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T1(이하 T1)이 LCK의 전설이 됐다. 이번 서머 스플릿 우승으로 T1은 LCK 우승컵을 여덟 번이나 들며, 쉽게 범접할 수 없는 기록을 달성했다. 그 중심에는 김정균 감독과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있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만족하지 않았다. 아니, T1은 만족하지 못했다. 서머 스플릿 우승한 순간부터 T1은 유럽에서 펼쳐질 2019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 다시 말해 '롤드컵'을 조준하고 있다. 그들은 입을 모아 롤드컵 우승을 다짐하고 있고, 후보 선수들은 6인의 롤드컵 엔트리에 들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약속했다.
최고의 자리에서 더 높은 최고를 꿈꾸는, 가장 높은 곳에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SK텔레콤T1 인터뷰 전문이다. 인터뷰는 결승전이 끝나고 진행됐다.
우승 소감을 말해달라
김정균 감독: (스프링에 이어) 서머 우승까지 하게 돼서 프런트, 선수들, 코치진 등 모두에게 정말 고맙고, 너무 잘해줬다. 벌써 다음 롤드컵이 욕심이 생긴다. 거기에 맞는 최선의 준비를 할 것이다.
'에포트' 이상호: 첫 결승전을 승리로 마무리해서 기쁘다.
'테디' 박진성: 힘든 상황에서 시작해, 우승을 차지해서 더 기쁘다.
'페이커' 이상혁: 이번 시즌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우승해서 더 기쁘다. 이어지는 롤드컵에서 자신감을 더 느끼고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
'클리드' 김태민: 중간에 힘들었던 만큼 더 기쁘다.
'칸' 김동하: 앞에 말한 사람이 내가 할 말 다 했다. 끝까지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겠다.
(김동하 선수에게) 우승을 하긴 했지만, 3세트에서 계속 죽으며 힘들었다. 이유가 있나?
'칸' 김동하: 제가 3세트에서 흔들렸기보다는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 나왔다. 하지만 피드백이 빨랐다. 이상혁 선수가 실력으로 우리가 우위에 있으니, 이걸로 상황을 해결하자고 했고 4세트 승리로 이어졌다.
(이재민 코치에게) 왜 계속 블루 진영을 선택했나?
이재민 코치: 첫 세트에서 그리핀이 레드 진영을 선택했다. 이후 진행되는 그리핀의 금지 챔피언을 보니, 계속해서 블루 진영을 선택하는 것이 편하다고 판단했다.
(김정균 감독에게) 결승전이 3 대 1로 끝났다. 미디어데이에서도 3 대 1이라고 예상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김정균 감독: 승부의 세계는 결과론이다. 3 대 1로 이야기했던 부분은 우리 선수들이 변칙적인 픽이나 극단적인 전략으로 패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혹시 패배하더라도 피드백을 통해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상호 선수에게) 마지막 4세트에 볼리베어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나?
'에포트' 이상호: 볼리베어는 초반에 강력하지만, 그 점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자야-라칸 조합이 성장하고,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초반 사고만 피하자고 서로 이야기했다.
(김정균 감독에게) 모든 세트에서 유미를 금지했다. 미디어데이에서의 발언과는 이야기가 다르다. 어떻게 된 일인가?
김정균 감독: 정말 웃자고 한 소리였다. 아무 이유 없었다. (웃음) 죄송하다.
(김정균 감독에게) 결혼한다고 밝혔다. 언제 어디서 하나?
김정균 감독: 12월에 부산에서 조용히 할 예정이다. 미안하게도 제가 준비를 많이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 (어디서 만났나?) 지인 소개를 통해서 만났다.
(박진성 선수에게) 이번 결승전 이즈리얼이 '핫'했다. 따로 준비한 챔피언인가?
'테디' 박진성: 연습 과정에서 크게 준비하진 않았다. (이번 결승전에서 이즈리얼이 핫한 이유는) 제가 잘해서 그런 것 같다.
(이상혁, 김태민 선수에게) 최근 메타에서 미드 - 정글 싸움이 중요하다. 최근 경기에서 두 선수가 미드 - 정글 주도권을 잃지 않고 있다. 둘의 시너지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페이커' 이상혁: 좋은 거 같다. 결승전에서 날아다니진 못했지만, 만족스럽게 플레이했다고 생각한다.
'클리드' 김태민: 상혁이 형 말에 동의한다. 시너지는 경기할수록 더 좋아지는 것 같다.
(이상호 선수에게) 첫 결승전인데 떨리진 않았나?
'에포트' 이상호: 처음에는 떨렸다. 하지만 게임 속에서는 하나도 떨리지 않았다.
오늘 경기에서 우승에 가장 크게 기여한 순간이 언제라고 생각하나?
'칸' 김동하: 3세트에서 많이 죽었다. 그 경기 여파가 다음 세트로 넘어가지 않는 게 가장 크게 기여한 부분 같다.
'클리드' 김태민: 팀원들이 저에게 잘 맞춰줘서 우승했다. 그리고 저도 3세트 여파를 다음 세트로 넘기지 않는 부분을 꼽고 싶다.
'페이커' 이상혁: 다 같이 잘해줘서 우승했다고 생각한다.
'테디' 박진성: 저는 편하게 게임했다. 팀원들이 잘해서 경기에서 이긴 것이다. 저는 제가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에포트' 이상호: 상대 서포터 선수에 비해서 시야 장악을 더 잘한 것 같다.
(김동하 선수에게) 1세트 밴픽 단계에서 레넥톤과 아칼리를 계속해서 스왑하는 모습이 보였다. 상황이 궁금하다.
'칸' 김동하: 상대는 아칼리를 사일러스로 상대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게 보였다. 이상혁 선수의 넓은 챔피언 폭 덕분에, 레넥톤이 미드로 갔다. 사일러스 상대로는 레넥톤이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경기에서도 좋게 작용했다.
(이상혁 선수에게) 기량 유지 비결이 무엇인가?
'페이커' 이상혁: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잘 자는 것이다. 그리고 잘 먹고 잘 쉬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적인 것들이 중요하다.
(김정균 감독에게) 롤드컵 출사표를 말해달라.
김정균 감독: T1이 롤드컵 우승을 못 한 지 벌써 3년이다. 오랜 시간 우승컵을 못 들어 올렸다. 이번에 꼭 우승해서 T1이 우승컵을 빼앗아보겠다.
(선수들에게) 김정균 감독이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공약으로 선수들이 바라는 것을 들어주겠다고 말했다. 특별히 원하는 것이 있을까?
김정균 감독: (끼어들며) 아니다. 선수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준다는 것은 미디어데이 당일만 이야기한 것이다. 저는 선수들과의 약속을 최대한 지키려고 한다. 지금 이야기한 것은 못 지킨다. (웃음)
(김정균 감독, 이상혁, 김동하 선수에게) 8회 우승했다. 소감이나 목표가 있을까? 그리고 김동하 선수는 탑 라이너 중 가장 많이 우승했다. 소감을 말해달라.
김정균 감독: 욕심밖에 안 생긴다. 다음 9회 우승이 기대되고, 9회 우승하면 10회. 지금은 우승 횟수가 두 자리 숫자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다.
'페이커' 이상혁: 저도 우승 욕심이 많다. 앞으로 더 많이 우승하고 싶다.
'칸' 김동하: 먼저 아무도 해낸 적 없는 일을 달성해 성취감이 정말 크다. 그리고 이 기록이 계속됐으면 좋겠다. 계속 최고로 남고 싶다.
(이상혁 선수에게) 롤드컵 1시드로 진출한다. 이번 롤드컵이 어떤 의미가 있나?
'페이커' 이상혁: 저에게 이번 롤드컵은 다른 롤드컵보다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은 기간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
(김정균 감독에게) 오늘 결승전처럼 경기한다면, 롤드컵 우승할 수 있을까? 아니면 더 보완할 점이 있나?
김정균 감독: 지금처럼만 하겠다고 생각한다면 MSI와 같은 결과가 될 것이다. 또 롤드컵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버전이 이번 결승전과 다르기 때문에, 안주하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잘 할 수 있다면, 더 연구해서 더 잘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말은 쉽다. 사람으로서 어려운 것은 실력을 유지하면서 더 잘하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우리 선수들이 잘 해줘서 고맙지만, 롤드컵에서 우승하고 싶다면 스트레스받더라도 더 노력해야 한다. 오늘 경기와 같다면, MSI랑 같을 것이다.
(박진성 선수에게) 2세트에서 이즈리얼로 바이퍼의 애쉬를 잡아내는 장면이 연출됐다. 노린 것인가? 그리고 거기서 2세트의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하나?
'테디' 박진성: 미드 대치 중에서 한타가 열렸다. 한타에서 제가 집중을 조금 더 잘해서 Q(이즈리얼의 '신비한 화살')을 맞췄다. 그리고 바로 바론을 먹으며 2세트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김태민 선수에게) 포스트시즌 MVP 소감은?
'클리드' 김태민: 팀원들이 도와줘서 받게 된 것이다.
(이재민 코치에게) 이번 결승전 비밀 카드가 더 있었을 텐데, 말해줄 수 있나?
이재민 코치: 진영별로 몇 개 더 있었다. 상황이 나오면 사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롤드컵에서 사용할 예정이라 밝힐 수는 없다.
(김정균 감독에게) 롤드컵 엔트리는 6명이다. 어떤 선수로 채울지 구상했나?
김정균 감독: 지금 구상하고 있진 않다. 롤드컵 로스터를 제출하기 전에 필요한 선수들을 선택해서 고를 것이다.
(이상호 선수에게) 2세트에서 바론 스틸에 성공했다. 선수들 사이에선 '이길 수 있다'는 콜이 나왔다고 들었다.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었나?
'에포트' 이상호: 카밀이 바텀을 밀고 있었고, 상대는 카밀을 막지 못해 바론을 치는 상황이었다. 남은 팀원들은 바론을 스틸하거나 귀환을 방해하면 카밀이 게임을 끝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정균 감독에게) 스프링 스플릿에 이어 2시즌 연속 싸운 그리핀에게 한마디 해달라.
김정균 감독: 연습하는 과정에서 그리핀이 많이 도와줬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그리핀이 결승 전 플레이오프 등에서 많이 도와줘서 고맙고, 롤드컵에서도 같이 연습했으면 좋겠다. 결승까지 3연속 진출한 것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서 우리가 더 잘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