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즈컨 2019가 마무리됐다.
많은 팬이 학수고대하던 디아블로의 새로운 시리즈 <디아블로 4>가 공식적으로 발표됐고, 다시 집결한 오버워치의 시네마틱 영상과 <오버워치 2>는 많은 팬에게 화제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블리즈컨은 <하스스톤> 프로 게이머 블리츠청에 대한 징계 이슈부터 <디아블로 이모탈>까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의 현 상황이 그대로 투영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블리즈컨이 남긴 이야기를 여섯 가지로 정리했다.
하나. 블리츠청 징계에 대한 사과로 시작한 블리즈컨 2019
홍콩과 반중(反中)정서로 확대됐던 블리츠청 징계에 대한 블리자드의 선택은 정면돌파였다. 알렌 브랙 블리자드 대표는 블리즈컨 시작과 함께 "판단은 빨랐고, 소통은 느렸다"며, 해당 징계에 대한 사과의 마음을 밝혔다.
정면돌파 덕분이었을까? 블리즈컨이 개최된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는 첫 날만 하더라도 홍콩 관련 티셔츠와 코스프레를 손 쉽게 발견할 수 있었지만, 둘째 날 부터는 이러한 모습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다소 누그러진 현장 분위기와 다르게, 여전히 인터넷에서는 많은 유저와 매체들이 블리자드의 사과에는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어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알렌 브랙 대표는 사과의 말 마지막에서 "블리자드가 가장 잘하는 일인 게임을 통해서 유저에게 신뢰를 보이겠다"라고 밝혔다. 그 말대로 유저들에게 신뢰를 되찾는 일은 블리자드가 보일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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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원조 디아블로 느낌 살렸으나, 갈 길은 먼 '디아블로 4'
블리즈컨 2019에서 가장 먼저 소개된 게임인 <디아블로 4>는 공포 영화 이상의 연출이 담긴 시네마틱 트레일러를 발표했다. 고조되는 음향 속에서 등장하는 핏빛의 릴리트 등장 장면은 전 세계 유저들에게 '디아블로의 복귀'를 확실히 알리는 것에 성공했다.
하지만 <디아블로 2>의 어두운 분위기를 잘 살렸지만, 보여준 것이 너무 적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디아블로 이모탈>로 형성된 좋지 못한 분위기를 만회하기 위해 공개를 서두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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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개발시간 부족? 신작과 확장팩 사이의 '오버워치 2'
<디아블로 4>와 함께 이번 블리즈컨에서 가장 기대되던 신작은 <오버워치 2>다. 마블의 <어벤져스> 이상의 연출로 시네마틱 트레일러를 통해 <오버워치 2>를 알리는 것 자체에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현장에서 공개된 게임 콘텐츠에 대한 지적은 이어지고 있다.
<오버워치 2>는 새로운 모드, 새로운 영웅 등을 추가하고, 기존의 영웅의 새로운 외형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많은 유저가 바라던 스토리 모드 기반의 협동 모드가 추가된다. 하지만 이런 내용들은 <오버워치> 1편에서 원래 있었어야 하는 내용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또 <오버워치 2>를 현장에서 시연한 많은 유저와 매체들은 "신작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라는 평을 남기고 있다.
이런 평가를 인지한 오버워치 디렉터인 '제프 카플란'은 "이번에 공개된 내용은 <오버워치 2>의 매우 일부분"이라 밝혔다. 과연 <오버워치 2>가 유저들의 우려를 기우로 만들고, 더욱 더 나은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지 이후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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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폰이 있어야겠네요. 호평 이어지는 '디아블로 이모탈'
작년 블리즈컨을 뒤흔든 <디아블로 이모탈>에 대해서는 의외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디아블로 3>와 비슷한 가운데, 전설 아이템과 궁극기를 통해서 차별을 꾀했다. 특별한 기술을 주는 전설 아이템으로 파밍의 맛을 더하고, 스킬 사용시 채워지는 게이지를 통해서 사용할 수 있는 궁극기로 <디아블로 이모탈>만의 재미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디아블로 이모탈> 시연에 참가한 블리즈컨 참관객들은 입을 모아 넷이즈가 개발한다는 사실에서 오는 '양산형 게임'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연 내년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디아블로 이모탈>은 유저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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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올해 내로 나온다고? 기대가 걱정으로 '리포지드'
두 달 남은 2019년. 연내에 나오는 유일한 블리자드의 신작은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다. 하지만 이 게임은 실제 게임을 체험해본 유저를 중심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가장 크게 지적받는 문제는 멀티 플레이에서의 가시성이다. 현재 상대방과 같은 종족이거나, 같은 영웅을 선택할 경우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차이를 찾기 어렵다. 또 직관성이 떨어지는 스킬 이펙트 역시 지적받고 있다. 멀티플레이에서 직관적인 가시성이 떨어지는 것은 순간적인 판단이 중요한 실시간전략(RTS) 장르에선 치명적인 문제다.
한 가지 위로는 스토리 변화 없이 발전된 그래픽으로 <워크래프트 3>의 시나리오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가 과연 다시 한번 전장의 한 가운데로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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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블리자드 글로벌 파이널 최초 여성 선수 우승
블리자드 게임의 최강자를 가리는 '글로벌 파이널'에서 최초로 여성 선수가 우승했다. <하스스톤> 중국 대표로 참가한 "라이언" 샤오멍 리(Xiaomeng “VKLiooon” Li)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그룹 스테이지부터 우승을 확정 짓는 결승까지 단 한 번도 경기에서 패배하지 않아, <하스스톤> 최강자의 모습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e스포츠의 종주국인 한국은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다크' 박령우가 <스타크래프트 2> 최강자에 올랐지만, <오버워치> 한국 대표팀은 미국 대표팀에게 4강에서 패배하며 3위에 머물렀다. <하스스톤> 아시아 태평양 대표였던 '서렌더' 김정수는 탑4에 포함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