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와 <리니지2>의 요금 체계 변경에 이어 <R2>도 기존 월정액 요금제와 무료 서버(부분유료화) 병행을 발표했다.
올해 들어 MMORPG들의 요금 체계 변화는 줄을 잇고 있다. <라그나로크>가 무료 서버를 도입했고, <마비노기>는 8월1일부터 24시간 무료 서비스를 시작한다.
게임업계에서는 MMORPG의 요금제 변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점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날로 심화되는 경쟁과 신규 유저 창출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 월정액+부분유료화 ‘혼합 요금제’ 뜬다
■ 해외에서 부분유료화 검증하고 국내 도입
올해 가장 먼저 혼합 요금제를 <라그나로크>에 도입한 그라비티 관계자는 “부분유료화 서버의 경우 대만을 시작으로 필리핀, 브라질 등에서 12개 국가에서 먼저 진행했다. 월정액과 부분유료화가 혼합된 형태의 서버군은 가까운 일본에서 이미 검증을 받은 후 국내에 도입했기에 무리 없이 적용시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라비티는 신규 유저 창출을 목표로 혼합 요금제 도입을 결정했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라그나로크>가 오래된 게임이기 때문에 월정액으로는 신규 유저 창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보니 게임을 해보고 싶거나, 다시 복귀하고 싶은 유저들이 쉽게 다가서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라며 요금제 개편의 이유를 설명했다.
<라그나로크>는 월정액 서버와 별도로 무료서버를 도입한 후 국내 동시접속자수가 단기간에 급상승했다. 유저들이 대거 몰리면서 진통도 겪었지만 그라비티는 신규 유저 유입이라는 소기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요금제 개편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은 어떨까. 일단 처음으로 해당 게임을 즐기려고 하거나, 예전에 해당 게임을 즐겼던 유저들은 반기는 입장이다.
일산에 거주하는 허정석(30) 씨는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한정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매달 같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에 불만이 많았다. 특히 그 게임이 재미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결제부터 해야 되는 상황은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유저층도 적지 않다. 수년간 MMORPG를 즐겨온 한 유저는 “부분유료화 서버를 도입하면 분명 게임업체는 수익이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월정액 기반의 MMORPG를 부분유료화로 전환하면 기존 게이머들에게는 일정 피해가 돌아가는 것이 사실”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앞으로도 국내 MMORPG의 월정액 요금제는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매출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나 <리니지2> 역시 월정액을 유지하면서도 부분유료화 게임에서나 볼 수 있던 부가 서비스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리니지>와 <리니지2>의 유저들은 기존과 동일한 요금을 지불하고 경험치 획득율 상승이나 아바타 꾸미기 아이템 같이 부분유료화 게임에서 제공되는 컨텐츠팩을 이용할 수 있다.
요금제 개편 현상에 대해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 국내의 경우 진작에 이러한 맞춤형 요금제를 도입했어야 했다. 그간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들은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느슨했던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우리가 사용하는 휴대폰만 봐도 정말 다양한 요금제가 존재한다. 이동통신사들은 어떻게 해서든 다양한 요금제를 선보여 고객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고 매출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금의 MMORPG 요금제 개편은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