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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 4는 누구나 즐기는 놀이도구"

캡콤 스트리트파이터4 오노 요시노리 PD 인터뷰

안정빈(한낮) 2009-02-09 11:56:10

<스트리트파이터 4>(이하 스파)는 독특하다. 전작인 <스파3>대신 <스파2>의 구성을 이어받은 데다가 캐릭터 역시 기존의 <스파 제로> 시리즈에서 따왔다. 시리즈의 정식 후속작임에도 불구하고 전작을 이어받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스파4>의 프로듀서인 오노 요시노리는 보다 대중적인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소수의 하드코어 유저들만이 즐기던 게임에서 벗어나 일반 유저들도 부담 없이 즐기는 일종의 놀이도구를 만들고 싶었다는 그를 만나 <스파4>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스파 4는 과거로의 회귀

 

만나서 반갑다. <스파4>를 보니 전작이 아닌 <스파2>를 더 닮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 <스파3>에도 직접 개발자로 참가했는데 당시에는 대전격투가 매니악해지던 시점이었다. 그리고 자연히 <스파3> 역시 매우 매니악하게 제작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나치게 매니악해지다 보니 일반 유저들이 거부감을 많이 느끼더라. 그래서 <스파4>는 누구나 즐길 수 있었던 <스파2>를 중심으로 만들자고 생각했다. ‘모두가 알고 있는 룰로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도구가 목표다.

 

 

워낙 인기가 좋았던 <스파2>를 중심으로 만들다 보니 부담감도 컸을 듯하다. 어려움은 없었나? 물론 있었다. 대중적인 <스파2>로 돌아가자고 마음 먹은 것은 좋지만 이미 15,6년이나 지난 게임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결국 나온 아이디어가 동창회였다. 헤어진 친구들을 10년 만에 만나는 느낌이랄까? 이전에도 게임을 즐겼던 사람들이 다시 모여서 놀 수 있는 그런 게임의 이미지를 개발자들에게 심어줬다. 캐릭터 역시 10년 이상이 지났지만 여전히 옛날의 모습을 살릴 수 있도록 묘사했다.

 

가장 어려운 건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지속적으로 높아져 온 유저들의 눈 높이에 맞는 시스템과 그래픽을 구현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과정에서 나온 것이 3D와 붓을 통한 표현방식이었다. 이 두 가지를 섞으니 최신 3D이면서도 옛날 이미지를 느끼게 하는 일이 가능해지더라.

 

게임을 시작하면 추억 속의 친구들을 만나 '어? 이렇게 예뻐졌어?'라거나 '얘가 이렇게 변했네'라는 말이 저절도 떠오를 것이다.

 

현재 아케이드를 통해 서비스 중인데 원하던 만큼의 성과가 나왔는가?  <스파3>부터 근 10년이 지나서 릴리즈된 만큼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전혀 예상을 못했다. 그저 잘 만들어서 내놓고 보자는 식이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다. 지금은 전국의 게임센터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일본에서는 2주 정도 전에 전국대회를 마쳤는데 작년 11월부터 전국에서 뽑힌 128명의 예선통과자 중 단 2명만 대회에 불참했을 만큼 좋은 반응을 보여줬다. 대회에서는 구경꾼만 1,000명 이상이 모였을 정도다.

 

 

한국의 게임센터에는 가봤나?  지난 번에 몇 군데를 들러봤다. 직접 플레이를 해 본 것은 노량진의 게임센터였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딱 한 번 하고나니 다시 할 수가 없더라. 그것도 단 번에 졌다. 수준이 높더라.

 

개인적으로 유튜브에 영상이 올라온 전설의 류라는 한국인 플레이어를 만나고 싶은데 아직 만나지 못했다. 만약 이 인터뷰를 본다면 3월에 한국 대회가 있을 예정이니 반드시 참가해줬으면 한다.

 

스파 4의 콘솔 버전, 그리고 PC 버전

  

콘솔은 XBOX360 PS3 두 기종으로 발매됐는데 차이점은 없는가? 전혀 없다. 캐릭터도 완벽히 같다. 타사의 게임을 보면 기종마다 캐릭터를 다르게 구성하거나 숨겨진 요소가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는 모든 부분을 똑같이 만들었다.

 

10년 만에 나오는 <스파>시리즈의 신작인 만큼 어느 쪽이라도 동일한 컨텐츠를 즐기게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앞서 누구나 즐기는 도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는데 기종마다 캐릭터나 내용이 달라서야 누구나 즐기는 것이 아니게 되잖은가. 기종에 상관없이 같은 행동으로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WiiPC판 발매는 언제쯤 이뤄지나? PC판은 확실히 나온다. 미국과 유럽은 확정이 됐는데 한국에도 발매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Wii는 개인적인 마음으로는 꼭 내고 싶다. 누구나 즐기는 도구인 만큼 NDS로든 뭐로든 모두 내고 싶은데 <스파4>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기기의 성능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픽 퀄리티를 낮출 수도 있지만 그럼 이미 별개의 타이틀이 돼버린다.

 

 

그렇다면 PC버전은 언제쯤 나오나? 또 온라인대전은 연동되는가? 아직 제작 중이라 자세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온라인은 콘솔버전과 마찬가지로 PC유저끼리만 가능할 것이다. 연동 부분에서 많은 연구를 했는데 XBOX360은 게임포라이브를 통해 가능하지만 PS3는 플랫폼이 전혀 달라 어려울 듯하더라. 같은 타이틀을 샀는데 PS3 쪽만 소외되는 것도 이상하고 회사간의 관계도 있을 듯해서 PC PC유저끼리만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다운로드 컨텐츠로 구입하는 커스터마이징이나 신규 복장 등이 다른 게임들에 비해 조금 밋밋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철권>의 경우에는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의상이나 설정의 시대 등이 변하니 괜찮았을 거라 본다. 하지만 우리는 <스파2>의 동창회가 컨셉 아닌가. 지나치게 달라지면 이전의 이미지를 떠올리지 못할 우려가 있다. 때문에 이번에는 미리 정해진 수준의 복장만 제공할 것이다.

 

앞으로 일주일 정도 지난 후에 다운로드 컨텐츠를 판매하는데 유저들의 반응을 보고 이후의 컨텐츠에 대해 결정할 생각이다. 참고로 신규 복장에서 춘리나 캐미가 조금은 야하게 나오는 탓에 이건 동창회라기 보다는 그냥 망상에 가까운 건 아닐까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 ^^;

 

복장 이외에도 신 캐릭터의 등장 같은 다운로드 컨텐츠가 있는가? 전혀 새로운 캐릭터를 투입할 계획은 없다. 다운로드가 되는 사람도 있고 안 되는 사람도 있을 텐데 그럴 경우 양쪽이 불공평해지지 않는가? 우리는 모두가 같은 위치에서 게임을 즐기기를 바라고 있다.

 

전혀 다른 방향의 다운로드 콘텐츠는 예정돼 있다. <스파4>에서는 아케이드 대기설정이라고 네트워크에서 상대를 검색하는 동안 PC와 싸울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상대방을 마냥 손 놓고 기다리는 건 대전격투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마치 게임센터에서 상대가 난입하는 기분을 주기 위해서 만든 것이다.

 

그런데 다운로드 컨텐츠를 통해 이 아케이드 대기설정에서 다양한 모드의 게임을 고를 수 있다다만 정확히 어떤 것이 나올 지는 아직 비밀이다.

 

 

스파 4, 그리고 격투게임의 미래

 

이후의 <스파> 시리즈는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인가? <스파1>이 매니악했고 <스파2>는 대중적이었고, 다시 <스파3>에서 매니악해졌다가 <스파4>에서 대중적인 게임으로 돌아갔다. 고로 이 순서대로라면 다음 번의 <스파5>는 매니악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이 공식은 <바이오 하자드>에도 적용된다. ^^;

 

스토리적으로는 <스파3>가 끝인데 이후의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는 건가? <스파3>에서는 베가가 죽고 난데없이 새로운 적이 나오는 등 스토리가 갑자기 비약적으로 전개된다. 때문에 <스파4>에서 그 중간을 조금 담긴 했는데 아직도 많이 부족한 느낌이다. <스파3>의 스토리가 너무나 다른 곳에 동떨어져 있는 탓에 그것을 기존 시리즈에 확실히 이어 붙여 줄 때까지는 계속 그 사이의 이야기를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원하는 건 <스트리트파이터>라는 굴레 안에서 하나로 통일된 스토리와 세계관이다.

 

최근 매니악한 장르가 되어가는 대전격투게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요즘 게임들을 보면 이미 일반인이 접할 수 없는 게임이 되어간다.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신규시스템이나 캐릭터가 추가됐다고 하는데 일반인은 전혀 접근할 수 없는 내용인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이 상당히 유감스럽다. 조금 더 대중적이 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스파4>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했다. 때문에 <스파3>에서 유명했던 블로킹 등의 고 난이도 시스템을 빼고 대신 버튼 두 개로 발동되는 간단한 세이빙 어택을 넣은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후의 대전격투게임은 어떻게 될 것이라 보는가? 대전격투게임의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발자와 유저간의 커뮤니티라고 본다. <스파4>도 전국 오프라인 대회를 시작한 이후 커뮤니티나 동호회 등에서 많은 관심을 보여주더라. 이들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했더니 자연히 게임에 대한 일종의 붐이 생겨났다.

 

개발자와 유저, 둘 사이의 연관관계만 중시할 수 있다면 대전격투게임은 이후에도 잘 발전해 나가리라 본다.

 

 

 

3월에 국내대회를 진행한다고 했는데 그럼 이후 세계대회도 계획돼있나? 먼저 미국은 다음주부터 토너먼트를 진행한다. 각 주 별로 대회를 치르고 주의 대표가 모여서 미국 챔피언을 뽑는 방식이다. 유럽 역시 계획 중이다. 올 봄 쯤에 미국 챔피언이 나올 예정인데 이후 각국의 챔피언을 모아서 대회를 치르는 것도 고려 중이다.

 

개인적으로 세계대회는 하와이에서 하고 싶다. 그렇게만 된다면 다음에는 내가 대표로 나가고 싶다는 목표의식도 더 늘어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스파4>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개발자로서 보통 게임을 만들 때는 어떤 기획을 내놓은 후 그것을 유저들에게 왜 해야 하는지설명해야만 했다. 하지만 <스파4>는 거꾸로 유저들의 요구가 높아져서 만든 게임이다. 열성적인 제안을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 드린다.

 

<스트리트파이터>라는 브랜드가 계속 유지되고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유저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많은 호응 부탁 드리며 <스파4>를 아껴준 유저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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