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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그랜드 파이널 앞둔 배그 e스포츠 'PGC 2021'이 역대급으로 불리는 이유

치킨으로 기적 만든 젠지, 생존왕 OATH... 결승 앞둔 PGC 2021을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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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철(텐더) 2021-12-15 17:45:39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국제 대회 'PGC 2021'이 어느덧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크래프톤이 직접 개최하는 PGC 2021은 <배틀그라운드> 월드컵이라 불러도 될 만큼 규모가 큰 대회다. 아시아, 아시아퍼시픽, 유럽, 아메리카 지역을 대표하는 32개 프로팀이 참가한 데다 총상금이 200만 달러(약 23억 6천만 원)에 달하기 때문. PGC 2021에 수많은 팬의 관심이 집중된 이유다.

 

PGC 2021은 변방팀이라는 평가를 깨고 위클리 파이널 깜짝 선두에 올랐던 GEX, 대역전 드라마를 일군 GEN(젠지) 등 다양한 스토리가 쏟아짐에 따라 그 어떤 대회보다 볼거리가 많았던 '역대급' 대회로 꼽힌다. 그랜드 파이널에 참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그랜드 서바이벌'이 하루 남은 지금, 디스이즈게임이 약 한 달째 진행되고 있는 PGC 2021의 이모저모를 정리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출처: PUBG Esports)

 

  

# 흔들리던 젠지가 만든 극적인 반전 드라마

 

젠지는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를 대표하는 팀으로 꼽힌다. PGI 2018, PGC 2019 등 두 개의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데다, 최근 펼쳐진 2021 PUBG 위클리 시리즈: EAST ASIA 페이즈 2에서는 무려 386킬을 따내는 괴력을 과시하며 정상에 올랐기 때문. 주장 '피오' 차승훈을 중심으로 한 선수단 구성 역시 세계 최정상급으로 평가된다.

 

그렇게 시작된 PGC 2021, 젠지는 유럽의 ENCE에 이어 순위 결정전을 2위로 돌파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젠지는 위클리 파이널부터 급격히 흔들렸다. 1주 차 위클리 파이널 10위를 기록한 데 이어 2주 차에는 위클리 서바이벌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최악의 부진을 겪은 탓이다. 이에 주장 피오는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더 열심히 노력해서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피오는 젠지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출처: PUBG Esports)

 

절치부심한 젠지는 3주 차 위클리 서바이벌을 통해 반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매치 15까지 좀처럼 감을 잡지 못한 채 헤매던 젠지는 마지막 매치에서 TSM과 ENCE를 꺾고 치킨을 따내며 극적으로 위클리 파이널에 합류했다. 흐름을 탄 젠지는 위클리 파이널에서도 64킬, 119점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두고 당당히 그랜드 파이널에 이름을 올렸다.

 

PGC 2021에 참가한 젠지 선수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피오다. 피오는 124킬을 기록하며 이번 대회 최다킬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GBL(기블리 e스포츠)의 RENBA(114킬), NH(New Happy)의 ZAYAN1(112킬) 등 2위, 3위를 차지한 선수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이 외에도 피오는 헤드샷 킬 수(29, 4위), 준 피해량(301.59, 2위), 누적 피해량(20809.51, 2위) 등 다수 지표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소속팀이 다소 흔들렸음에도 불구하고 피오만큼은 꾸준히 중심을 잡아줬음을 알 수 있는 지표다.

 

젠지는 세계 최고의 팀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PGC 2021에 임했지만, 초반 부진으로 인해 팬들의 날 선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마지막 위클리 서바이벌과 파이널에서 자신의 기량을 확실히 증명한 만큼, 심적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낸 게 아니냐는 희망적 관측도 적지 않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피오의 호언장담은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벼랑 끝에 매달렸던 젠지는 극적으로 기사회생했다 (출처: PUBG Esports)

 

 

# 어시스트 명가 'NH', 생존왕 'OATH'

 

중국 NH의 MMing, ZpYan1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두 선수는 각각 69, 6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3위에 위치한 GBL의 Lambu(55개)를 멀찍이 따돌린 채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MMing와 ZpYan1은 최다킬 부문에서도 112킬, 105킬을 기록하며 3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뛰어난 교전 능력을 바탕으로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킬을 기록한 NH의 팀적인 스타일이 선수의 개인 지표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누적 피해량 부분은 중국의 17(17 Gaming) 선수들이 휩쓸었다. 17 소속 shou와 Xbei는 각각 23637.06, 19970.41​의 누적 피해량을 기록하며 자신이 대미지 딜링에 능한 선수임을 입증했다. 특히 shou는 평균 피해량에서도 319.42의 수치를 기록하며 PGC 2021 전체 1위에 랭크됐다. 17이 아직 그랜드파이널에 진출하지 못했음을 감안하면 인상적인 지표다.

  

17의 shou는 커리어하이급 성적을 기록 중이다 (출처: PUBG Esports)

 

이색적인 지표도 있다. 생존시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OATH(오스 게이밍) 소속 Snakers, Relo, Balefrost, Kickstart다.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 평균 22분 40초 이상 생존하는 '생존 본능'을 뽐냈다. 한 팀에 소속된 선수단 전원이 해당 항목 최상위권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흥미롭다. 특히 Snakers의 평균 생존 시간은 23분 30초로, PGC 2021 참가 선수 중 유일한 '23분대'에 해당한다.

 

이러한 생존 본능에도 불구하고 OATH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순위 결정전 4위를 기록하며 기분 좋게 출발한 OATH는 위클리 파이널 1주 차 3위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심지어 그들은 2주 차 위클리 파이널 진출에 실패하는가 하면 3주 차에는 24킬에 그치며 14위라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OATH가 전반적인 생존 시간이 꽤나 길었음에도 교전을 통해서는 큰 이득을 보지 못했음을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셈. 킬과 순위를 합산하는 슈퍼룰(S.U.P.E.R)이 PGC 2021 진행 방식으로 채택된 점 역시 OATH에게 뼈아프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OATH는 16일 진행되는 그랜드 서바이벌을 통해 그랜드 파이널 진출을 둔 마지막 혈투를 펼친다.

  

'생존왕' OATH는 그랜드 서바이벌을 통해 최후의 혈투를 펼칠 예정이다 (출처: PUBG Esports)

 

 

# PGC 2021 뷰어십이 떨어졌다고? 그랜드 파이널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

 

PGC 2021은 글로벌 대회인 만큼 올해 열린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대회 중 가장 높은 뷰어십을 기록 중이다. 대회 뷰어십을 확인할 수 있는 e스포츠 차트(Esports Charts)에 따르면 PGC 2021 최고 시청자 수는 18만 6,776명이며 평균 10만 명 이상의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이는 올해 진행된 다른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대회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얼마전 펼쳐진 펍지 타일랜드 오픈 2021 윈터(최고 시청자 10만여 명, 평균 6만여 명)와 펍지 콘티넨탈 시리즈 5 아시아 퍼시픽(최고 시청자 14만여 명, 평균 8만 명) 정도를 제외하면 최고 시청자 10만 명을 넘긴 대회를 찾긴 어렵다. 반면, PGC 2021의 최고 시청자 수는 18만 명을 훌쩍 넘는다. 

 

그나마 일본에서 진행된 PJCT 2021이 PGC 2021과 비슷한 최고 시청자 수를 기록했지만, 스트리머들이 참가한 이벤트 매치였음을 감안하면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PGC 2021이 여전히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대회에서 유의미한 뷰어십을 기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시아 퍼시픽 프레디터 리그 20/21: 아시아, 엠퍼러 펭귄 챔피언십 시즌 4 등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관계자들로부터 강팀으로 지목됐던 담원 기아가 대회에 참여하지 못했음을 감안하면 PGC 2021의 지표는 더욱 인상깊게 다가온다.

 

PGC 2021이 아직 결승을 진행하지 않은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다 (출처: PUBG Esports)

 

물론 PGC 2021의 뷰어십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과거 개최된 국제 대회 PGC 2019와 PGI.S 2021에 비해 전반적으로 저조한 수치를 기록한 탓이다. 실제로 PGC 2021의 뷰어십 지표는 최고 시청자 22만 명, 평균 시청자 11만 명을 끌어모았던 PGI.S 2021에 비해 저조한 편이다. 두 대회의 최고 시청자 수 차이는 약 3만 5천 명에 달한다. 

 

다만, PGC 2021이 아직 대회를 마무리하지 않았음을 잊어선 안 된다. 결승전을 포함한 PGI.S 2021 뷰어십과 달리 PGC 2021은 결승전에 앞서 펼쳐진 위클리 서바이벌과 위클리 파이널에 관한 지표만 집계된 상황이다. 가장 중요한 매치가 펼쳐지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PGC 2021의 지표는 그리 나쁜 편이 아니다. 향후 진행될 그랜드 파이널을 통해 지표가 더 상승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PGC 2021에서 연일 명경기가 쏟아지고 있다는 점도 뷰어십에 있어서 호재다.

 

이번 대회에서는 베테랑이 뭉친 TL(팀 리퀴드)의 그랜드 파이널 진출, 동남아 리그 우승팀 BNU(바오 남 유나이티드)의 탈락 등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소식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젠지의 극적인 반등이나 초반 부진을 딛고 일어난 DNW(다나와 e스포츠), 1주 차 위클리 파이널에서 무려 101점을 기록한 GBL 등 한국 팀들의 선전 역시 향후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요소다.

 

PGC 2021 그랜드 서바이벌은 16일, 그랜드 파이널은 17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다. 

  

그랜드 파이널에 진출한 다나와, 젠지, 기블리 (출처: PUBG Esports)

매드 클랜과 그늘 e스포츠는 그랜드 서바이벌을 통해 막차를 노린다 (출처: PUBG E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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