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률 前 회장은 억울하다.”
익명을 요구한 그라비티 김정률 前회장의 한 측근 A씨는 19일 소프트뱅크의 계열사인 겅호가 그라비티를 합병하기 위해 김정률 前회장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김정률 前회장이 <라그나로크 온라인>(이하 <라그나로크>)의 로열티 600만 달러를 횡령했고 이에 대한 감사위원회를 구성했다는 그라비티의 나스닥 공시 내용에 대해 “이미 3년 전에 있었던 일이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당시 회사 사정을 알면서도 지금 이 같은 공시를 내보낸 것은 계획된 음모”라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그라비티는 2001년부터 3년 연속 적자상태였고 <라그나로크> 상용화로 수익이 발생하긴 했지만 삼성전자와 써니YNK에 수익의 50%를 떼주는 상황이어서 마케팅 예산마저 빠듯했다. 이런 와중에 김정률 前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지난 2002년 말 <라그나로크>의 로열티 일부를 마케팅과 홍보 비용으로 쓸 것을 결정했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김정률 前 회장은 그라비티가 횡령했다고 주장하는 600만 달러에 이자비용까지 포함해 총 78억 2,500만원을 이틀 전인 17일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관련 보도자료] 그라비티, "김정률 前회장 조사중" |
3년전 사건 다시 들추는 이유는?
소프트뱅크와 계열사인 겅호가 그라비티의 조직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이라는 것이 내부관계자의 말이다.
이번 사건을 빌미 삼아 신임
또 해외수출의 주역으로 그라비티의 숨은 일등공신인
김정률 前회장의 측근들을 모두 솎아내 소프트뱅크의 친정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는 것이 내부 관계자의 말이다.
겅호의 그라비티 합병을 위한 수순
현재 겅호의 자회사인 EZER이 소유하고 있는 그라비티 지분은 52%. 최대주주인 김정률 회장의 지분을 모두 인수했지만 합병절차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15%의 지분(우호지분 포함)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현재의 그라비티 나스닥 주가를 더 떨어뜨려 15%의 지분을 저렴하게 매입하기 위해 그라비티에 좋지 않은 내용들을 계속 들춰내고 있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법적인 절차에 들어가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의 내부사정을 나스닥에 공시까지 한 것도 이런 이유다.
이에 대해 그라비티는 감사위원회가 이번 공금횡령건을 조사중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밝혀지는 대로 발표하겠다며 더 이상의 얘기를 피했다.
한편 김정률 前회장은 현재 자택에서 새로운 게임사업을 구상 중이다. 측근에 따르면 김 前회장은 게임개발사를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