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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NDC 17] HIT, 모두가 꺼렸던 '글로벌 원빌드' 성공시킨 방법

넷게임즈 ​김동근 기획팀장의 '이미 성공한 <히트> 글로벌에서 성공시키기' 강연

이영록(테스커) 2017-04-28 15:45:31

넷게임즈의 <히트>​는 2015년 11월 국내에서 론칭해 좋은 성적을 거둔 이후, 이듬해 7월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중국, 일본을 제외한 140개 나라 11개 언어로 출시됐다.

 

<히트>는 요즘 모바일게임들이 현지화 어려움으로 잘 채택하지 않는 글로벌 원빌드로 서비스됐다. 모두들 반신반의했던 상황. 하지만 <히트>는 론칭 9개월 만에 다운로드 수 1,000만을 달성하고, 76개 국가에서 RPG 부문 1위를 달성했다.

 

과연, <히트>가 글로벌 원빌드라는 부담을 극복하고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는 무엇일까? <히트>를 개발한 넷게임즈의 김동근 기획팀장으로부터 '이미 성공한 <히트> 글로벌에서 성공시키기' 강연을 들어봤다. / 디스이즈게임 이영록 기자


  

 넷게임즈 금동근​ 기획팀장 

  

 

# 글로벌 원빌드​, 어디로 가야하오

 

게임 글로벌 론칭 시 원빌드를 하기로 결정했다면, 오픈 전 방향성을 잘 잡아야 한다. 글로벌 원빌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둬야 한다. 

 

우리는 <히트> 글로벌 원빌드를 대비해, 기존 버전의 게임 시스템과 콘텐츠는 유지하되 서버 선택, 언어 선택 등시스템 등 글로벌 원빌드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만 개발했다. 또 게임 시스템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기획 데이터로 관리할 수 있는 밸런싱에 집중했으며, 엔진의 블루프린트로 콘텐츠를 ON/OFF해 데이터 패치로만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 글로벌 원빌드, 성공의 최소 필요 조건 3가지

 

우리가 <히트>를 글로벌 원빌드로 론칭하기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요소는 언어, 시차, 이탈률 세 가지다. 이 세 가지 요소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도 마련되지 않는 것이나 다름 없다.

 

첫 번째 '언어'는, 글로벌 론칭되는 140개국의 유저들이 <히트>을 실행하고 게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읽을 수 있는 언어를 제공해야 했다. 우리는 글로벌 <히트>에 11개 언어를 추가했다. 게임 설치 후 최초 구동 시 핸드폰 디바이스 언어를 체크해 11개 언어 중 하나가 자동으로 선택되게끔 했다. 11개 언어 중 해당 사항이 없으면 국가별로 미리 지정해 둔 언어가 선택되게끔 했다. 

 

 글로벌 론칭에 필수적인 것부터 개발해야 한다

  

게임 내에 들어가는 '텍스트'는 11개 언어를 추가하면서 해결했다. 하지만 언어가 달라질 경우 한 줄짜리 UI에서 텍스트가 넘치거나 자간, 줄간격이 엉망이 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우리는 정해진 간격 안에서 자동으로 줄내림과 크기 조절이 되도록 설정했다. 두 가지 방법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케이스에서는 번역을 수정하거나 별수 없이 엉망인 그대로를 보여줄 수 밖에 없었다. 배너에서 쓰이는 언어는 '영어'로 통일했다. 대만의 경우에만 '대만어' 배너가 표시되도록 했다. 

 

두 번째 '시차'. <히트> 입장에서는 오후에 레이드를 오픈하거나 이벤트를 시작하더라도 런던에 사는 유저와 벤쿠버에 사는 유저는 한창 잠들어야할 새벽일 수 있었다. 우리는 <히트> 클라이언트에 GMT 시간을 기준으로 시차를 자동으로 계산하여 인게임에 출력되게 설정했다. 모든 콘텐츠는 서버 시간을 기준으로 ON/OFF됐다. 

 

  

마지막 '이탈율'. 국내와 달리 모바일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은 해외에서는 <히트>의 높은 용량이 큰 진입장벽이자 게임 이탈 요소로 작용했다. 앱을 내려 받은 후에도 긴 시간동안 추가 다운로드를 진행해야 했다. 유저들은 긴 추가 다운로드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게임 시작 전부터 이탈했다. 

 

추가 다운로드 시간을 기다릴만한 유인책이 있어야 했다. 우리는 추가 다운로드 시간동안 볼 수 있게 한 웹툰을 시네마틱 영상으로 교체했다. 게임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시네마틱 영상 덕분에 초반부의 유저 이탈율이 크게 개선됐다. 

 

게임 난이도로 인한 이탈도 개선했다. <히트> 글로벌 버전에서 많은 유저들이 초반 모험 지역에서 이탈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우리는 이탈률이 높은 구간을 분석해 액션과 성장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계속해서 밸런스를 조정했고, 어느정도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웹툰을 시네마틱 영상으로 교체하자 이탈율이 크게 개선됐다.

  

 

# '히트'의 글로벌 원빌드 9개월, 앞으로의 목표

 

이러한 시도 덕분에, <히트>는 글로벌 원빌드로 다운로드 수 1,000만, 76개 국가에서 RPG 부문 1위라는 성적을 거뒀다. 국내 론칭되고 서비스됐던 9개월보다 글로벌 론칭 후 9개월 간 더 많은 유저가 유입됐다. 현재 94개 국가에서 RPG 부문 게임 랭킹 100위 안에 들어가 있고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그렇게 <히트>는 성공적으로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에 안착했다. 우리는 글로벌 <히트>에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시장에서 게임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  

 

  <히트>의 2017년 목표

 

 

# '키키'가 비인기 캐릭터라고? <히트>의 재미있는 지표

 

끝으로, 김동근 ​기획팀장​은 <히트>의 국가별 매출 성향, 글로벌 캐릭터 선호도 등 ​몇 가지 재미있는​ 지표를 공개했다. 

 

먼저, '캐릭터 생성 수'. 보통 여성 캐릭터인 '키키'가 유저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남성 캐릭터 '루카스'와 '휴고'가 가장 많이 생성됐다.

 

아시아에서는 '루카스'가 1등이며 키키는 4등이다. 북아메리카와 유럽도 마찬가지. 김동근 기획팀장은 전 지역에서 5위를 차지하고 있는 '레나'가 <히트>에서 가장 나중에 추가된 캐릭터라는 것을 감안하면, 키키는 어쩌면 레나와 비슷한 수준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생성된 <히트> 캐릭터 수 

 

 유럽 지역에서 생성된 <히트> 캐릭터 수​ 

  

  북아메리카 지역에서 생성된 <히트> 캐릭터 수​​ 

 

또 다른 지표로 지역별 최고 레벨이 가장 많은 캐릭터도 공개했다. 놀랍게도 <히트>에 가장 뒤늦게 합류한 '레나'가 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 세 지역 모두에서 최고 레벨이 가장 많은 캐릭터를 차지하고 있었다. 김동근 기획팀장은 신규 캐릭터 추가 효과 또는 성능이나 취향 문제였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조금 더 지켜보며 분석할 것임을 밝혔다. 

 

모든 캐릭터가 가장 많이 생성된 국가는 아시아에서는 태국, 유럽에서는 덴마크, 북미에서는 미국이 차지했다. 매출이 가장 높은 국가로는 아시아에서는 대만, 유럽에서는 프랑스/독일, 북아메리카에서는 미국이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는 태국이 가장 많은 캐릭터를 생성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와 독일이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월초 효과와 업데이트 효과가 없거나 적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국내 시장에서는 월급이 지급되는 월초에 매출이 급격하게 오르는 '월초 효과'가 크게 나타났지만, 유럽과 북미에서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월초에도 결제율이 오르지 않았다. 

 

업데이트 효과도 마찬가지다. 국내와 아시아 지역에 비해 유럽과 북아메리카 시장은 업데이트에도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매출 반응을 보여줬다. 

  

 한국과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는 '월초효과'가 없다시피 하다.



아시아 지역이 업데이트에 따른 매출 반응이 가장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