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작업 인원 1.5명, ESTi, M2U, TAK 등 유명 작곡가의 음원 수록. 넥스트플로어 독립 스튜디오 ‘지하연구소’의 인디 리듬게임 <프로토콜: 하이퍼스페이스 다이버>는 뛰어난 퀄리티를 보이며 어떻게 보면 ‘신예답지 않은 신예’ 같은 느낌을 준다.
게임은 작년 6월경 최초 공개됐다. 기존 2D 방식의 레인 플레이가 아닌, 공간을 활용한 다채로운 노트 플레이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유명 작곡가의 참여로 팬들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다. 출시 전 최근 공개된 영상을 통해 다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당초 3분기에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내부 개발 사정 등으로 우여곡절 끝에 19일 드디어 출시됐다.
<프로토콜: 하이퍼스페이스 다이버>는 <드래곤플라이트>, <엘브리사>, <데스티니차일드> 등 자체 개발, 퍼블리싱 타이틀의 음원을 비롯해 위에서 언급한 유명 작곡가의 음원까지 자체, 외부 IP의 역량을 발휘한 게임이다. 리듬액션 게임을 좋아한 한 유저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은 첫 개발작이 드디어 출시됐다. ‘노세노세’ 팀이 개발한 <프로토콜: 하이퍼스페이스 다이버>를 만나봤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TIG> 리듬액션 게임은 최근 잘 선보이지 않는 장르다. 어떻게 해서 개발하게 됐나? 더불어, <프로토콜: 하이퍼스페이스 다이버>에 대한 간략한 소개도 부탁한다.
김영수 디렉터: 넥스트플로어 지하연구소에는 다양한 게임이 개발되고
있다. 게임은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경우는 개발자가 프로토타입을 제안하거나, 반대로 대표님께서 제안하는 경우를 통해 개발되는데, <프로토콜: 하이퍼스페이스 다이버>는 후자 쪽이다. 평소 이런 게임을 좋아하기도 해서 꼭 한 번 개발해보고 싶었다. 대표님께서도
과거 <디제이맥스> 개발 경험도 있으셔서 프로젝트를
보시고 호응해 주셨다.
<프로토콜: 하이퍼스페이스
다이버>는 모바일, 태블릿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리듬액션
게임이다. 공간을 활용한 속도감 있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트레일러를
통해 대략 공개되기도 했지만, ESTi, TAK, M2U를 비롯한 실력파 작곡가 분들이 참여했으며 <드래곤플라이트>, <데스티니 차일드> 등 자체 개발, 퍼블리싱 타이틀 OST가 들어가 있다. 특정 콘셉트 보다는 여러 가지 색깔의 곡들을
만날 수 있는 게임이다.
TIG> <프로토콜: 하이퍼스페이스
다이버>… 이름이 조금 길다. 왜 이런 이름을 정했나?
김영수 디렉터: 공간감이 느껴진다거나, 무언가에 푹 '빠진다'는 의미를 담고 싶어서 이것저것 고민하다 보니 저런 이름이 나왔다. 약간의 중2병 스러운 제목을 의도한 것도 있고. 제목이 다른 게임들과 아예 겹치지 않게 하고 싶은 것도 있었다(웃음).
TIG> 지하연구소는 ‘새로운
시도’를 특징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리듬액션’ 이라는 장르는 사실 요즘에 나오기 쉽지 않은 장르다. 마니악한 장르이기도
하고.
김영수 디렉터: 지하연구소는 디렉터 중심으로 만들고 싶은 게임에 대해
기회를 주는 일종의 ‘도전 조직’이다. 수익을 추구한다면 RPG 등 최근 유행하는 장르를 다루는 것이 맞지만, 이런 기회도 주어진 만큼, 평소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소규모 디렉터 조직이기 때문에 큰 규모의 게임을 제작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리듬액션 게임은 개인적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장르다. 유비트를 비롯해
여러 리듬게임을 꾸준히 해왔다. 평소에 모바일이나 태블릿에서도 터치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게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다 보니 이와 같은 게임을 만들게 됐다.
TIG> 유명 작곡가들이 참여했다. 리듬액션 게임이 음악을 소재로 하는 만큼 꽤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김영수 디렉터: 기획, 개발단계부터
크게 제약을 두고 진행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들의 참여가 처음부터 확정된 것도 아니었다(웃음). 회사 내부 여러 게임을 만들고 있다 보니 큰 비용 없이 잘
활용하면 되겠다 정도였다. ESTi님의 경우도 <데스티니
차일드> 음원 작업을 진행하면서 연이 닿게 되어 혹시나 하고 작업에 대해 부탁들 드렸더니 ‘SWAY’ 같은 좋은 곡을 만들어 주시기도 했다.
처음부터 어떤 제약이나 틀을 정하지 않았듯이, 곡을 수록하는 기준도
크게 제한하고 싶지는 않다. 다양한 느낌의 곡을 수록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즐기는 유저들에게 잘 어필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넥스트플로어 내 여러 게임의 OST도
수록하고, ESTi님이나 스퀘어뮤직 분들의 좋은 곡도 수록할 수 있었다. 과거 리듬액션 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클래식 곡도 그렇고.
ESTi님의 작업 참여도 사실 개인적으로 꼭 작업해보고 싶어서 부탁드렸더니
ESTi 님이 작곡 이상으로 프로듀싱까지 해 주신 경우다. 본인
곡과 부분 콘텐츠를 프로듀싱 해 주셨다. 스퀘어뮤직이나 M2U, TAK님
쪽도. 수록곡을 작업하신 분 중 ‘beggarprince’라는
작곡가가 계신데, 현재 넥스트플로어에서 내부 음악을 담당해주시는 분이다.
현재 곡에 참여해주신 작곡가 분은 대략 11명 정도 되는 것 같다. 론칭 시점 기준으로 26개 곡이 수록됐으며 5월 중 업데이트를 통해 8곡 정도가 추가될 것 같다.
TIG> 수익, 지속성
측면에서 리듬액션 게임이 모바일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프로토콜: 하이퍼스페이스 다이버>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김영수 디렉터: 과거 리듬액션 게임을 통해 여러 시도를 했지만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던 것 같다. 제약적인 부분이 컸던 것 같다. 기간제를 도입한다던지, 스테미너를 도입하는 등 여러 가지가 있었다. 코나미 ‘비마니’ 게임들을 보면 구입한 곡은 언제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프로토콜: 하이퍼스페이스 다이버>도 그런 부분을 지향하고 있다. 물론 넥스트플로어 지하연구소가
매출 우선보다 재미있는, 좋은 게임을 도전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일단 리듬액션 게임 유저들이 재미를 충분히 느끼게 하면, 그 다음에
수익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일단 곡 자체를 구매하면 편하게 언제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개별
곡부터 큐레이션 된 패키지가 판매되기도 한다. 만약, 패키지에
있는 곡 중 유저가 개별 구매한 곡이 있으면 그만큼 패키지 금액에서 차감된 비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이밖에
패키지 금액보다 더 큰 금액으로 구성된 일부 개별 곡들을 구매하면 구매하지 않은 개별 곡도 무료로 다 주는 방식도 있다. 애플뮤직이 도입한 방식과도 유사하다. 음원을 다양한 방식으로 제안해
유저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음원 차트를 보면 큐레이션 기능을 많이 볼 수 있다. 이것도 좋은
사례라고 생각이 든다. 다만, 그 정도 큐레이션을 하려면
곡이 충분히 있어야 할 것 같다. 향후 곡을 많이 보유하면 해보고 싶다.
TIG> 대중적인 측면을 더하기 위해, 많은 리듬액션 게임이 K-POP이나 클래식 등과 같은 곡을 넣은
바 있다. <프로토콜: 하이퍼스페이스 다이버>는 어떤가? 위 음원 추가에 대한 의견과 같은지?
김영수 디렉터: 그런 곡이 리듬액션 게임을 쉽게 접하게 하는 요소가
있기는 하다. 말씀하신 대로 위 의견과 같으며 넣을 수 있으면 넣고 싶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다만, K-POP은 각 음원을 제작한 기획사들이 고려해야 할 부분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겠지만.
TIG> <프로토콜: 하이퍼스페이스
다이버>는 노트 디자인을 2D 탑다운 방식이 아니라 3차원 방식을 사용했다. 화면도 전환된다. 어떻게 이런 노트 디자인을 개발하게 됐나?
김영수 디렉터: 기본 리듬액션 게임보다 <유비트>를 조금 더 즐겨하다 보니 일반 탑다운 방식의 레인
플레이는 도입하지 않게 되더라. 화면을 조금 더 자유롭게 쓰고 싶은 부분도 있었다. NDS의 <으라차! 싸워라! 응원단!>이 그랬던 것처럼.
지금의 방식은 그런 고민으로부터 시작됐다.
시간의 흐름을 보여줄 수 있는 요소가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하다 보니 ‘공간에
놓여 있는 선’이라는 것을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D 공간에서
선을 따라가는 등 여러 기획을 거치다가 조금 더 입체적인 느낌을 더하자는 결론이 더해지며 3차원 공간
개념을 넣었다. 축 하나에 시간 자체를 매핑시켰다. 물론, 기존 레인 플레이에 익숙한 유저들을 위해서도 관련 모드를 도입했다.
TIG> 처음 트레일러를 통해 접한 음원의 작곡가 분들 때문인지, 리듬액션 게임 마니아들이 꽤 좋아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터뷰
전이었지만 ‘마니악한 성향이 담긴 게임이 아닐까’는 생각도
했었고.
김영수 디렉터: 그렇지는 않다(웃음). 장르 자체가 마니악한 부분은 있지만, 그것을 조금 넓혀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드래곤플라이트>도 그렇고 게임 OST를 통해 해당 게임은 해봤으나 리듬액션 게임을 접하지 못했던 유저의 유입도 노려보고 싶었고, 말씀하신 마니아들도 함께 고려하고 싶었다.
TIG> <프로토콜: 하이퍼스페이스
다이버>이 기존 리듬액션 게임과 차별점이 있다면?
김영수 디렉터: 기본적인 모드 구성은 곡을 사서 원하는 대로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같다. 그러기 위해서 다양한 곡을 선보일 것이고, 내, 외부 음원에 대한 여러 가능성을 두고 접근할 것이다.
옵션 부분에서 ‘VIP 옵션’이라는
기능이 있는데, 스와이프를 없애거나, 화면 반전, 노트를 안보이게하거나 롱노트를 없애는 등 게임 내 다양한 트릭 플레이를 할 수 있다. 꽤 다양한 기능이 들어가 있어 게임을 보다 재미있게 즐기는 데 유용할 것 같다. 옵션 이름 자체에서 주는 느낌처럼 결제할 때마다 기능이 열리는 것이 아니라,
어느 유료곡이라도 하나만 해금하면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했다.
TIG> 도전의식 차원에서, 일정
조건을 달성하면 콘텐츠가 해금되는 요소가 과거 리듬액션 게임에 일부 도입된 바 있다. <프로토콜: 하이퍼스페이스 다이버>의 의향은?
김영수 디렉터: 칭호나 프로필 이미지 등 약간의 도전 요소는 있지만
현재는 별도의 해금 조건은 없다. 보통 그런 방식의 해금 조건을 보면 꽤 어려운, 특정 조건을 달성해야지 이룰 수 있는 것들 것 많더라. 많은 유저들이
즐기기에는 조금 어려운 요소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대신, 요즘 여러 게임을 보면 많이 플레이하면 콘텐츠가 해금되는 방식을
사용하더라. <프로토콜: 하이퍼스페이스 다이버>가 해금 조건에 대해 무조건 넣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만약
넣는다면 이러한 방식으로 들어갈 수는 있을 것 같다. 아무쪼록 유저 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 드린다.
TIG> ESTi, TAK, M2U 등 유명 작곡가들이 많이
참여했지만, 이외에 다른 유명 작곡가와 작업할 계획은?
김영수 디렉터: 기회만 된다면 하고 싶다. 자체 개발, 퍼블리싱하는 여러 게임도 소개되면서 꼭 함께 작업했으면 좋겠다. 물론, 게임이 유의미한 성과를 잘 거둬야 할 것 같다(웃음). 개인적으로는 게임음악 쪽도 소개해보고 싶다. 최근 <데스티니 차일드>를 통해 소개된 <창세기전> 콘텐츠처럼.
TIG> 음원 출시나, 과거
리듬액션 게임처럼 한정판 OST 등을 제작할 계획은?
김영수 디렉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래서 곡 계약을 맺으면서 저작권을 가져오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한정판
OST 제작 같은 경우도 유저 니즈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인도
그렇게 생각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ESTi님도 관련 경험이 있으셔서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TIG> 출시 후 향후 계획이나, 글로벌 서비스 일정은?
김영수 디렉터: 위에서 짧게 말씀 드렸던 대로, 5월 업데이트 통해 추가 음원, 아쉬웠던 부분에 대한 편의 기능을
패치하는 것이 있을 것 같다. 추가 음원은 한 패키지 당 평균 8곡
정도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글로벌 서비스는 출시에 문제가 없는 나라를 제외하고 되도록 많은 국가에 출시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출시 후 다음 주 정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 같다. 언어는 영어, 중국어(번체, 간체 모두
지원), 일본어 정도가 있다.
TIG>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김영수 디렉터: 개인적으로 리듬액션을 좋아했던 것이 이렇게 좋은 게임 개발로까지 이어졌다. 어떻게 보면 참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출시된 만큼 앞으로 추가 음원이나, 여러 콘텐츠 등 보여드릴 것이 더 많다. 많은 의견과 관심 주시면 반영해서 더 좋은 게임으로 보답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