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이머에게 <미르의 전설 2>는 수많은 PC MMORPG 중 하나지만, 중국에서는 그야말로 역사를 쓴 게임입니다.
2001년 중국에 출시된 <열혈전기>(미르의 전설 2의 중국명)은 역대급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2004년엔 중국 시장 점유율 65%를 기록했고, 2009년에 집계된 바에 따르면 사이트의 회원만 2억 명을 넘어섰습니다. 중국 유수의 명문대에서 이 게임을 금지시키기까지 했다는 일화도 있죠. 그러다보니 중국 현지에서는 <열혈전기>를 따라한 '클론'들이 등장했고, 열혈전기와 비슷한 게임을 통칭하는 '전기류'라는 장르 이름까지 생겨났습니다.
위메이드의 역사는 '미르' IP를 지키기 위한 분투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위메이드는 <미르의 전설 2> IP를 놓고 엑토즈소프트, 샨다게임즈와 오랜 갈등을 빚었습니다. 그밖에 '짝퉁' 미르 업체들까지 더해서 소송만 총 70건 진행했죠. 지금까지 앱스토어에서 미르 저작권 침해로 내린 게임만 1,400개가 넘습니다. 쉽지도 않고, 이야기도 많은 '미르' IP의 역사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기사를 참조하시면 '대략'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해설기사] 위메이드 VS 샨다의 '미르의 전설' IP전쟁, 무엇이 논란인가? (1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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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위메이드vs액토즈, ‘미르의 전설’을 둘러싼 전쟁 (1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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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 저작권 침해 中 웹게임 '전기패업' 서비스 금지 소송 승소 (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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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돈 못 받아 적자 기록한 위메이드 "부침은 있지만, 큰 흐름은 계획대로다" (1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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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 신규 프로젝트 '미르 트릴로지' 전격 공개 (19.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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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는 다수의 중국 업체와 IP 계약을 체결했고, 중국 내 <열혈전기> 판권 자율연맹을 설립해 IP 보호에 나섰습니다. 액토즈소프트가 건 저작권 소송도 기각되며 IP 수권 사업 정당성을 인정받았습니다. 기존에 횡행하던 <열혈전기>의 음성 사설서버를 아예 위메이드 관리하에 양지화한다는 전략도 실행 중입니다. 그리고 지난 2일, 신규 프로젝트 '미르 트릴로지'를 공개했습니다.
위메이드는 기존의 '미르'를 잘 지키면서, 시장에 다양한 버전의 '미르'를 발표해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입니다. 8월 3일 차이나조이 기자간담회에서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상하이(중국)=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올해 차이나조이를 포함해 최근 중국을 자주 오가고 있다. 특별히 느낀 점이 있는지?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 판호 총량제로 인해 신작 수가 기존에 비해 줄어들어 결국 이로 인해 게임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 위메이드의 경우, 기존 IP를 활용한 시도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함께하려는 업체가 많아질 것으로 본다. 이 기회에 중국 내 불법 게임도 정리해 IP 홀더로서의 지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차이나조이에서 비즈니스 미팅에 주력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미팅을 했는가?
'미르' 관련 라이선스를 이미 맺은 회사들과 만나서 현재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또 뛰어난 자본력을 바탕으로 게임 산업을 시작해보려는 회사를 만났다. 게임 분야에서 새 시작을 하려는 곳과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만남을 가졌다. 또한 IP 무단 도용을 막기 위해 저작권 관련 회사들도 만났다. 투자할 가능성 있는 개발사들도 다수 만났다.
중국 개발사에 실제로 투자한 곳들이 있나?
현재까지는 없고 여러 회사들을 검토 중이다.
판권 자율연맹, 판권보호 포럼 등 중국에서 다양한 IP 보호 활동을 하고 있다. 이것이 성과가 있나?
중국은 워낙 큰 나라다. 중앙은 물론 각각의 지방 정부와 유관 기관을 개별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어느 한 쪽만 커버하면 일이 되지 않기 때문에 중앙-지방 정부, 관료, 그들과 관계가 깊은 IP 보호 업체 등을 부분적으로 두루 만나고 있다. 올해부터 사설서버 매출이 크게 생길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활동의 결과로 본다.
2년 전 사설서버 양성화를 하면 연매출 500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사설서버 양성화를 진행 중인 올해, 관련 매출은 어느 정도로 잡고 있는지?
사실 작년 여름까지 1년 동안 이런저런 단속도 해 보고, 작은 업체에게 권한을 주는 등 여러 시도를 했지만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양성화로 인한 수익은 몇 억 원 규모로 거의 의미 없는 성과다.
하지만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올해 사설서버 양성화에 관한 체계가 잘 잡혔다. 올해는 사설서버 양성화를 통한 매출이 적어도 100억 이상은 생길 것으로 본다. 내년엔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미르' IP를 도용한 <레전드 오브 블루문>이 국내에 계속 서비스되고 있다. 대응책이 있는지?
<전기래료>(한국명 <레전드 오브 블루문>)은 중국에서 위메이드 IP를 무단 도용했다. 재작년 가을 '전기' 시장 중에 1등을 했는데 월매출 300억 원을 올린 HTML5 게임이다.
HTML5 게임을 시작으로 모바일에서도 게임을 만들었고 그게 한국에 들어온 것이다. 중국 현지 앱스토어에서는 이미 내려갔으며, 한국에서도 구글과 애플에 연락해 내려가게 조치했다. 구글 마켓에 다시 올라왔길래 내려달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작권 수익 관련 소송도 준비할 계획이다.
몇 년간 IP 사업을 꾸준히 해 온 입장에서, 중국 현지 IP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바뀌었나?
과거 한국에도 많은 짝퉁 제품이 있었다. 짝퉁 만들면 감옥 가고 손해배상 소송 당하는 사례가 계속되면서 조금씩 사라졌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중국 시장도 자발적으로 나아졌다기보단, 이제는 자기 IP를 갖춘 중국 내 업체들을 비롯한 여러 업체들이 노력한 결과다.
지난 1월 중국의 한 행사에서 넷이즈 법무실장과 만난 적 있다. <몽환서유>를 비롯한 자사 게임을 카피한 게임을 단속한 것이 2만 건이 넘는다고 하더라. 현재 중국 시장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나아지고 있다.
<열혈전기>도 과거 샨다가 활동을 열심히 하지 않은 탓에 불법 침해가 많았지만, 위메이드의 노력으로 예전보다 개선됐다. 게임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업체들이 점점 <열혈전기> 라이선스를 받으려 위메이드를 찾고 있다.
그 중에 얼마나 많은 업체가 <열혈전기>의 라이선스를 받았나?
현재 30개 정도의 게임이 정식 라이선스를 받았다. 지금도 계속 논의 중인 곳이 있는데, 올해 안에 추가적으로 약 10개 정도 더 생기지 않을까 싶다. 월매출 50억 정도 하는 게임은 건 별로 계약할 수 있지만, 소규모 게임들은 슬그머니 접거나 도망가는 일이 많다. 이런 작은 업체들을 담을 수 있는 시스템적 플랫폼을 만든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
지난 5월 절강환유로부터 800억 규모 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이런 소송이 얼마나 더 걸려 있는가?
절강환유는 중국 상장사인 킹넷 계열사다. 이번에 목표로 했던 배상금액을 모두 받아냈다. 공시 당시 2,000억 원 가량이라 했는데, 이는 킹넷에서 저작권을 위반하고 있는 게임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이번 판결은 그 중 <남월전기>에 대한 건으로, 모든 위반 사례가 다 인정돼 100% 승소했다. 약 2년 간의 재판을 통해 최종심을 받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중국 법에 따라 강제집행이 이뤄질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미르' IP를 활용해 큰 돈을 버는 업체가 상장사들만 5곳이다. 위메이드에서는 이들에게 소송과 협상의 양동작전을 펴고 있다. 그밖에 금액이 크진 않지만 저작권 위반 건으로 제기한 소송이 꽤많다. 금액적 부분보다는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고 서비스 중지를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큰 건은 샨다와의 최후 일전이다. 현재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고, 샨다가 서브 라이선스를 준 게임 수만 대략 웹게임이 15개, 모바일게임이 30개 정도라 금액이 크다. 게임의 매출을 추정하거나 문서 제출 명령을 받아 배상금을 청구할 것이다.
최근 공개한 '미르 트릴로지'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신작 개발은 시장의 니즈와 개발력이 결합됐을 때 가장 좋은 효과를 보인다. 때문에 '미르 트릴로지'에 포함된 신작 3종은 각각의 개성을 바탕으로 제작 중이다.
첫 번째, <미르 M>은 '미르'의 그래픽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시작했다. 원작의 감성을 유지한 채 고품질의 그래픽으로 재탄생된 방대한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다.
두 번째, <미르의 전설 4>(미르 4)는 '미르'의 세계관에 생명력을 더한 게임이다. 맹목적인 퀘스트와 성장이 아닌 전체 시나리오에 유저가 녹아들어 진행하는 MMORPG다. 현직 드라마 PD과 영화 감독이 시나리오와 컷씬 연출을 도와줬다.
세 번째, <미르 W>는 김태곤 사단의 엔드림이 개발하는 전쟁 게임(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전설 속 영웅과 함께 막강한 군사력을 구축해 미르 대륙의 진정한 주인이 되기 위한 전투를 즐길 수 있다.
현재 개발 중인 '미르 트릴로지'도 브랜드화 시킬 계획인가?
내부적으로는 그것이 가장 좋은 방향이다. 미르 트릴로지가 성공하면 따로 분기를 타서 별도 사업을 진행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사실 중국에서도 기존 미르 IP 원형과 다른 접근을 원하는 회사들이 많다. 예를 들면 미르 IP는 약간 올드한 이미지인데, 어린 층을 대상으로 접근하기 위해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그를 기반으로 게임을 제작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러한 시도가 성공하면 또 다른 분기 IP가 나올 것이다. 앞으로 계속 이러한 시도를 할 것이다.
엑토즈소프트와 어떤 관계인가?
아마 위메이드는 엑토즈소프트와 평생 함께 가야 하는 관계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