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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귀맵은 문제 없나요? 오픈형 경기장 'LCK 아레나'와 '롤 파크' 탐방기

롤파크와 LCK 아레나의 경기 관람 환경, 이벤트 매치, 각종 시설 환경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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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18-09-18 17:10:06

9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롤 파크'(LOL PARK) 오픈 하우스 행사가 열렸습니다. 롤 파크는 500여 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LCK 아레나'(ARENA), <리그오브레전드>와 PC방 문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표로 만든 '라이엇 PC방', <리그오브레전드> 세계관의 항구 도시 '빌지워터'의 아지트를 재현한 '카페 빌지워터', 기타 기프트샵과 각종 전시 공간으로 이루어진 복합 문화 공간입니다.

 

정식 개장을 앞둔 롤 파크는 어떤 모습일까요? 롤 파크 오픈 하우스 행사에 참여해 직접 둘러보고, 기프트샵과 PC방을 찾은 프로게이머의 소감을 들어봤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LCK 아레나의 관람 환경은 어떤지 아레나에서 열린 첫 경기인 얼불져스와 검방져스의 이벤트 매치 현장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 PC방, 카페, 전시관… 역대급 게임 문화 공간 '롤 파크'


 

롤 파크는 작년 11월 건립을 발표한 뒤 10개월 만에 그랑서울 3층에 자리 잡았습니다. 해외 게임사 최초로 국내에 단독 e스포츠 경기장을 가꾼 라이엇게임즈는 그랑서울 측과 2029년까지 계약을 맺었습니다. 라이엇게임즈에 따르면 이 공간을 위해 투자한 금액은 1000억 원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그야 말로 '역대급'이라는 말이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롤 파크가 들어선 그랑서울은 훌륭한 접근성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1번 출구에서 내리면 바로 그랑서울이 보입니다. 비교하자면 과거 문래역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야 했던 'LOOX 히어로 센터'보다 월등히 좋은 위치이고, 용산역 아이파크몰에 위치했던 '용산 e-Sports 스타디움'만큼 접근성이 좋습니다. 또 그랑서울에는 허영만 화백의 <식객>에 등장했던 식당이 모여있다는 '식객촌'이 있어서 여러모로 찾아가기 좋은 위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면 공식 머천다이징 상품을 구입 가능한 ‘라이엇 스토어’와 '라이엇 PC방'이 손님을 맞이합니다. 라이엇 스토어에는 '덕심'을 자극하는 각종 <리그오브레전드> 상품이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만났습니다. 페이커 선수는 '롤드컵' 진출 실패의 아픔을 딛고 친절한 모습으로 팬과 기자를 맞아주었는데요. 페이커 선수는 "e스포츠 선수도 일반 스포츠 선수처럼 대우를 받는 것 같아서 좋다"며 새로운 <리그오브레전드> 전용 공간에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습니다. 

 

티모를 무시하면 알죠?
카타리나 날 가져요.

페이커 선수 " e스포츠 선수도 일반 스포츠 선수처럼 대우를 받는 것 같아서 좋다"

바로 옆 '라이엇 PC방'에서는 젠지(Gen.G)에서 활약 중인 코어장전 조용인과 룰러 박재혁 선수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국가대표 봇 듀오인 두 선수는 "(못하는 선수를) 여기서 연습시키면 되겠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누구나 찾아와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라이엇 PC방'은 말 그대로 'PC방'입니다. <리그오브레전드>뿐만 아니라 <배틀그라운드>, <히어로즈 오브 스톰> 등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못하는 선수를) 여기서 연습시키면 되겠다"라고 농담했지만, 사실 선수들은 경기 전에 손을 풀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라이엇 PC방에는 총 101개의 좌석과 고사양 게이밍 기기 및 의자가 마련돼 있으며, 5인큐 전용 좌석과 다양한 먹거리도 준비되어있습니다. LCK 아레나에서 본 '갓 메타'를 라이엇 PC방에서 바로 재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이엇 PC방은 9월 말 가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1시간에 1,500원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라이엇 피씨방 전경입니다.
오픈하면 '가자구, 어서!'

 

PC방 옆에는 <리그오브레전드> 발지워터의 아지트를 옮겨놓은 듯한 '카페 발지워터'가 있었습니다. 벽면에는 교회당을 연상케 하는 스테인드글라스 장식이 되어있었고, 깔끔한 디자인의 원목 테이블에는 100여 명의 손님이 앉을 수 있습니다. 카페 빌지워터에서는 가벼운 음료와 점심 식사 메뉴를 판매할 예정이며, 내년 1월 오픈 예정입니다.

 

항구도시 빌지워터를 카페로 옮겨놨다고 합니다.
아늑한 분위기입니다.

 

카페 빌지워터에서 고개를 돌려보면 다양한 전시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라이브 드로잉 작가 김정기 화백의 <리그오브레전드> 벽화, LCK 팀 유니폼 및 선수 피규어, 휴래곤 작가가 2018 LCK SPRING 결승전에 영감을 얻어 제작한 조형물이 있었습니다. 또 6m 높이의 경기장 외벽에는 롤 세계관 속 10개 지역의 로고가 새겨져 있으며, 미디어파사드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영상 투사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 부스 없애고 편의 더한 콜로세움형 경기장 'LCK 아레나'

 

 

총 400석의 좌석과 100석의 입석을 갖춘 콜로세움형 경기장 'LCK 아레나'. 원형으로 지어진 경기장 중앙 무대에는 PC 10대가 원형으로 놓여있고 관객석이 이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중앙 무대 상부에는 5.5m×3m 크기의 3면 LED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경기장 어디에 앉더라도 편하게 스크린을 통해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400석 규모의 의자는 FC 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인 ‘캄 노우’(Camp Nou, 캄프 누)의 관객석을 만든 제작사에서 특별 제작한 관람석입니다. 접이식 관람석은 좌우 폭이 넓었고 컵을 놓을 수 있는 사이드 테이블, 전자기기 충전용 USB 포트, 핸드백이나 에코백을 내려놓기 적당한 수납공간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앉아서 경기를 관람해보니 잠실야구장 일반 지정석 중에 가장 좋다는 블루 지정석보다 좋았습니다. 경기장 전체 분위기와도 잘 어울렸고, 사람이 오갈 폭도 충분했으며, 푹신하지 않아 경기 관람에 적당한 긴장감이 들았습니다.

 

정말 편했던 의자
그 의자를 만끽 중인 뱅 배준식 선수

 

참고로 아레나에는 야구장의 더그아웃을 떠올리게 하는 코치 대기실도 있어서 코치들의 리액션이나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LCK 아레나는 오는 10월 1일부터 7일까지 '롤드컵 플레이-인 스테이지'로 시범 운영을 시작하며 2019년 1월에 정식 오픈합니다.

 

기념 세리머니 중입니다
왼쪽부터 전용준 캐스터, 매드라이프, 김정균 감독, 기인, 스코어 

 

 

# 얼불져스 vs. 건방져스의 오픈 기념 이벤트 매치, 'LCK 아레나' 아쉬운 점은?

 

 


17일 저녁, 롤 파크의 오픈하우스 행사 말미에는 1세대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로 구성된 '얼불져스' 대 '검방져스'의 이벤트 매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벤트 매치는 전용준, 클템, 김동준이 해설했고 인터넷 생중계 없이 현장에서만 중계됐습니다. 두 팀의 선수 라인업과 픽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얼불져스

 

- 샤이 박상면 (가렌)

- 헬리오스 신동진 (그라가스)

- 웅 장건웅 (우르곳)

- 캡틴 잭 강형우 (칼리스타)

- 스페이스 선호산 (라칸)


검방져스


- 퓨어 김진선 (카르마)

- Ohq 오규민 (루시안)

- 나그네 김상문 (아트록스)

- 와치 조재걸 (헤카림)

- 막눈 윤하운 (타릭)

 

언제나 반가운 '전클동' 트리오

퍼스트 블러드는 검방져스가 가져갔습니다.

  

하지만 얼불져스의 승리!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예능픽의 진귀한 경기였는데요. 30분간의 접전 끝에 얼불져스가 "데마시아의 정의"를 보여줬습니다. '비 방송용'이다 보니 '전클동' 해설진의 각종 '드립'이 난무했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이벤트 매치는 경기장의 모습이 어떤지 맛보기로 벌인 행사라 인터넷에 매치 전체를 공개하지는 않았는데요. 

 

역사적인 LCK 아레나의 첫 경기를 현장에서 감상해보니 많은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앞서 쓴 것과 같이 전반적인 경기 감상 조건은 좋았습니다. 음향, 영상, 관람 각도 모두 훌륭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선수들과의 거리가 굉장히 가깝기 때문에 방송에서는 볼 수 없는 LCK 아레나만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관중석이 중앙 무대와 가까워서 좋았지만 '귀맵'이나 일부 악성 관객의 '선수 멘탈 흔들기' 우려도 동시에 들었습니다. 라이엇게임즈 측은 "헤드셋에 백색소음을 쏘고, 무대 내에 사운드 월(소리 방벽)을 만들어 관객과의 외부 소음을 완전히 차단했다"고 귀맵 우려에 대한 대책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선수들이 EU, NA LCS와 같은 오픈 부스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남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 선수의 행동을 관람객이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역으로 나쁜 점으로 작용하지는 않을까 염려가 들었습니다. 소위 ‘식빵을 굽는고 표현하는 선수들의 과도한 리액션과 행동이 그대로 노출될 수 있는 것입니다. 중계 카메라에는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대기하는 대기실 장면도 비출 수 있다 하니 선수단은 앞으로 LCK 아레나에서 경기를 할 때 이러한 부분도 확실하게 인지하고 경기에 임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관객과 선수와 가까워졌다는 것은 관중 난입 등 각종 사고와도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대해 라이엇게임즈 측은 "안전 문제에 대해 우리도 인지하고 있으며 10월 롤드컵 플레이-인 스테이지에 안전한 무대를 선보일 수 있도록 점검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선수들은 과연 오픈 부스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요?

역대급 규모의 복합 게임 문화 공간 롤 파크가 선수·경기 보호, 관객 안전 문제도 '역대급'으로 돌보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