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토론] MMOG를 위한 글로벌 시장 만들기: 동서양은 함께 플레이할 수 있을까?
“That’s Right!”
낮고 짙은 혼잣말 감탄사가 옆 자리에서 들렸습니다. 미국인 개발자였습니다다. 서원일 네오위즈 해외사업본부장이 국제적으로 성공하려면 같은 게임이라도 4~5가지 버전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 대목이었죠. '온라인'이 화두가 된지 꽤 된 것 같은데, 아직 미국 개발자들에게는 패키지와 다른 온라인의 세계가 너무 낯선 모양이었습니다.
ION 컨퍼런스의 첫 세션. 패널토론은 4개의 개막 세션 중 가장 큰 관심을 모으게 마련이죠. 패널들도 '빵빵'하고, 내용도 '섹시'하고요. 동서양 게임 전문가들 각각 태평양 건너 편으로 가서 성공할 수 있는가(Can East and West Really Play Together?)에 토의하는 동안 강연장은 만원을 이뤘습니다.
네 명의 전문가는, 시장을 이해하고, 그에 적합하게 게임과 수익모델을 맞추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주요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봤습니다. /시애틀(미국)=TIG 특별 취재팀
▲ 동양? 한국, 중국, 일본이야.
‘동양 유저들은 PVP를 좋아한다’식으로 동양을 한 뭉텅이 시장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서원일 본부장은 더 잘게 나눠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셜 인터랙티비티 등 공통점은 있지만, 한 덩이로 보이는 한국과 중국, 일본 각각 다른 환경과 플레이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이런 아시아 시장 내부에서의 비균질성을 고려할 때, 글로벌하게 성공하려면 같은 그래픽을 가진 게임이라도 내부는 많이 다른 4~5가지 시장 별 버전이 있어야 한다는 자연스러운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한국, 중국, 일본이 꽤 다르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였지만 무언가 ‘커다란 것을 깨달은’ 표정을 지으면서 받아 적는 미국 게임 관계자들이 꽤 있었다.
▲ IP? 그냥 도와줄 뿐이지.
네 명의 패널은 IP(지적재산권, 유명 브랜드)의 효능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다. <반지의 제왕 온라인>을 개발한 터바인의 Robert Ferrai 부사장은 “굉장히 운이 좋다. 책과 영화로도 강한” <반지의 제왕> IP를 자랑하면서도, 성공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 도와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게임을 소개하는 것에 도움이 될 뿐, 그 다음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김민호 본부장(넥슨 아메리카)의 이야기에 덧붙여 서원일 본부장은은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정도의 역할이고, 처음 7일 정도 도움이 되지만, 이 때도 서버 랙 등에 문제가 있으면 아무 쓸모가 없다”고까지 한계를 지었다.
예전부터 IP에 대해 강한 애착과 자부심을 가져왔던 서양 게임관계자들에게는 서운했겠지만 한국 관계자들의 지적은 객관적이었다.
▲ 무엇보다 파트너가 중요해
태평양 건너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파트너였다. 그 시장을 잘 이해할 수 있고, 거기에 맞춰서 게임을 잘 로컬라이제이션 할 수 있는 파트너. 그 역도 성립한다. 다른 시장을 위해 융통성(flexibility)이 필요하다는 지적. 특히 한국인 패널들은 ‘소액결제’에 대한 이해를 파트너 물색 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았다.
이와 관련해서는 갈라넷을 통해 <프리프> 등을 미국에 런칭해 부분유료 모델을 시행했던 John Young 본부장(Slipgate Ironworks)도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소액결제 모델(FTP-Free To Play)에 대한 편애에 대한 반감이었을까. 경제가 중요하다고 지적한 터바인 Ferrai 부사장은 정액제는 ‘예측’이 가능한데, 부분유료모델은 잘 모르겠다, 고 말했다.
왼쪽부터 서원일, John Young, 김민호, Robert Ferrai. 토의 내내 다른 시장에 대한 이해와 Free To Play 방식의 수익모델 등에 대한 Flexiblity(융통성) 등이 강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