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플레이 RPG와 MMORPG의 결합!’
‘최고의 액션과 그래픽에 도전한다!’
<롱기스트 져니>와 <아나키 온라인>의 펀컴이 개발중인 온라인 액션 RPG <코난의 시대>(Age of CONAN: Hyborian Adventure, 이하 코난)가 ‘패키지 RPG + MMORPG’의 파격적인 시도로 해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코난> 최신 홍보용 동영상(11월 18일자)
이미 <코난>은 해외 온라인게임 커뮤니티 사이트 ‘MMORPG.com’에서 ‘기대작 4위’에 올라 있는 게임이다. 특히 외산 MMORPG로서는 드물게 ‘화려한 액션’을 게임의 핵심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화끈한 전투’에 ‘올인’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006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인 <코난>, 그 경쟁력은 무엇일까?
◆ 처음엔 싱글 RPG, 나중엔 MMORPG
<코난>에 처음 접속하면 캐릭터를 만들고 패키지 RPG처럼 ‘싱글플레이’를 즐기게 된다. 이것은 여타 MMORPG의 푸짐한 퀘스트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바로 <발더스 게이트>같은 패키지 형태의 RPG처럼 철저하게 싱글플레이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코난>의 초반 싱글플레이는 최초 1레벨에서 20레벨까지의 플레이를 담게 된다(게임상의 최고레벨은 80). 개발진의 말에 따르면 싱글플레이는 대략 15시간 정도의 분량이 들어갈 예정이다.
20레벨부터는 드디어 PvP(유저간 전투)를 벌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최대 2,500명의 유저를 수용할 수 있는 넓은 서버로 나가 레벨업을 하면서 대인전과 공성전에 참여하는 등 본격적인 MMORPG를 즐길 수 있다.
<코난>의 이런 독특한 조합은 ‘싱글 + 소규모 온라인플레이’의 <디아블로>나 ‘MMO 안의 퀘스트 + 온라인플레이’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는 또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그야말로 ‘패키지와 온라인’의 만남이라고 할까? 덕분에 <코난>에서는 패키지 RPG에서나 가능했던 장면 연출과 몰입하는 이야기 전개가 가능하다. 물론 싱글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도 온라인 서버에 접속은 해야 한다.
유저는 ‘코난’의 주무대였던 ‘하이보리아’의 3개 왕국 시메리아(Cimmeria), 아퀼로니아(Aquilonia), 스티지아(Stygia)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각각의 국가는 캐릭터의 외모, 건물양식, 복식부터 특화된 능력까지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유저는 처음에 ‘시민’(Commoner)이라는 무직업 상태로 시작해서 5레벨이 되면 메이지, 프리스트, 씨프, 워리어의 네 가지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그 이후에는 이어지는 레벨업과 스킬, 콤보, 특성(treat) 등을 올려가면서 캐릭터를 성장시켜야 한다.
◆ 우린 액션에 목숨 걸었다!
<코난>은 새롭게 개발한 ‘리얼 컴뱃’(Real Combat) 엔진을 사용해 몬스터나 지면을 클릭해서 공격하는 것이 아닌, 마우스 포인터로 특정 지점을 찍어서 자유롭게 공격하는 전투 시스템을 구현했다.
유저는 마우스로 원하는 공격 지점을 직접 선택해 무기를 휘두를 수 있다. 모든 공격과 그 결과는 실시간으로 빠르게 전개되며 여기에 7.1채널 사운드 효과가 더해져 ‘박력액션과 타격감’이 완성된다.
리얼 컴뱃 시스템은 근접공격, 원거리 공격, 마법 공격에 모두 통용되어 유저의 컨트롤 능력에 따라 전투 결과도 확 바뀌게 된다. 여기에 ‘콤보공격’과 ‘스킬조합’까지 더해지면 보다 역동적인 전투가 가능해진다.
또 자신만의 ‘전투 대형’(Battle Formation)을 만들어 NPC, 또는 다른 유저들을 조종해 PVP 전투를 즐길 수 있다. 대형 시스템은 일반 PVP 전투와 공성전에도 적용이 되는데 각각의 대형은 ‘가위-바위-보’식의 상성 관계를 갖고 있다. 어떤 전략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승패가 확실히 바뀌게 되는 것이다.
전투는 이게임의 ‘심장’이자 ‘영혼’이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핵심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생산’도 빼 놓을 수 없다. <코난>은 게임의 특정 장소에서 금, 철, 돌, 나무의 4대 자원을 모아서 다양한 물건을 만들 수 있다.
<코난>의 액션과 그래픽은 지나치게 서양적이지 않으면서도 화려하다. 물론 최근의 국산 MMORPG에 비하면 캐릭터의 정밀한 묘사는 떨어질지 모르지만, 주변 환경을 둘러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코난의 세계는 거칠고, 어둡고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약육강식의 세계여야 하기 때문이다.
<코난>의 그래픽은 게임의 무대가 되는 어둡고 음울한 ‘하이보리아 대륙’의 풍광을 그럴 듯 하게 그려내고 있다. 동영상에서도 볼 수 있듯 주변 배경의 느낌과 입체감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 코난이 살아 숨쉰다! 최강의 작가집단
<코난의 시대>는 ‘로버트 E(어빈) 하워드’가 20세기 초에 쓴 연작 판타지 소설 <코난>을 배경으로 제작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0편이 넘는 <코난> 시리즈 중 <드래곤의 시간>(The Hour of the Dragon> 직후를 배경으로 삼았다.
이 시기는 이미 코난이 아퀼로니아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던 상황이다. 당연히 유저는 코난이 될 수 없다. 개발진에 따르면 코난은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로 등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유저는 게임의 여러가지 퀘스트를 통해서 코난이 걸어갔던 길을 따라가 볼 수 있다.
<코난>의 싱글플레이는 펀컴의 <롱기스트 져니>와 <아나키 온라인>, 신작 <드림폴>의 실력파 작가진이 참여해 완성도를 보장하고 있다. 소문난 이야기꾼 집단인 펀컴의 핵심이 모두 모여 만든 퀘스트와 스토리전개는 어떻게 묘사될 것인가?
<코난>의 원작자 하워드는 1936년 권총 자살로 30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 희대의 판타지 작가였다. 그가 쓴 20여편의 <코난> 시리즈는 지금까지도 영화, 소설로 재구성 되며 살아 숨쉬고 있다.
하이보리아의 시대는 하워드가 설정한 고유의 세계로 국가, 민족, 언어, 생활상 등의 모습이 상세하게 설정돼 있다. 코난은 하이보리아의 킴메리아인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난 ‘숙명의 전사’로 장성한 나이(30대)에 하이보리아 대륙을 호령한 영웅이었다.
◆ ‘성인용’ 등급을 목표로 개발중
<코난>의 개발진은 현재 게임이 성인용(Mature)으로 분류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코난의 세계관 자체가 ‘약육강식’, 폭력과 어둠의 마법이 난무하는 야만적이고 거친 세계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투시 선혈의 묘사가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성인용 등급으로 작정하고 만들다 보니 재미있는 미니게임도 들어간다. 개발진이 ‘난투극’으로 명명한 미니 PVP 게임은 여관이나 술집에서 취한 상태로 설정된 캐릭터들만 참여할 수 있다. ‘난투극’ 모드에 들어간 캐릭터는 테이블, 의자, 술병 등 주변 물건을 닥치는 대로 집어 들어 상대편을 공격해야 한다.
<코난>이 장담한 대로 ‘최고의 액션’을 보여줄 수 있을지, 패키지 RPG와 온라인 RPG의 시너지 효과는 얼마나 있을 것인지 지금은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해외 MMORPG로는 드물게 시스템이나 세계관을 내세우지 않고 ‘액션’에 집중했다는 사실과 ‘코난’이라는 세계관이 주는 긴장감, 모험의 기대감 등이 유저들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국내의 MMORPG도 최근 극한의 액션과 타격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라밖에서 만든 ‘액션 RPG’ <코난>이 국산 RPG와 비교해 어떤 완성도를 보일지 흥미롭게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