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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NDC 17] '나는 의사, 게임은 환자' 아키에이지 회복 프로젝트

NDC 2017 '아키야 아프지 마! 사랑해!' 강연 정리

최영락(가나) 2017-04-25 22:09:22

게임은 누군가에게 재미, 콘텐츠, 취미, 상업적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 게임을 환자로 보는 사람이 있다. 바로 엑스엘게임즈 게임 <아키에이지>의 조용래 기획팀장이다. 강연 시작에 앞서 그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의료의 윤리적 지침)와 함께 게임사 팀장으로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털어놨다.

 

2007년부터 시작된 게임 개발 노력과 함께, 그가 참여한 <아키에이지>는 2013년 OBT를 앞두고 있었다. 오프라인 홍보물을 보며 힘을 냈고, 클라이언트에 이름이 등재된 것을 보며 뿌듯해했다. 그러나 그에게 찾아온 것은 다름 아닌 '암'. 조용래 팀장은 정기검진과 수술, 지연 치료 등 투병 생활을 통해 아픔을 극복했다.  

 

조용래 팀장의 암은 나았지만, 그가 있는 회사와 게임에는 수술과 진료가 필요했다. 조 팀장은 환자를 <아키에이지>, 의사를 팀장 자신으로 비유하며 <아키에이지>의 회복 과정을 설명했다. / 디스이즈게임 최영락 기자


 

엑스엘게임즈, <아키에이지> 조용래 기획팀장

 

 

# 진단부터 긍정적인 마음까지, 라이브 업데이트에서 중요한 점

 

조용래 팀장은 라이브 업데이트에서 크게 4가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의사가 환자를 진료해 현황을 인식과 치료법을 찾아 적용하는 것처럼, 게임에도 이와 같은 진행 과정을 적용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① 현실 인식: 조용래 팀장은 먼저 <아키에이지>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업데이트와 패치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단 말이다. 환자를 먼저 진단해 어떤 식으로 치료하느냐 방법을 찾는 것처럼, 게임에서도 부족했던 업데이트와 패치를 인정해야 더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② 증상에 따른 대응 방법과 시기를 파악/판단: 병과 원인을 확인하면, 그에 알맞은 처방을 내리는 게 의사의 일이다. 조 팀장는 빠른 치료(수술, 전면적 개편), 지연 치료(일부 개편, 추후 전면 진행), 새로운 치료법(새로운 콘텐츠, 방식 도입) 등을 언급하며 각 게임이 가지고 있는 요소에 알맞은 업데이트와 패치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 팀장은 각 증상에 대한 처방을 <아키에이지> 업데이트에 접목해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는지 설명했다.

 

③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믿음 / ④ 치료 계획을 미리 공유: 환자를 치료함에 있어 의사의 진단과 처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환자의 믿음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게임이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마음은 게임 개발팀뿐만이 아니라 유저 모두에게 있어야 한다고 봤다. 조 팀장은 장, 단기적으로 업데이트를 어떻게 해서 게임을 건강하게 만들 것인지 보여주고, 이를 통해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공감대를 형성해야 된다고 봤다.

 




 

 

# 기획팀, 우리부터 진단하고 바꾸자

 

조용래 팀장은 기획팀장이 된 이후 <아케에이지>의 건강을 위해 먼저 기획팀의 사정부터 진단하고 그 치료법을 도입했다. 유연한 조직을 만들고, 미래를 위한 자세를 가다듬었다.

 

① 유연한 조직: 과거 히딩크 감독의 사례를 들어 '닉네임 제도'를 도입하고, 모두와 함께 기획 현황을 공유할 수 있도록 바꿨다. 닉네임 제도를 통해, 하급 직원이 상급자에게 편하게 말함으로 조직 내 상황 대응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게 만들었다. 또 여러 콘텐츠가 엮여있는 상황 속에서도 전체적인 흐름과 다른 사람의 일이 자신의 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는 공유의 장을 구성했다.

 

② 미래를 내다보는 기획: 아울러 조 팀장은 장기적인 계획 패치에서 올 수 있는 일부 반발에 반응하지 않고, 올바른 게임 만들기에만 주력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모두가 함께 만들어간다는 인식이 필요했다고 봤다. 개발자 뿐만이 아니라 유저와 함께 게임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오키드나의 증오부터 아키다움까지, <아키에이지> 진단과 치료

 

지난해 여름부터 '오키드나의 증오'를 시작으로 게임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시작됐다. 각 업데이트마다 목표를 정하고, 상황과 요소에 알맞은 치료법을 간구했다. 

 

'오키드나의 증오' 업데이트를 앞두고 조용래 팀장은 <아키에이지> 유저 분석부터 시작했다. 기존에는 전투 콘텐츠에 집중하는 '육식' 유저와 경제, 생산 활동 등 생활 콘텐츠에 집중하는 '초식' 유저로 구분했다. 그러나 조 팀장은 모든 유저를 초식 유저로 해석하고, 이 중에 60%를 육식 유저로 진단했다. 

 

'새로운 유저 유치'라는 목표를 삼아, 진단에 따라 <아키에이지> 내에 생활 시스템(노동력, 생활점수)을 전면 개편(수술)하고, 일부(경제 시스템, 무역)는 1차적인 개선(지연 치료)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일부 매출은 줄어들었지만, 장기적으로 게임에 좋은 결과라고 판단했다. 경제 시스템 중 하나인 무역의 경우 상황을 분석해 일부를 수정하고, 추후 개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여기에 새로운 치료법으로 새로운 종족을 추가하고, 성장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종족을 특성화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유저를 유치하고, 게임에 대한 이탈률을 줄였다. 그 결과 새로운 종족에 대한 신규/복귀 회원의 이탈률이 낮아졌다. 

 

'오키드나의 증오' 업데이트 전후로 간담회와 행사, 영상 등을 통해 유저와 소통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아키에이지>에 대한 정기점검을 수시로 진행했다.

 


 


 


 

올해 1월에 진행된 '태초' 업데이트에서도 조 팀장의 분석과 치료, 그리고 점검 행보는 계속됐다. 지난 업데이트에서 임시 개선된 무역 시스템을 변경(수술)했다. 처음에는 시스템이 많이 바뀌어 어려움도 많았으나, 장기적인 게임 발전을 위한 선택이었다.

 

더불어 아이템 제작 시스템을 변경해, 유저들의 아이템 강화에 대한 스트레스는 줄이고 실패 확률은 줄이는 결과를 냈다. 레이드 관련 업데이트에 대해서는 대폭 수술 대신 지연 치료를 선택해, 황금 시간대에 모든 레이드 몬스터가 출연할 수 있도록 변경시켜 강한 세력의 독점을 완화시켰다.

 

새로운 치료법으로는 독립서버를 도입했다. 모든 서버와 차단 된 독립된 환경의 서버를 만들었다. 신규 계정 기존 잔존율은 15% 정도였지만, 독립서버에서는 첫날 37%를 기록하며 현재까지도 유저 잔존율이 높은 서버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태초 업데이트 전후에도 자주 만나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다. 전국을 오가며 강연과 결혼식 참석 등을 통해 유저 와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유지했다. 단순히 형식상의 출연이 아닌, 유저와의 대화를 통해 업데이트 내용을 전달하고 의견을 듣는 자세를 취했다.

 



 

 

 

# '아키에이지 선서'와 함께 강연을 마치며 

 

조용래 팀장은 어린 시절에서 지금 성장한 본인의 모습과 기르는 새의 성장 모습을 보여주며, <아키에이지>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라이브 서비스 5년 차에 성장하고 있는 <아키에이지>를 강조했다. 게임 내 상승세를 보여주는 그래프(순수 이용자 지표)를 보여주며, 시기에 따라 하락은 있었지만 업데이트와 패치를 통해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키에이지 선서]

"이제 아키에이지 업데이트에 종사할 허락을 받음에

 나의 생애를 아키다워지는 업데이트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

 

조 팀장은 앞전에 소개했던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빗대 '아키에이지 선서'를 소개했다. 더불어 그는 '아키에이지' 선서와 함께 "<아케에이지> 너와 함께 한 날이 눈부셨다"는 말을 남기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아키에이지 너와 함께 한 날이 눈부셨다. 

 업데이트 반응이 좋아서, 업데이트 반응이 좋지 않아서, 업데이트 반응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