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식 RPG의 고전으로 불리는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가 18년만에 <발더스 게이트 3>로 돌아온다. 제작은 <디비니티> 시리즈를 만든 라리안 스튜디오가 맡았다. 올해 연말 구글 스태디아 론칭과 함께 출시되며, 외신 보도에 따르면 플랫폼은 PC(스팀, GoG)다.
이와 같은 소식은 우리 시간으로 6월 7일 새벽, 구글 스태디아 커넥트 생방송 도중 알려졌다. 구글은 오는 11월 유럽 및 북미에서 출시 예정인 스태디아를 소개하면서, 스태디아 론칭과 함께 플레이가능한 게임 타이틀을 다수 공개했다. 첫 번째로 공개된 게임이 <발더스 게이트 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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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트레일러는 여기저기서 연기가 뿜어져 올라오는 발더스 게이트(시리즈의 제목이자 작중 배경이 되는 도시명) 시내의 모습을 그렸다. 병사들의 시체가 즐비한 골목에서, 도시를 지키는 용병단인 ‘플레이밍 피스트’ 소속의 병사가 흉측한 모습의 외계종족 ‘일리시드’로 변화하는 장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어서 일리시드 우주선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촉수와 수많은 일리시드로 가득한 하늘을 비추며, 이번 작품이 일리시드의 대대적 침공을 다룰 것임을 암시했다.
<발더스 게이트>는 1998년 처음 출시되어 당대 상당한 인기를 구가한 RPG 시리즈다. TRPG 규칙 ‘던전 앤 드래곤’에 기반한 전략적 전투와 깊이 있는 이야기로 유저와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바이오웨어를 대표하는 명작으로 자리잡았다.
2000년 후속작인 <발더스 게이트 2 앰의 그림자>, 2001년 확장팩 <발더스 게이트 2 바알의 왕좌> 이래 수 편의 확장팩과 스핀오프, 리마스터 버전이 출시됐지만, 넘버링이 붙은 정식 후속작의 출시 여부는 그저 소문만 무성한 상태로 남아있었다.
제작사인 바이오웨어가 <매스 이펙트> 시리즈,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 등 신규 IP로 흥행을 이어갔고, 무엇보다 살인의 신 바알의 부활 음모를 다룬 게임 속 이야기 ‘바알스폰 사가’가 서사적으로 완결됐다는 점 때문에 시리즈의 팬들조차 <발더스 게이트 3>의 제작 여부에 큰 기대를 가지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다만 <발더스 게이트>와 비슷한 플레이감각을 지닌 고전적 RPG 장르는 여러 게임을 통해 그 명맥을 이어왔다. 라리안 스튜디오의 <디비니티> 시리즈 역시 그 중 하나였다. 특히 지난 2017년 킥스타터로 발매된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는 메타크리틱 평균 93점을 받으며 극찬받았고, 상업적으로도 10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고전 RPG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발더스 게이트 3>의 최초 공개 이후 이어진 스태디아 커넥트 인터뷰에서, 라리안 스튜디오 창립자 스벤 빈케는 이 고전 RPG의 후속작 개발을 맡게된 일화를 소개했다.
라리안 스튜디오는 <발더스 게이트>의 판권을 가진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Wizard of the Coast, 이하 WotC)에 <발더스 게이트>의 후속작을 개발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한 차례 거절당했다. 그런데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가 상업적으로 성공하자, WotC에서 먼저 “아직 <발더스 게이트> 만들고 싶으신가요?”라며 연락을 취해왔다. 스벤 빈케의 말에 따르면, “덕후의 꿈이 이루어진 것 같았다.”(That was a geek dream come true.)
오히려 최근 <매스 이펙트>, <앤썸> 등 다른 장르의 게임을 다수 제작해온 바이오웨어가 아니라, <발더스 게이트>의 명맥을 이어받은 장르에서 최근 좋은 성적을 보인 라리안 스튜디오가 <발더스 게이트 3>의 개발을 맡았다는 점을 반기는 의견도 있을 정도로 많은 팬들은 기대에 부풀어있다. 과연 라리안 스튜디오가 전설적인 RPG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발더스 게이트 3>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 및 한국어화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