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롤스타즈>를 개발한 슈퍼셀의 프랭크 카이엔부르크 슈퍼셀 게임 리드(Lead)가 최근 희비가 엇갈린 자사의 최신작 <브롤스타즈>와 <러시워즈>에 대한 차이를 설명했다. 그가 밝힌 두 게임의 차이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바로 자신이 만드는 게임에 대한 확신, 다시 말해 '신뢰(Trust)'의 문제였다. 특히 매출 등의 수치적인 문제보다는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게임에 대한 확신을 고려한 선택이다. 도자기 장인이 하나의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도자기를 깨는 것과 비슷한 태도다.
슈퍼셀은 최근 캐나다에서 소프트 론칭을 하던 <러쉬 워즈> 서비스를 단 3개월 만에 포기했다. 일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소프트 론칭을 진행하다, 글로벌 론칭으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해 전 세계적인 '대박'을 기록한 <브롤스타즈>와는 대비가 되는 선택이었다.
'슈퍼셀의 문화는 어떻게 브롤스타즈를 탄생시켰는가?'라는 주제로 G-CON 강연에 나선 프랭크 게임 리드는 이와 같은 선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슈퍼셀의 문화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브롤스타즈>를 개발한 슈퍼셀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3가지로 '태도', '신뢰' 그리고 '확인(Validation)'를 꼽았다.
# 슈퍼셀의 세 가지, '태도 · 신뢰 · 확인'
슈퍼셀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경험과 재능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경험과 재능의 바탕이 되는 '태도'다. 특히, 주체적으로 일하는 태도다. 회사 특별하게 강압적으로 프로젝트를 밀어붙이지 않는 슈퍼셀은 직원이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직접 설계하고 진행하는 것을 장려한다.
하지만 주체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게 항상 쉬운 일은 아니다. 스스로가 진행한 프로젝트나 일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의 성과가 나와야 할 것 같고, 많은 호응을 받아야 할 것 같다. 이런 부분을 위해 슈퍼셀은 '신뢰'한다. 직원들은 슈퍼셀에 들어온 이상 자신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 직원이 진행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직원 서로도 믿는다.
여기에 하나 더, '확인'이 필요하다. 슈퍼셀 철학에서 크게 벗어나는 일이나 프로젝트인지 확인해야 한다. <브롤스타즈>의 캐나다 소프트 론칭은 물론, 글로벌 론칭에서도 확인 과정은 슈퍼셀 내에서 진행됐다.
프랭크 게임 리드는 이런 확인, 다시 말해 직원들과 회사가 '슈퍼셀다움'을 단순하게 직관적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고 선 그었다. 그는 다양한 다른 작품에서 영감을 얻고, 그들을 비교하며 배웠고, 무엇보다 '게임팀'끼리 솔직한 피드백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프랭크 게임 리드는 강연 내내 게임과 관련 팀을 '게임팀'이라 칭하며, 사업이나 다른 부서와는 전혀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결정을 하는 팀임을 강조했다.
특히, 잔인하게도 느껴질 수 있는 솔직한 피드백이 오히려 많은 소모적인 상황을 제거했다. 슈퍼셀 게임팀은 누구나 피드백할 수 있다. 슈퍼셀 게임팀 누구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솔직한 피드백 덕분에 '슈퍼셀다움'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게임팀이 함께 그려나갔다.
상황에 따라 상처가 될 수 있는 그런 피드백이 '건강하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신뢰(TRUST)'다. 프랭크 게임 리드는 "게임팀이 원하는 것이 있어야 하고, CEO가 아닌 게임팀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다른 팀(부서)은 게임팀을 믿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 '브롤스타즈'와 '러쉬 워즈'의 차이는 게임에 대한 확신
<브롤스타즈>는 소프트 론칭 이후 약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메타를 바꿨고, 화폐도 바꿨고, 심지어 캐릭터를 컨트롤하는 방식도 바꿨다. UI도 바꿨으며, 화면 방향에도 변화를 줬다. 게임 이름 말고 다 바꾼 수준이다.
하지만 <러쉬 워즈>는 단 3개월 만에 포기했다. 프랭크 게임 리드는 다음과 같이 이를 설명했다.
"최근 <러쉬 워즈> 서비스를 종료했다. (캐나다에서 진행된 소프트 론칭 기간에서) 플레이어 수와 게임 플레이 수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만족하기에는 약간 아쉬운 수치였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게임팀이 자신들이 만든 게임에 대한 '확신' 여부다. <브롤스타즈> 게임팀은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알았고, 우리가 하는 것을 믿었다. (이 차이 때문에) <브롤스타즈>는 서비스를 이어나갔고, <러쉬 워즈>는 그렇지 못했다"
다시 말해, <러쉬 워즈>는 슈퍼셀이 게임 서비스를 이어가는 조건 2가지를 만족하지 못한 것이다. 플레이어 수, 플레이 수 등과 관련되어 의미 있는 수치를 끌어내지 못했다. 무엇보다 게임을 만들고 있는 게임팀이 <러쉬 워즈> 서비스에 대해 절대적인 확신이 약해졌고, 도자기 장인과 같이 게임 하나를 평생 즐길 수 있도록 개발하는 슈퍼셀 입장에서는 취소하기에 충분하 이유였다.
하지만 매출은 의미 있는 수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진 않다고 혹시모를 추측에 대해 선 그었다. 프랭크 게임 리드는 "가장 중요한 수치는 '리텐션(retention, 유지)'이다. 매출은 신경 쓰지 않는다. 매출은 유저들이 게임을 하고, 게임을 좋아한 결과물일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슈퍼셀에는 '최고의 팀이 최고의 게임을 만든다'라는 슈퍼셀만의 철학이 있다. 프랭크 게임 리드와 슈퍼셀은 게임팀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고, 개발하고 있는 게임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이 믿음과 확신에서 나오는 장인 정신덕에 1년 6개월간의 끈질긴 업데이트 끝에 세계 최고의 인기 게임 <브롤스타즈>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