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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토탈 워: 삼국'이 고증과 유저 몰입감을 모두 올리기 위해 했던 고민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 파웰 워드 아트 디렉터, 야노스 가스퍼 디렉터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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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백야차) 2019-11-14 20:11:25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가 개발한 실시간 전략(RTS) <토탈 워> 시리즈는 지평선을 가득 메운 대규모 병력과의 전쟁, 역사 속 인물들과 팀이 되거나 대적하고 당시 발생한 사건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이 시리즈의 최신작인 <토탈 워: 삼국>이 지난 5월 출시, 뛰어난 고증과 게임성 등으로 유저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스타 2019를 찾은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 야노스 가스퍼 디렉터와 파웰 워즈 아트 디렉터는 지스타 컨퍼런스(G-Con)를 통해 <토탈 워: 삼국> 개발기를 전했습니다. 이날 강연에서 파웰 워즈 아트 디렉터는 "<토탈 워: 삼국>은 유저들이 단순히 몰입하는 정도가 아니라 마치 메소드 연기를 보이듯 빠져들 수 있도록 여러 장치를 해뒀다"라고 전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박준영 기자




왼쪽부터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 파웰 워즈 아트 디렉터, 야노스 가스퍼 디렉터

※ 관련 기사

[게임예술관] '토탈워'로 역사를 그리다!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 파웰 워즈 디렉터 


강연을 시작하며 야노스 가스퍼 디렉터는 예전부터 '삼국지'라는 소재를 활용해 <토탈 워> 시리즈를 만들고 싶었으나 인물은 물론 세계관 묘사가 어려울 거라 판단해 선뜻 도전하기 힘들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토탈 워> 시리즈는 역사 속 영웅들이 등장하는 건 물론, 전 세계 대륙, 군대 등 '전쟁'을 그린 게임인데, '삼국지'는 전쟁보다 인물에 집중한 작품이기 때문에 <토탈 워> 시리즈와는 맞지 않을 것 같다는 게 판단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 주요 개발진은 영화 <적벽대전>을 시청했고, 영화 속 처절한 전투를 보며 "이런 혈투를 그린다면 '삼국지'도 충분히 <토탈 워> 시리즈 대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토탈 워: 삼국> 개발이 시작됐습니다.

 

고대 로마, 중세 서양, 판타지 세계 등 명확한 테마가 있는 <토탈 워> 시리즈


<토탈 워: 삼국> 속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목(木)-화(土)-토(土)-금(金)-수(水)로 구성되어 있는 '오행'입니다. 오행은 각 영역별로 장수 특성은 물론 병종, 내정, 전투 등 다양한 요소를 담고 있죠. <토탈 워: 삼국>에 오행을 만든 이유는 게임을 한층 더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도 있지만, 서구권이 '삼국지'라는 소재를 잘 모를 것 같다는 고민도 한 몫을 했습니다.

 

인물 관계를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던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는 문득 '삼국지'가 서구권에서 인기를 끈 <왕좌의 게임>처럼 가족, 충성, 라이벌 관계 등 인물에 집중한 다양한 요소를 그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때문에 '인물'을 한층 더 부각하면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물론 서구권에서도 먹힐 거라고 판단했죠.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는 <토탈 워: 삼국> 등장인물들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고고학 서적부터 코에이 <삼국지> 시리즈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100여 편에 달하는 자료를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인물 특징을 리스트화해 기록했고, 이 특징들을 영역별로 나눠 정리한 게 '오행'의 시작입니다. 야노스 가스퍼 디렉터는 이에 대해 "오행을 통해 나뉜 인물들을 한층 더 입체적으로 구성하기 위해 인물 관계, 성격 등 다양한 요소를 구현하고 연구하는 건 물론, 아트 명암이나 색, 포즈 등 다양한 요소로도 표현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개발을 위해 실제 역사부터 소설 등 다양한 요소를 참고한 만큼 모든 요소를 게임에 구현하고 싶어 인물 설정이 소설 <삼국지연의>를 기반으로 한 '연의 모드'와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한 '정사 모드' 두 개 모드를 구현했다고 합니다. 

 

게임을 한층 더 극적으로 만드는 건 물론, 서구권이 '삼국지'라는 소재를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만든 '오행' 시스템
이는 장수 특성, 병종, 내정, 전투 등 다양한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토탈 워: 삼국>에는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는 건 물론, 각 장수 별 개성과 특성이 뚜렸합니다.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는 이런 인물 특징을 유지하면서도 유저들이 플레이 과정에서 한층 더 몰입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임 로직'이 무엇일까를 고민했습니다.

 

이에 대해 파웰 워즈 아트 디렉터는 "예를 들어 유비는 백성들에게 베풀기를 잘해 덕망이 높고 동시에 장수 충성도도 높다. 다만, 유저들은 플레이 과정에서 유비의 설정에 몰입하고 빠져드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개발진은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며 '이 인물은 이런 설정이다'라는 정도를 이해하는 게 아닌 인물 그 자체가 되어 그의 행보를 따르게 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 게임에서 유비는 백성 행복도가 오르면 동시에 장수 충성도가 오른다. 즉, 유비로 플레이하는 유저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게 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저들이 <토탈 워: 삼국>을 플레이할 때는 단순히 게임에 몰입하는 정도가 아니라, 마치 '메소드 연기'에 빠진 배우처럼 역할 자체가 된 플레이를 하길 바랐다고 덧붙였습니다.

 



두 디렉터는 <토탈 워: 삼국>을 만들며 인물 특징을 살리는 건 물론 '삼국지'라는 소재를 한층 더 살리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동양미와 시대상, 중국이라는 지리적 특징 등을 모두 살리기 위해 보다 강렬한 시각 디자인으로 이를 표현하고자 했죠.

 

이를 위해 인물 구성에서는 당시 입었던 옷 색(적-흑-금)을 그대로 반영하는 건 물론, 전체 표현은 안개 등을 사용해 보다 신비롭게 표현했습니다. 맵 디자인은 다소 어둡고 단색에 가까운 기존 <토탈 워> 시리즈와 달리 사계절을 뚜렷하게 해 입체적인 색감을 살렸습니다. 또한, 모든 아트에는 '먹물'이 칠해지고 서서히 번지는 표현을 더해 동양미와 동적 분위기를 모두 살렸다는 게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의 설명입니다.

 

강연을 마치며 두 디렉터는 "완전한 몰입이 없으면 성공하지 못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즉, 개발자도 몰입하지 못하는 게임에 유저 역시 몰입할 수 없으니 개발자부터 전달하고자 하는 소재를 확실히 공부하고 전달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또한, 게임은 출시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라 전하며 끊임없는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 만족을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는 역사를 연구하고 모든 사람의 문화를 존중하는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