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지니와 깨쓰통의 7박8일 GC 취재기’는 7박 8일의 일정으로 독일에 취재를 온 TIG 특별 취재팀이 현지에서 보고 느낀 것을 솔직하고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연재기획입니다. 앞으로 독일 출장 기간 동안 계속해서 연재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라이프치히(독일)=디스이즈게임 이재진 기자, 현남일 기자
■ GC 2008, 드디어 문을 열다
유럽 최대의 게임쇼, 독일 게임 컨벤션(GC) 2008이 독일 현지 시각으로 20일에 드디어 그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물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진정한 의미의 ‘개막’은 21일이지만(20일은 비즈니스 관계자들과 매체 기자들만 출입할 수 있는 ‘비즈니스 데이’) 본격적인 게임쇼 취재는 지금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지니스 데이지만 오전부터 행사장은 사람들로 북적북적….
하지만 내일부터는 사람들의 숫자가 최소 2배 이상은 늘어날 예정입니다.
비즈니스 데이 개막 직후의 행사장 전경입니다. 어제는 말 그대로 ‘공사판’ 이었는데 대부분의 부스가 뒷마무리를 끝내서 깔끔하군요.
(20일 저녁, 행사 취재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가는 전차 안에서…)
깨쓰통: 드디어 대망의 GC 2008이 오늘 화려한(?) 첫 날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거 뭐 다양한 신작 소식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인데요…. 어떤가요? 오늘 행사 첫날을 취재하신 소감은?
다크지니: 시작부터 너무 틀에 박힌 딱딱한 주제를 꺼내니까 재미 없다~. 안 그래도 한국에 남아있는 취재팀 멤버들이 7박8일 재미 없다고 깨쓰통 한 마리를 그냥 라이프치히 중앙역 광장에서 벗기라던데, 그러기 싫으면 좀 더 재미있게 진행 좀 해봐.
깨쓰통: 아, 네… 넵. 앞으로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_-) 좌우지간 첫 날 소감은?
다크지니: 그러니까 그 첫 날 소감이라는 것이… 아직 행사가 4일이나 남아있기 때문에 벌써부터 말하는 것은 무리라고 봐. 그러니까 그건 4일 뒤로 미루자. 다만 겉에서 보이는 이번 GC 2008에서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비즈니스 센터가 엄청나게 확장되었다는 것 정도일까?
깨쓰통: 그러고 보니 이번 GC 2008은 행사장 4홀 중 거의 1/3을 B2B, 즉 비즈니스 센터가 채우고 있었죠. 게다가 B2B 공간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던데요?
다크지니: 게임쇼 행사 입장에서 보면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수 있지. 난 어떻게 보면 이런 GC가 우리나라 지스타의 좋은 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시작은 관람객들이 즐기는 ‘컨슈머 게임쇼’ 였지만 매년 관람객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공간도 확장되는…. 지스타가 GC의 이런 점을 잘 배우면 참 좋을 텐데 말이야. 양손의 떡을 다 먹으려고 하지 말고, 하나씩 차분히 키워가면 다른 한쪽이 따라온다... 뭐 그런거지.
깨쓰통: 전 관람객들이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시연대 대부분이 ‘엉덩이 깔고 앉아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역시나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비록 작은 면이기는 하지만 게임쇼로서의 품격을 보여 준다고 할까나….
다크지니: 아무렴 ‘컨슈머 게임쇼’를 표방하고 시작한 게 벌써 6년이 다 되가니까 말이지.
그런데 지금 말하다 보니까 왠지 또 딱딱한 이야기로 빠졌다? 지금 중앙역 가는 길인데 진짜 확 벗겨 버린다?!
GC 2008 행사장의 1/3 이상은 비즈니스 센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깨쓰통은 지금 비 내리는 창밖을 보며 전차(tram) 안에서 원정기를 쓰고 있습니다.
깨쓰통: 흠흠… (-_-) 아무튼 저는 이번에 독일에 오니까 평소 한국에서 사무실에 엉덩이 붙이고 있을 때는 절대로 만나볼 수 없는 유명 외국 게임사 관계자들을 자주 볼 수 있다는 점이 또 좋았어요.
다크지니: 그건 나도 그랬어. 몸은 피곤하지만 역시 사람들 만나는 것은 참 즐겁지. 전혀 생각치도 못했던 인물을 만나기도 하고 말이야.
그러고 보니 오늘은 <디아블로3>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나랑 같이 인터뷰를 진행한 사람이 북미 웹진 ‘코타쿠(kotaku)’ 기자여서 서로 알아보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어. 내가 디스이즈게임에서 왔다니까. “Oh~ ThisisGame!” 하는 분위기였다고나 할까?
깨쓰통: 재미 있네요. 해외 웹진 관계자들이 저희를 알아 보던가요?
다크지니: 아, 지난해 <스타크래프트2> 발표 기사부터 지금까지 디스이즈게임 기사를 보고 쓴 기사들이 꽤 있었으니까. 같은 웹진 계열이어서 더 반가웠지 모.
첫 날이라서 그런지 행사장 내부는 사실 그렇게 복잡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온라인 게임을 전시하는 부스 중에는 국산 게임을 출품한 곳도 많았습니다.
깨쓰통: 아, 그러고 보니 오늘 행사장 돌아다니다 보니까 뭔가 하나 게임쇼라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 빠진 것 같아서 굉장히 허전했어요.
다크지니: 게임쇼라면 있어야 할 것…. 부스모델 이야기?
깨쓰통: 그렇죠! 차이나조이나 지스타나 TGS나, 본래 게임쇼라고 하면 행사장에 처음 발을 들여 놓는 순간부터 부스 모델 사진부터 찍어주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오늘 GC는 비즈니스 데이라서 그런 것이었는지, 아무튼 부스 모델이라고 할만한 분들이 전혀 없더라고요! 이거 너무한 거 아닌가요?
다크지니: 그런 의미에서 이번 GC 2008은 어디 한 번 디스이즈게임 창간 이래 게임쇼 행사 취재로는 최초로 ‘부스모델 모음’ 기사를 빼볼까? 왠지 신선할 것 같지 않아?
깨쓰통: 그런데 문제는 그 기사 쓰지 않는다고 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죠. (-_-)
다크지니: 아, 그렇네. 빼든 넣든 별로 티는 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문제네…(-_-). 좀 생각해봐야겠다.
■ GCDC, 개발자들의 눈은 초롱초롱했다
GC가 드디어 행사 첫 날을 맞이 했지만, 이와 반대로 사전행사로 열린 GCDC(독일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는 3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막을 내렸습니다.
전세계 수많은 개발자들과 개발사가 참여한 이번 GCDC는 미국에서 진행된 GDC 만큼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비교적 내실 있는 행사로 마무리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깨쓰통: 솔직히 전 오늘로 GCDC가 끝나줘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크지니: 왜? 영어 때문에?
깨쓰통: 그렇죠! 솔직히 한국에서 국어로 진행되는 컨퍼런스도 머리가 아파서 쥐어짜면서 취재하는 판국인데, 해외에서 영어로 진행되는 컨퍼런스를 들으려니 정말 머리에 쥐 나는 정도로는 부족했어요!
아니, 그리고 보통 우리나라에서 하는 컨퍼런스는 세계 5개 국어, 몇 개 국어 해서 별도의 통역 서비스를 지원하는데, 이 행사는 그런 것도 없었고 말이죠.
다크지니: 니가 아무래도 라이프치히 중앙역에서 <기타히어로: 온 투어> NDS 버전을 들고 ‘Let’s Rock!’을 외친 다음에 그 사진을 찍혀서 ‘한국의 깨 모씨, 라이프치히 중심에서 오타쿠를 외치다’ 포토 뉴스에 실리고 싶은 모양이구나. (-_-) <온 투어> 지금 가지고 있지?
그리고 생각해 봐라. 인간적으로 이 행사에 참여하려면 독일이나 근처 국가가 아닌 한 몇 백만 원의 경비가 소요되는데, 만약에 깨스통이 개발사 사장이라면 영어를 못하는 개발자를 보내고 싶을까. 그런 만큼 강연자들도 ‘당연하게’ 영어를 쓰는 것이고, 개발자들도 ‘당연하게’ 영어를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이지.
깨쓰통: 아, 거기엔 그런 심오한 뜻이 있었군요. (덜덜덜)
뭐 농담은 이 정도로 하고, 전 이번 GCDC에서 느낀 것이, 개발자들의 눈이 참 초롱초롱 하다는 것이었어요. 뭐랄까. 별 것 아닌 주제의 세션이라고 해도 다들 귀를 쫑긋 세우고 듣고, 적극적으로 QA에 참여하고. 그런 것이 눈에 보였다고 할까요? 강연 끝난 다음에 서로서로 모여서 토론하는 것도 인상적이었고 말이죠.
다크지니: 이번 GCDC에 참여한 개발자들을 잘 보면 유럽뿐 아니라 러시아 같은 동구권, 심지어 이스라엘의 게임 개발자까지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사실 그들 입장에서는 GCDC 같은 컨퍼런스 행사에 굉장히 목말라 하고 있을 것인 만큼, 열의가 눈에 보이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지.
전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많은 개발자들이 참여했습니다. 1,200명이 넘었더군요.
깨쓰통: 선배님은 올해 초에 전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인 GDC도 다녀오셨잖아요? 그 때와 비교하면 이번 GCDC는 어땠나요?
다크지니: 솔직히 청중의 숫자나 규모로 보면 GCDC는 GDC에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야. 일단 강연자의 ‘급’부터 스타워즈 급이라고 할 수 있는 GDC와는 비교하기가 힘들지.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네가 말한 대로 개발자들의 적극적인 열의가 느껴지고, 좋았던 것 같아.
깨쓰통: 그런데 전 솔직히 아쉬웠던 것이, 물론 보고도 알아채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이번 행사에서 한국인 개발자들을 한 명도 못 봤다는 것이에요. 이런 행사에 좀 많이 참여하면 견문도 넓히고 개발자들 간의 교류도 되고, 참 좋을텐데 많이 아쉽네요.
다크지니: 지리적인 문제도 있고 솔직히 경비가 매우 비싼 편이라서 힘들어. 그리고 만약 내가 개발자 사장이라고 해도 여기에 개발자를 보내느니, 차라리 GDC에 한 명을 더 보내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할 것 같은데?
다만 네 말대로 GDC가 되었든 GCDC가 되었든, 개발자들 입장에서는 좋은 자극이 될 수 있고, 또한 좋은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한국 사람들도 이런 행사에 많이 참여하면 좋을 것 같다고는 생각 해.
GCDC는 돈을 내고 들어오는 비싼 행사입니다.
그런 만큼 커피나 밥은 철저하게 챙겨줍니다.(-_-)
행사장 밖에는 이런 멋진 인공호수도 있습니다.
깨쓰통: 아무튼 전 전체적으로 이번 GCDC는 취재하기도 편했고, 내용도 재미있는 게 많았고 만족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도 굉장히 친절했고 말이죠.
다크지니: 나도 그랬다. 저번 GDC도 취재해서 느낀 건데, 확실히 유럽 사람들은 미국 사람들 보다 친절한 것 같단 말이야. 강연 중간 중간 먹을 것도 잘 챙겨주고 말이지.
(이때, 깨쓰통과 다크지니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곳으로 강아지 한 마리가 접근!)
깨쓰통: 헉! 귀여운 강아지다. (강아지 쓰다듬으면서 주인에게) This Dog So Cute. Hak Hak.
다크지니: 라이프치히 중앙역에 도착한 것 같다. 아주 자연스럽게 이번 토크 종료구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