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벤디가 액티비전을 인수했다. 이에 따라 <콜 오브 듀티> <기타 히어로>의 액티비전과 <WoW>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의 블리자드가 합쳐진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탄생했다.
비벤디는 2일 블리자드와 시에라의 모회사 '비벤디 게임즈'(Vivendi Games)와 액티비전의 합병을 발표하고, 액티비전의 이름을 '액티비전 블리자드'로 변경하면서 자회사인 블리자드와 재정적, 전략적으로 협력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 연매출 3조5천억, EA 압도하는 최강 게임사 탄생
비벤디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신규 주식의 매입과 구주 인수 등 액티비전 인수에 투입된 자금은 무려 189억 달러(약 17조 4,090억원)에 달한다. 천문학적인 액수를 통해 탄생한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매출 규모면에서 EA를 압도하는 최대 게임사가 되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합병발표 이전 액티비전의 2007년 추정 매출액만 38억 달러(약 3조5천억원)였다. 이 수치는 EA가 2007년 회계년도(2006년4월1일~2007년3월31일)에 기록한 30억9천 달러의 매출을 뛰어넘는 수치다. 여기에 블리자드도 2007년 매출액이 11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어 두 회사의 매출을 합칠 경우 50억 달러에 육박하게 된다.
최근 매출감소로 구조조정을 진행중인 EA와 달리, <WoW>의 매출이 계속 늘어나고 <스타크래프트2>를 비롯한 신작들이 줄줄이 예고된 블리자드와 캐쉬카우 <기타 히어로>에 <콜 오브 듀티>까지 보유한 액티비전의 막강 라인업을 가진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전망은 매우 밝다. 물론 EA가 바이오웨어와 펜더믹 스튜디오를 인수한 것이 앞으로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도 관건이다.
비벤디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2009년 영업 이익만 11억 달러(약 1조 13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스닥 상장사인 액티비전의 운영은 기존과 같이 계속 유지되며, 비벤디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지분 68%를 확보하게 됐다. 합병은 2008년 상반기 중으로 완료된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회장은 비벤디 게임즈의 회장이었던 '르네 페니슨'과 액티비전의 공동 회장이었던 '브라이언 켈리'가 공동으로 맡게 됐다. 블리자드의 설립자겸 CEO인 마이크 모하임은 직책을 유지하면서 계속 블리자드의 경영을 책임진다.
◆ 비벤디, "블리자드 MMO의 가치 증대" 강조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탄생이 당장 두 회사 개발조직의 물리적인 결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모회사인 비벤디는 앞으로 액티비전과 블리자드의 특장점을 유지하면서 게임 사업과 전개에 있어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즉, 전략적으로 상승효과가 뚜렷한 카드만 골라서 실속을 챙기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합병에 따라 탄생한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콜 오브 듀티> <기타 히어로> <토니 호크> 시리즈를 보유한 액티비전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의 블리자드 막강 라인업을 동시에 보유한 최강의 게임사가 될 전망이다.
주목할 것은 비벤디가 합병 보도자료 서두에 '온라인 비즈니스의 강화'를 강조했다는 점이다.
비벤디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거래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MMO 비즈니스의 가치를 더욱 높여줄 것이다(Transaction Will Unlock Value of Blizzard Entertainment's Massively Multiplayer Online Games Business)"라고 강조하고 있다. 과연 이것이 앞으로 벌어질 어떤 일을 암시하는 것인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액티비전의 로버트 코딕 CEO는 930만 유료 회원을 보유한 <WoW>를 언급하면서 "비벤디 게임즈에 합류함으로써 중국과 한국을 아우르는 아시아 시장의 핵심인 온라인게임 비즈니스의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WoW> <스타크래프트>, 그리고 발표되지 않은 라인업을 보유한 블리자드는 우리에게 PC와 콘솔을 아우르는 막강한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공동 설립자겸 대표는 "PC게임 시장을 선도하는 블리자드와 콘솔 시장의 강자인 액티비전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에서 무한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블리자드는 전세계 게임팬들을 위한 게임 개발을 지속해 나갈 것이며, 이번 파트너쉽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