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녀 관련 컨텐츠 규제 법안의 제정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일본 참의원에 대한 네티즌들과 일반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관련 컨텐츠 제작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민주당 마도카 요리코 참의원은 지난 14일 ‘미소녀를 소재로 한 성인용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잡지는 아동 성폭행 범죄를 유발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제작과 판매를 규제해야 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이후 일본 네티즌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소녀 컨텐츠를 즐기던 일본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반발 움직임은 일반인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오른쪽 사진)
이번 탄원서 제출건에 대한 일반인들의 의견은 “의원은 표현의 자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결국 최근의 살인사건을 게임이나 잡지 탓으로 돌린 것뿐이지 않는가?” “이런 규제를 생각하기에 앞서보다 현실적으로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와 같은 비판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세계 각지의 포르노 규제법과 성범죄 발생율에 대한 표를 준비하거나, 하버드대학에서 진행된 청소년범죄에 관한 연구 데이터를 근거로 논리적으로 참의원을 비판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현재 마도카 요리코 참의원은 직접 운영하면서 일일이 댓글을 달아주던 자신의 블로그를 폐쇄한 상태다.
한편, 미소녀 관련 컨텐츠 제작 업체 관계자들은 오히려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 들이고 있다.
수년간 성인용 미소녀 게임을 제작해온 한 개발사의 직원은 “솔직히 의원의 이번 발언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성인용 게임 업계는 규제 이전에 먼저 사라질지 모르는 상태기 때문이다. 실제 몇 년 사이에 성인용 게임 타이틀의 판매 실적은 곤두박질 치고 있다. 일부 애니메이션화되거나 성인용이 아닌 게임으로의 이식에 성공한 타이틀을 보유한 업체가 아니면, 대다수의 개발사들은 언제 도산할지 모르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 직원은 이어서 “본래 2만장이 팔리면 ‘대박쳤다’라고 말하던 작은 시장이었다. 지금은 발매 전에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 홍보를 해도 발매 당일 바로 불법 공유로 나돌게 되는 상황이기에 결국 한정판이라거나 발매 이벤트 개최 등으로 살아나 보려고 안감힘을 쓰고 있지만 역시 악순환일 뿐이다”라고 밝혔다. 최근 들어 일본에서도 불법적으로 파일을 복제해 공유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탓에 예전과 같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들어 어린 여자아이를 대상으로 한 미소녀 게임들이 등장하는 배경에 대해 그는 “업계가 힘든 만큼 이전과 같이 스토리에 신경을 쓴 게임을 만들기 보다는, 한 장이라도 더 팔고 회사를 접고 도망치려는 소규모 업체들이 부담을 안고 의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탄원서에 동의하는 네티즌들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없는 일본 전국의 남성들이 이런 게임을 통해 욕구를 해소해 온 것 같은데, 만약 못하게 하면 관련 범죄가 더 많아지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나 역시 딸을 가진 부모라는 점에서 그러한 컨텐츠들은 불쾌감과 혐오감을 주는 것이 사실이며, 혹시라도 따라하는 사람이 나타날까 걱정도 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번에 제기된 ‘미소녀 성인용 애니메이션과 잡지 및 미소녀 성인용 애니메이션 게임의 제조판매를 규제하는 법률의 제정에 관한 탄원서’에는 같은 민주당 소속인 시모다 아츠코 참의원이 동참하고 나선 상황이며, 해당 탄원서가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추가로 동참에 나서는 의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폐쇄된 일본 민주당 마도카 요리코 참의원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