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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NDC 17] 보상이 아니라 ‘감성’이다! 몬스터슈퍼리그의 리텐션 15% 개선 비법

스마트스터디 정서연 PM이 말한 라이브 노하우

김승현(다미롱) 2017-04-25 14:38:33

리텐션. 유저들의 재접속률을 뜻하는 이 단어는 라이브 서비스를 하는 입장에선 목을 맬 수 밖에 없는 수치다. 리텐션이 낮다는 것은 유저들이 게임이 매력을 못 느끼고 이탈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많은 게임사가 각종 이벤트나 보상을 통해 이 수치를 높이려고 애를 쓴다.

 

스마트스터디가 개발하고 4:33이 퍼블리싱하는 <몬스터슈퍼리그> 또한 이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보상 위주의 대책은 매번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스마트스터디가 고민 끝에 주목한 것은 '감성'이었다. <몬스터슈퍼리그>의 초기 리텐션을 기존 대비 15% 끌어 올린 스마트스터디의 노하우를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스마트스터디 정서연 개발 & 라이브 PM

 

 

<몬스터슈퍼리그>는 마음에 드는 몬스터를 '포획'하고 '진화'시키는 수집형 모바일 RPG다. 모바일 RPG 대부분이 그렇긴 하지만, 수집형 RPG는 특히나 유저들이 초반에 게임(혹은 캐릭터)에 대해 애정을 가지는 것이 필수다. 때문에 스마트스터디도 게임의 출시 전부터 리텐션에 대한 전략을 짰다. 

 

스마트스터디가 집중한 무기는 3개였다. 구체적으로 ▲ (모바일게임이니만큼) 초반 빠른 어필, ▲ (수집형 RPG이니 만큼) 유저에게 운 좋은 계정이라는 느낌을 선사, ▲ (게임에 쉽게 접근하게 해) 유저에게 똑똑한 플레이어라는 느낌을 선사하는 것이 그 무기였다.

 


 

스마트스터디는 이 세 요소를 강조하기 위해 2개 장치를 준비했다. 첫 번째는 <몬스터슈퍼리그>의 대표 캐릭터인 '미호'였다. 먼저 게임의 대표 캐릭터를 '미호'라는 예쁘장한 몬스터로 설정해 마켓 딴에서부터 유저들의 눈길을 끌었다(초반 어필). 그리고 이 미호를 좋은 성능의 희귀 캐릭터로 설정하되 유저에게는 비교적 빠른 시점에 제공해, 유저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주도록 신경썼다(운 좋은 계정, 똑똑한 플레이어).

 

두 번째는 '임무' 시스템이다. <몬스터슈퍼리그>는 임무 난이도를 보석 장착 1회, 스테이지 클리어 1회 같은 식으로 극도로 쉽게 설정해 유저들에게 '내가 게임을 잘 하고 있어'라는 감정을 주도록 신경썼다. 또한 임무의 흐름을 포획, 진화 등 게임을 하며 필요한 과정을 자연스럽게 거치도록 해 유저가 자연스럽게 게임에 익숙해지게 만들었다. (똑똑한 플레이어)

 

하지만 이런 스마트스터디의 전략과 달리, 초반 리텐션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수집형 RPG로선 좋지 않은 시작이었다. 스마트스터디는 일단 유저들이 어디서 떨어져 나가는지, 그 유저들 중 어떤 이들을 잡아야 할 지 분석하기 시작했다.

 


 

 

# 어떤 이탈 유저를 캐어해야 할까?

 

분석 결과, 초반 유저들이 가장 많이 이탈하는 구간은 ▲ 리소스 다운로드 & 게임 인트로 구간, ▲ 튜토리얼 구간, ▲ 튜토리얼 완료 직후, ▲ 1지역 보스 클리어 후 4개였다.

 

그렇다면 이 4개 구간 중 어떤 구간의 이탈 유저를 잡아야 할까? 일단 ▲ 리소스 다운로드 & 게임 인트로 구간, ▲ 튜토리얼 구간 이탈자는 깔끔하게 포기했다. 이 구간에서 이탈하는 유저는 애초에 <몬스터슈퍼리그>와 맞지 않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리소스 다운로드 게임 인트로 구간에서 떠나는 이들은 이 단계에서 보이는 소개 만화나 아트웍에서 실망한 이들이다.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몬스터슈퍼리그> 자체의 화풍이나 그래픽을 바꿔야 하는데, 결국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게 된다. 

 

비슷한 이유로 튜토리얼 중 이탈한 이들은 튜토리얼에서 보여주는 게임의 기초 시스템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들이다.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결국 게임의 틀 자체를 바꿔야하기 때문에 이 또한 라이브 게임으로선 고려 대상이 아니다.

 


 

결국 잡아야 하는 유저는 ▲ 튜토리얼 완료 후, ▲ 1지역 보스 클리어 후 이탈하는 유저다. 이 단계까지 진행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몬스터슈퍼리그>라는 게임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단, 그렇다고 두 단계의 이탈자 모두를 캐어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예를 들어 튜토리얼을 완료하고 바로 이탈한 유저는 튜토리얼에서 게임의 시스템을 끝까지 봤지만 이에 만족하지 못한 사람이다. 1지역 보스를 클리어한 후 바로 게임을 접은 이는 1지역이라는 게임의 한 '사이클'이 보여준 흐름에 만족하지 못한 이들이다.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어떤 식으로든 대공사가 필요하다. 

 

오히려 여기서 집중해야 할 유저는 튜토리얼, 1지역 보스를 깬 후 다음 스테이지를 진행했지만 이네 떠난 이들이다. 이들은 튜토리얼, 1지역이라는 게임의 '한 사이클'을 거친 후 이에 만족해 다음 콘텐츠까지 플레이하려 한 이들이다. 즉, 이들이 떠난 이유는 그 구간에서 처음에 느낀 매력을 상쇄할만한 '부정적인 경험'을 했거나, 처음 느낀 매력을 더이상 느끼지 못했다는 의미다.

 

개발진은 이들에 집중했다. 게임의 기본적인 의도와 틀은 유지한 채, 이를 저해하는 요소를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초반 리텐션 개선, 보상이 아니라 감정으로 접근하라

 

개발진이 가장 먼저 사용한 방법은 초기 콘텐츠의 '보상'을 대폭 상향하는 것이다. 초반에 이탈한 유저들의 게임의 난이도(≒ 부족한 자원)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튜토리얼 보상, 도전과제 보상, 보스전 보상 등이 최대 10배 가까이 상향되었다. 데이터만 바꾸면 되기 때문에 업데이트 적용도 빨랐다.

 

결론부터 말하면 실패였다. 초반 리텐션이 근소하게 오르긴 했지만, 오픈 마케팅이 끝나 허수 유저(게임에 큰 관심 없지만 광고 때문에 이끌린 유저들)가 빠지는 것을 감안하면 의미 없는 수치였다.

 

실패 원인은 '보상' 그 자체였다. 이후 자체 분석 결과, 초보 유저들에게 '보상' 증가는 큰 의미 없는 수단이었다. 초반 이탈자의 대부분은 게임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은 상태다. 이런 이들에게 보상을 더 많이 주어봤자 이것이 좋다는 것이 체감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유저가 게임에 애착을 갖기 전 주어지는 큰 보상은 오히려 유저가 게임을 '기계적으로' 대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때문에 스마트스터디는 2차 업데이트에서는 '감성'에 집중했다. 이들은 유저들이 처음 패배를 했을 때 이탈률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첫 패배 시점에서 '패배'라는 부정적인 경험을 잊을 만한 장치를 넣었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게임의 마스코트인 '미호'였다. 

 

미호는 처음부터 초보 유저들이 처음 얻는 희귀 몬스터이자, 메인 몬스터로 기획되었다. 때문에 스마트스터디는 유저들이 패배하는 시점 이전에, 스테이지에서 미호를 더 자주 만나고 포획할 수 있도록 게임의 디자인을 바꿨다. 패배 전에 미호라는 고급 동료를 우연히(?) 만나 스테이지 패배라는 부정적인 경험을 상쇄하게끔, 그리고 이렇게 얻은 미호를 통해 패배를 극복하고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게끔 하는 것이 목표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절반의 성공이었다. 분명 이 업데이트를 통해 초반 유저 리텐션이 유의미하게 상승하긴 했다. 하지만 이 상승폭은 스마트스터디가 예상했던 것보다 미약했다.

 

분석 결과, 원인은 간단했다. 애초에 첫 패배 이후 이탈하는 유저는 그들이 캐어해야 할 유저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몬스터슈퍼리그> 디자인 상, 유저의 첫 패배는 1지역 이후에 발생한다. 즉, 개발진은 그래프에 홀려 집중 캐어할 타깃을 잘못 설정한 셈이다.

 

다만 이것이 의미 없는 업데이트는 아니었다. 이 업데이트 덕에 개발진은 초반 유저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보상보다는 감성에 주력해야 한다는 원칙을 체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3차 업데이트에서 큰 힘이 되었다.

 


 

 

# 대체 어디가 문제지? 유저 입장에서 분석하기

 

개발진은 3차 업데이트를 하기 앞서, 초보 유저들이 게임을 하며 어떤 동선(?)을 따라가고, 이 때 어떤 부분에서 어떤 부정적인 경험을 하는지 집중 분석했다. 그들이 봤을 땐 게임의 초반 플레이는 UI 상에 표시되는 빨간 표시만 잘 따라가면 어떤 어려움도 없이 돌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답은 의외로 쉬운 곳에 있었다. 커뮤니티에서 본 글 하나가 실마리였다. 

 


 

개발진은 글을 보고 초반 진행을 다시 한 번 살펴봤다. 포획 임무가 주어지기 전 단계에서 게임의 오토 플레이가 해금됐고, 미호의 '하드 캐리'를 통해 스테이지를 쉽게 클리어한다. 이렇게 '모험 1회' 임무가 완료되고, 유저는 다음 스테이지를 플레이한다. 오토가 활성화 돼있고, 미호의 하드 캐리로 스테이지가 깨진다. 이 과정에서 '포획'이라는 수동 조작이 묻혀지고 포획 임무 또한 자연스럽게 실패하게 된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유저가 1지역을 다 깬 이후, 다시 깬 지역을 되돌아가야 하는 '부정적인 경험'으로 이어졌다. (내 실수 때문에 스테미너를 낭비하니까) 그리고 이는 <몬스터슈퍼리그>가 초반에 모토로 한 '똑똑한 플레이어'라는 감성이 깨지는 것을 의미했다.

 


 

그렇다면 이 '포획'을 까먹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처음엔 '텍스트'로 강조하는 것을 생각했지만, 어차피 포획 임무를 까먹는 이들은 텍스트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포기했다. 포획 버튼을 강제로 누르게 하는 것도 생각했지만, 이미 포획 임무가 주어지는 시점이 '자유 플레이' 시기라 이 또한 포기했다.

 

개발진이 마지막에 선택한 방안은 '희귀 몬스터'의 등장 빈도를 대폭 늘리는 것이었다. <몬스터슈퍼리그>는 희귀 몬스터가 나왔을 때 해당 캐릭터를 클로즈업하고 부각시키는 연출을 보여준다. 개발진은 이 연출이 유저들에게 포획을 잊지 않게 하는 장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선태은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희귀 몬스터를 통해 포획 기능이 부각됨에 따라 유저들이 포획을 잊는 부정적인 경험도 줄었다. 또한 희귀 몬스터의 잦은 출몰은 지역 별로 배정된 희귀 몬스터를 부각시켜 수집형 RPG라는 감성도 더욱 강화했다. 유저가 희귀 몬스터를 자주 만나 '난 운 좋은 계정이야'라고 생각하게 된 것도 좋은 결과였다.

 

개발진은 이 결과를 적극 받아들여, 4차 업데이트에서는 희귀 몬스터가 나올 때 전용 일러스트와 대사까지 나오도록 하는 등 '감성'적인 면을 더욱 강조했다. 그 결과, 4차 업데이트 이후 <몬스터슈퍼리그>의 초반 리텐션은 기존 대비 15% 이상 상승했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정서연 PM의 말을 빌리면 "감성의 힘"이었다.

 


 

 

# '감성'이 만든 누적 매출 2천만 달러

 

이러한 '감성'적 접근은 이후 <몬스터슈퍼리그>의 운영 기조로 확립됐다. 개발진은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미호' 캐릭터의 등장 빈도를 높여 유저가 느끼는 '운 좋은 계정'이라는 감정을 강화함은 물론, 그간 미흡했던 '진화 튜토리얼'도 자연히 보강되었다. (같은 캐릭터를 여럿 얻게 되니 같은 캐릭터 여럿이 필요한 진화도 자연히 관심가지게 되었다)

 

감성이라는 장치는 중장기 리텐션 관리라는 측면에서도 성공적이었다. 예를 들어 출석체크 이벤트 보상으로 특정 몬스터를 설정했을 때도, 매일 그 몬스터가 유저에게 새로운 대사를 건내 '몬스터가 유저를 기다린다'라는 느낌을 주니 이벤트 완주율이 크게 높아졌다. 

 

3월 진행된 5성 캐릭터를 지급하는 '영웅의 계약' 이벤트에서는 이 '감성'이란 장치가 대박을 냈다. 이벤트 구성을 유저와 몬스터가 '계약'을 했다고 설정한 후 몬스터 대사와 푸쉬 메시지를 설정하니, 15일 연속 출석이라는 쉽지 않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간 유저들의 리텐션이 30% 가까이 상승했다.

 


 

개발진은 이후에도 이런 감성 요소를 적극 활용해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미호와의 빙고 게임' 콘셉트로 접속 시간 유지 이벤트를 진행해 피크타임 동시 접속자를 15%까지 상승시켰다. 유저와 유저 간 감성 요소를 살리기 위해 '클랜' 장치를 만드니 게임의 중수급 유저들의 리텐션이 20% 가까이 상승하기도 했다. 

 

<몬스터슈퍼리그>는 이런 노력에 힘입어 출시 8개월을 맞이한 현재, 글로벌 누적 매출 2천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스마트스터디 정서연 PM은 게임의 이런 서비스 이력을 이야기한 뒤 "게임을 서비스하면 많은 유혹을 받습니다. 경쟁작이 각성 캐릭터 같은 것을 뿌리면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조바심도 많이 들죠. 하지만 만약 여러분의 게임이 추구하는 감성이 있다면, 이것을 공고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감성만 단단하면 이후 5성 캐릭터 이벤트 같은 것을 해도 훨씬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라며 강연을 끝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