시리즈의 ‘정신적 후속작’으로 불리었다. 공식적으로 <록맨>과의 연관성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게임의 콘셉트나 플레이 패턴, 캐릭터 디자인 등을 보면 과거 <록맨> 시리즈를 재해석한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 여기에 대다수의 제작진들이 과거 <록맨> 시리즈를 제작한 이들이라는 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게임 제목의 ‘No.9’은 주인공이 ‘마이티’ 시리즈의 9번째 로봇이라는 설정이지만, 일부 팬들은 ‘이 게임이 제대로 된 <록맨 9>다’는 평을 하고 있다. <록맨 9>는 과거 1998년 이후 10년 만에 출시됐으나 게임 곳곳에 DLC를 끼워 넣어 비판을 받았다.
■ 크라우드 펀딩 금액만 45억, 펀딩 순위 11위 랭크
<마이티 넘버 9>은 이나후네 케이지가 팬들로부터 ‘록맨 시리즈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에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며 시작된 킥스타터 프로젝트다. 2013년 8월 31일 PAX에서 공개되면서 동시에 킥스타터를 통해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다.
게임은 하루 만에 목표 금액의 절반을 초과한 50만 달러를 달성했다. 3일 만에 목표액 90만 달러를 달성. 총 금액은 목표액의 4배가 넘는 384만 달러(약 44억 원)이며, 페이팔을 통해 모금한 18만 달러를 더하면 금액이 400만 달러(약 46억 원)를 초과한다. <마이티 넘버 9>은 2015년 당시 성공한 프로젝트 상위 20개 중 1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킥스타터 특성 상 개인별 기부 금액에 따른 추가 특전이 있다. 최소 20달러부터 1만 달러까지 있다. 1만 달러를 후원하면 이나후네 케이지와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다. 모든 경비를 지원할 것 같지만 실제로 제공되는 것은 ‘식사 기회’뿐. 이외 별도 비용은 개인 부담이다. 총 4명의 후원자가 1만 달러를 후원했다. 39명 가량의 후원자가 1,000달러 이상을 후원했다.
■ 논란의 시작인 컨셉아트와 스크린샷, 그리고 계속되는 발매연기
시작 당시 많은 기대감을 얻었던 <마이티 넘버 9>.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저들의 불만이 쌓여갔다. 그리고 이내 터졌다. 처음 공개된 것과 다른 게임의 모습, 그리고 발매연기 등 때문이다.
<마이티 넘버 9>은 최초 2015년 4월 출시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퍼블리셔 딥실버와 유통 계약을 맺으면서 그 해 9월로 발매일을 결정했다. 보답으로 유저들에게 추가 DLC를 포함해 발매하겠다고 밝혔으나 다시 2016년 2월로 미뤘다. 스테이지 완성도 보강, 치명적 버그를 수정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째 발매일마저 지키지 못하며 2016년 상반기로 미뤘으며 지난 5월이 되서야 6월 발매를 확정 지었다. 총 세 번에 걸친 연기다.
연이은 발매 연기로 불만이 가중된 탓도 있었지만, 가장 큰 불만을 낳게 된 이유는 킥스타터 펀딩 시작 때 공개한 컨셉 아트와 이후 공개된 게임 플레이 스크린샷의 심각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유저들은 최초 투자 당시 선보였던 컨셉 아트보다 낮은 퀄리티에 불만을 나타냈다. 스크린샷에서도 볼 수 있듯이 광원이나 렌더링 방식 등 전체적인 디테일이 매우 떨어진다.
호불호가 갈렸던 초기 반응에서 점차 ‘불호’쪽으로 기울어질 때쯤 ‘불호’를 압도적으로 확정 지은 것은 지난 5월 25일 딥실버의 유투브에서 공개된 3차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됐을 때다.
출시일이 확정된 만큼 더 이상의 수정은 없는 상황. 유저들은 10년도 더 전의 게임 퀄리티로 돌려놨다며, 그나마 가지고 있었던 기대마저 없어졌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이 유투브 영상은 공개 이후 현재 싫어요가 34,809건을 기록 중이다(좋아요는 4,417건).
이나후네 케이지는 개발 과정에서 <마이티 넘버 9>의 후속작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의 대한 반응이 대다수 회의적인 상황에서 후속작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킥스타터 역시 힘들 수 밖에 없다.
5월 25일 딥실버의 유투브에서 공개된 3차 트레일러 영상.
팬들의 기대치를 높였으나 정작 하나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을 그려냈다.
■ 해외 유저들의 평가, 대다수가 ‘부정적’
출시 하루가 지난 지금, 유저들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22일 현재, 메타크리틱에 따르면 110개의 평가 중 82개가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최저 평점은 0점. 1점 대 평가도 수두룩하다. 긍정적인 반응은 25개. 유저 스코어는 2.9점.
부정적인 반응을 유저들의 의견을 살펴보면, “엄청난 금액에 비해 형편없는 그래픽, 평범한 레벨 디자인, 끔찍한 목소리. 이 게임은 사기다. 절대 사지 말아라”는 것부터 “WinRAR(압축 프로그램) 전체 버전을 구입했던 것이 더 행복했다”, “차라리 게임이 없는 것이 낫다”는 등 혹평이 가득하다.
반면, 긍정적인 의견을 보면 “낮은 등급은 과분한 평가다”,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록맨 시리즈의 괜찮은 후속작이다”, “2,5D 버전의 록맨이다”, “판단하기 전에, 록맨의 팬이라면 이 게임을 꼭 해야한다”는 등의 지지를 하고 있다.
해외 매체들의 <마이티 넘버 9> 평가는 중립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총 21개 중 15개. 긍정 및 부정적인 의견은 각각 3개씩이다.
긍정적 평가를 내린 매체는 IGN 스웨덴(80점), IGN 이탈리아(80점), Multiplayer.it(75점). 이들은 ‘액션성과 콤보 시스템, 록맨을 추억할 수 있는 좋은 액션 플랫포머’라는 반응이다. 부정적으로 평가한 매체는 Areajugones(40점), Metro GameCentral(40점), Twinfinite(30점)로, ‘비디오 게임 산업에 영향력이 없는 게임’, ‘완전한 실패’ 등으로 의견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