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2는 보통 대형 게임사들의 신작을 보러 온다. 그러나 그 안에 잘 살펴보면 인디 게임도 존재한다. 이는 부산에서 매년 개최되는 부산 인디 커넥트(aka. BIC)의 존재와 관련이 있다. BIC는 매년 지스타에 부스를 설치하고 매력적인 인디 게임을 출품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피그로맨스>는 횡 스크롤 퍼즐 어드벤처 게임으로, 독특한 이름에 걸맞은 특이한 콘셉트와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 19일 디스이즈게임은 지스타 제2전시장에 마련된 BIC 부스에서 <피그로맨스> 개발사 외계인납치작전의 최용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디스이즈게임 박해인 기자
외계인납치작전이 개발한 게임 <피그로맨스>는 2D 횡 스크롤 어드벤쳐 게임이다. 소시지 공장에서 소시지가 될 운명을 지니고 태어난 수퇘지 '미틀렛'(Meat let)이 암퇘지 '포클렛'(Pork let)을 찾아 공장을 모험하는 이야기다.
게임 방식은 공장 안에서 퍼즐을 풀며 '커팅맨'의 추격을 따돌리면 된다. 돼지 몸에는 도축 부위를 측정한 재단선이 있고, 추격자 커팅맨은 항상 웃는 모습을 하고 있어 섬뜩하기도 하다.
커팅맨 눈을 피해 상자를 밀고 부숴야 하며, 날아드는 톱날을 피해야 한다. 빠르게 움직이는 리프트를 조종해 불도 피해야 한다. 맵 곳곳에 있는 퍼즐 요소를 활용하면서 진행하는 퍼즐 모험 게임이다.
<피그로맨스>는 22년 12월 스팀에서 앞서 해보기로 만나 볼 수 있다.
재단선이 그려진 돼지와 웃고 있는 커팅맨
퍼즐을 풀며 맵을 진행해야 한다.
<피그로맨스> 제작사 대표 최용찬
다음은 최용찬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Q. 디스이즈게임 : 개발자가 몇 명인가? 몇 년 정도 개발했고, 개발 과정에서 힘든 점은 없었는가?
A. 외계인납치작전 대표 최용찬 : 현재 개발 인원은 3명이다. 3년 넘게 개발하고 있어서 이제 좀 놓아줄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웃음) 아무래도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이 가장 고단했다. 매출 없이 3년 동안 게임 하나만 보고 달리며 제작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Q. 디자인 업계에서 10년 정도 근무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게임 개발에 도전한 이유가 궁금하다.
A. 20살 때부터 일을 했으니 아마 10년보다 좀 더 된 것 같다. 애니메이션, 시각 등 여러 작업을 많이 해봤다. 영상도 만들어보고, 글도 써보고, 이것저것 많이 만들어 봤다. 그러던 중 상호작용도 넣어보자 해서 만들어봤는데 그게 게임이 되었다.
Q. 소개에서 본 게임 콘셉트가 굉장히 특이하다. 어떻게 이런 콘셉트를 만들게 되었나? 굳이 게임이 아니어도 영감을 받은 작품이 따로 있는가?
A. 제가 영화도 좋아하고, 시나리오 쓰는 것도 좋아한다. 잔혹 동화 콘셉트로 사회 풍자 내용을 담아서 시나리오를 썼다. 원래 동화책으로 출판하려고 했으나, 게임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게임으로 만들게 되었다. 제작에 큰 영감을 줬던 작품은 게임 <인사이드>다. <인사이드>를 보고 영화 같은 게임도 가능하구나, 우리도 애니메이션 같은 게임 한번 만들어 보자 해서 제작하게 되었다.
Q. 퍼즐 게임 요소가 많이 보인다. 횡 스크롤 퍼즐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은데?
A. 퍼즐 게임에 신경을 많이 썼다. 기획할 때도 시나리오와 퍼즐 개연성을 위해 공을 많이 들였다. 또 퍼즐이 너무 길게 나오면 지루할 수도 있기 때문에 퍼즐의 속도감, 리듬감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면서 맵을 구성했다.
Q. 퍼즐 게임이라 하니 상대적으로 어려운 사람이 있을 것 같다. 게임 난이도는 어떤가?
A. 난이도 맞추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웃음) 미공개 버전을 일부 공개하거나 행사를 통해 레벨 디자인을 여러 번 수정했다. 아마 곧 출시되는 앞서 해보기 과정에서도 레벨 디자인이 조금 수정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기본적인 방향은 '(조금만 머리를 쓰면)누구나 끝을 볼 수 있게' 디자인했다.
지스타 2022 BIC부스에서 <피그로맨스>를 만났다.
Q. 이번 지스타 2022에 출품한 이유가 있을까? 정식 출시는 언제로 계획하고 있는지?
A. 다음 달 스팀에서 <피그로맨스>의 앞서 해보기가 출시된다. 홍보도 겸해서 지스타 출품 신청을 했는데 운 좋게 선정이 되었다. 정식 출시는 내년으로 계획하고 있다.
Q. 그렇다면 지스타 현장 반응은 어떤 편인가? 방문하신 분들이 피드백 같은 것도 주시는지?
A. 다들 너무 즐겁게 플레이해 주신다. 저희가 플레이타임이 긴 걸 들고 나와서 그런가? 피드백은 아직 없었다. 오래 하시는 분들은 한 번 앉아서 2시간 가까이 플레이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Q. 스팀 출시를 통해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는가? 또 모바일 출시 계획은 없는가?
A. 많은 분이 <피그로맨스>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그게 가장 큰 목표다. 모바일 출시는 지금 당장 생각이 없고, 스팀에 주력하려고 한다. 그래도 유니티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콘솔이나 모바일로 이식할 계획은 있다.
Q. 마지막으로 게임 출시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A. 유저분들이 너무 오래 기다렸다. 출시를 수차례 연기하면서 2년 정도 지연됐다. 이제 원하는 수준만큼 게임이 완성됐다고 생각해 다음 달 앞서 해보기를 출시하려고 한다. 기다려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게임이 출시되면 많은 사랑 보내 주셨으면 좋겠다.
지스타 인디어워즈 2022에서 <피그로맨스>는 2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