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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동접 20만, 룬 스케이프의 매력은?

부분유료화 플래시 MMORPG ‘룬 스케이프’

고려무사 2008-02-29 10:53:45

지난해 말 야후(YAHOO)에서 선정한 올해의 검색어 중에 일반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단어 하나가 올라왔다. 이 단어는 2007년 야후에서 일곱 번째로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를 차지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패리스 힐튼, 린제이 로한, 제시카 알바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예인이 대부분 상위 검색어를 휩쓸었지만, 필자의 관심을 끈 단어는 바로 <rune scape>(룬 스케이프)였다. <룬 스케이프> 2006년에도 TOP10 검색어에 올랐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2년 전쯤에 ‘rune scape’라는 용어를 게임업체 관계자로부터 처음 들었다. 자바로 만들어진 플래시 MMORPG라며 게임을 소개했던 관계자는 <룬 스케이프>가 지금 유럽과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며 온라인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룬 스케이프>는 어떤 게임?

 

<룬 스케이프>는 플래시 MMORPG당연히 게임 용량이 매우 작다. 따로 클라이언트 다운로드할 필요가 없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접속하고 즐기면 그만이다.

 

게임에 필요한 PC 환경은 그야말로 '최소' 사양이다. 펜티엄1에서도 돌아가는 게임이다. <룬 스케이프>는 ‘Low Detail’‘High Detail’이라는 두 가지 클라이언트로 서비스된다. 요즘 유저들의 PC사양이라면 무조건 ‘High Detail’을 선택하면 된다.

 

플래시 게임 회사 JAGex에서 만든 <룬 스케이프>는 현재 부분유료화 방식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게임 자체는 무료이지만 돈을 낼 경우 일종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받는 형태다.

 

게임 그래픽은 최근 나오는 온라인게임과 비교해서 형편없다. 언뜻 보면 아마추어 개발자가 만든 2D MMORPG 같다.

 

하지만 <룬 스케이프>는 동시접속자 수가 20만명을 넘는 게임이다. 야후 올해의 검색어에서 7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2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다음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유치해 보이는 게임이 왜 이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을까?

 

<룬 스케이프>의 그래픽은 최근 나오는 온라인게임과 비교해 형편없다. 하지만 유저들은 <울티마 온라인>의 깊이를 넘어서는 온라인게임으로 평가하고 있다.

 

 

간편하면서도 깊이 있는 기획

 

<룬 스케이프>는 화려한 그래픽을 버렸다. 게임의 재미를 추구하는 데 꼭 화려하고 멋진 그래픽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려는 것처럼 생각될 정도다.

 

대신 RPG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깊이 있는 기획력으로 승부했다. 북미에서 <룬 스케이프>를 즐기는 유저들은 “<룬 스케이프> <울티마 온라인>에 뒤지지 않을 만큼 깊이 있는 게임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룬 스케이프>에는 MMORPG에 있는 거의 모든 요소가 구현돼 있다. 유저는 기사나 궁수, 마법사가 될 수 있고 요리사나 벌목꾼, 낚시꾼으로 온라인 월드를 마음껏 누빌 수 있다. 사냥을 하면서 각종 아이템을 수집하기도 하고 퀘스트를 통해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것도 가능하다. 이도 저도 싫다면 상대 유저를 PK하면서 재미를 찾을 수도 있다 

 

<룬 스케이프>에 있는 모든 스탯은 유저의 행동에 따라 성장한다. 유저가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맞으면 체력이 올라가고 방어를 하면 방어도가 올라간다. 또 공격을 하면 힘이나 해당 무기를 좀더 잘 쓸 수 있는 무기연마 스탯이 향상된다. 사냥을 통해 얻은 각종 재료를 불에 구워서 요리로 만들면 요리 스탯이 올라가기도 한다. 캐릭터는 철저히 숙련도 방식으로 성장한다.

 

<룬 스케이프> 서버 현황. 전세계 유저들이 <룬 스케이프>를 즐기고 있다. 

 

 

<룬 스케이프>는 어찌 보면 시뮬레이션 게임이기도 하다. 사냥을 하는 것보다 요리를 만들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욱 재미있을 수 있다. 요리를 넉넉하게 만들었다면 다른 유저에게 팔아도 된다.

 

예를 들어 보자. 맵에 보이는 닭 한마리를 사냥하면 닭고기와 뼈, 깃털 등을 얻을 수 있다. 닭고기는 요리로 만들어 체력 회복용으로 사용하고 뼈는 땅에 묻어 기도 스탯을 올릴 수 있다. 깃털은 나중에 낚시를 할 때 사용하면 된다.

 

요리를 만드는 과정도 세분화되어 있다.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곡물을 가지고 풍차에 가서 밀가루로 만들어야 한다. 만든 밀가루를 옮기기 위해서는 항아리라는 아이템이 필요하다. 가져온 밀가루를 반죽하려면 주전자 아이템을 가져와야 하고 물을 부어야 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밀가루 반죽을 오븐에 구워야만 비로소 빵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유저들을 <룬 스케이프>에 빠져들게 하는 기획적인 요소다.

 

<룬 스케이프> 홈페이지 상단에는 게임을 하고 있는 플레이어의 수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한국 시간으로 오전 9시 30분 현재 14만 1,971명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독특한 과금모델로 유저를 유혹하다

 

<룬 스케이프>는 기본적으로 무료다. 하지만 <룬 스케이프>를 즐기는 유저들은 월 평균 5달러(미화) 정도의 돈을 지불하면서 게임을 즐긴다. 별도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즐기기 위해서다.

 

<룬 스케이프>에는 여러 가지 유료 서비스가 있다 5달러를 내고 유료회원이 되면 매주 새로운 업데이트 컨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자신의 집을 짓는 것도 유료회원의 특권이다.

 

또 특정 맵에 들어가거나 특정한 아이템을 사용하려면 이 또한 유료결재를 해야 한다. 100개 이상의 유료회원 전용 퀘스트가 존재하며, 퀘스트를 깨면 보다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심지어 낚시를 할 경우에도 유료 결재의 유혹은 있다. 민물낚시나 통발낚시는 아무나 할 수 있지만, 더 좋은 물고기를 잡기 위한 대형그물낚시나 상어낚시를 하기 위해서는 유료회원이 되어야 한다.

 

유료회원에게 주어지는 특전! 단지 5달러 밖에 안한다며 유저들을 유혹한다.

 

 

유저의 캐릭터가 쓸 수 있는 스킬에도 유료 스킬이 따로 존재한다. 예를 들어 유저가 배울 수 있는 마법에는 강력한 공격마법이나 저주마법이 있지만, 이와는 별도로 더욱 효율이 좋은 유료 마법이 따로 있다. 

 

채집할 수 있는 아이템에도 유료 회원용이 따로 있다. 예를 들어 모든 유저가 구리나, 석탄, 미스릴 등을 캘 수 있지만 오팔이나 비취는 유료 회원만 얻을 수 있다는 식이다.

 

이와 같은 유료회원에 대한 특전은 무료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만든다. 일부 유저들은 <룬 스케이프>의 유료화 모델에 여전히 불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룬 스케이프>를 즐기는 유저 중 상당수는 선뜻 5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허접한 그래픽의 <룬 스케이프>에서 최고의 재미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룬 스케이프>는 미국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룬 스케이프>는 지난해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 3위를 기록했다. 온라인게임 중에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이어 2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