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엑스포가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뚫고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5월 12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이번 플레이엑스포는 엑스박스 게임패스, 인디오락실, 레트로 게임 체험관 등 행사 공간의 대부분을 게임 체험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방문 전에 참고할 수 있도록, 못 가는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도록 플레이엑스포에 오면 어떤 게임들을 체험할 수 있는지 여러 회에 걸쳐 소개해드립니다.
'부다다다다닥' 그 옛날 오락실에서 <컴온 베이비> 할 때나 듣던 대형 버튼 연타음이 들려옵니다.
소리에 이끌려 가봤더니 <루나 스도쿠> 부스입니다. 현재 플레이스토어에서 받을 수 있는 이 게임은 '별나라 아이들의 작은 이야기'를 그린 퍼즐 게임으로 스도쿠 게임에 캐릭터와 스토리를 입혀낸 게임입니다. 베이직부터 마스터까지 다양한 난이도가 존재하며 스테이지를 클리어함에 따라서 새로운 문제를 풀게 됩니다. 정답을 맞혔을 때 기뻐하는 캐릭터를 보는 재미 또한 담겨있습니다.
모바일 퍼즐 게임인데 어째서 둔탁한 버튼 조작음이 들렸는지 알아봤습니다. <루나 스도쿠> 중간중간에는 터치를 통해 특정 고도로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미니게임이 존재하는데, 이 게임을 버튼 조작으로 깰 수 있도록 자체 컨트롤러를 제작한 것입니다. 게임을 만든 주식회사 프로그레시브의 김동준 대표는 "사무실 비상 버튼을 떼어 컨트롤러를 제작한 뒤 블루투스로 연결시켰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킨텍스에 오신다면 귀여운 캐릭터들의 스도쿠 게임과 함께, 타격감 확실한 미니게임도 즐길 수 있습니다.
<더 스파이크>는 저희가 두 차례 소개해드린 적 있는 게임입니다. 배구를 너무 좋아해서 게임을 만들었다는 사막냥 팀은 이번 플레이엑스포에서 부스를 내고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인기 만화 시리즈 <하이큐>로부터 영향을 받은 듯한 이 게임은 배구에 도전하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피카츄 배구>처럼 간단하게 공 넘기기만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오산입니다. 게임을 통해 스파이크와 리시브 등 다양한 배구 동작을 플레이할 수 있거든요. 플레이는 3:3으로 원래 배구보다는 적은 캐릭터가 경기하게 되지만, 확실히 실제 배구의 느낌을 많이 살려낸 듯합니다.
캐릭터들은 공격력, 수비력, 점프력, 스피드가 있으며 게임 진척에 따라서 아이템을 입혀 능력치를 강화할 수도 있습니다. 다소 전형적으로 보이는 스포츠 만화풍 라이벌 구도로 성립된 스토리 모드를 보면서, 나름 성장의 재미를 넣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행사장에서는 배구 유니폼을 입은 <더 스파이크> 개발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플레이엑스포 기간 중 유저 대회도 열린다고 하니 '많관부',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네요.
<이라>는 2D 쿼터뷰 탄막 슈팅 로그라이트입니다. 동양 판타지 설정을 띄고 있는데, 플레이어는 선택받은 아이 '연'이 되어 태초의 힘을 모으게 됩니다. 게임을 만든 곳은 대구의 인디 게임사 '에이비샷'입니다.
이 게임은 현재 스팀에서 '미리 해보기'를 진행 중이며 '매우 긍정적' 평가를 달리고 있습니다. 플레이엑스포 행사장에서는 이 게임을 앞서 해보기로 구매할지 고민하는 유저들이 줄을 서있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쿼터뷰 화면을 가득 채우는 탄막이 보는 재미가 있더군요. 탄막 슈팅에 로그라이트가 합쳐졌기 때문에 플레이에 꽤 애를 먹는 체험자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게임은 작년 크라우드 펀딩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었는데, 451명의 후원자들이 1,800만 원을 모금하며 목표 액수의 370%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플레이엑스포를 찾는 여러분들도 전시장에서 <이라>를 미리 맛보고 스팀에서의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현장에서 물어봤더니, 에이비샷의 팀 명은 'Always Best Shot'의 줄임말이라고 하네요. 그들의 첫 작품 <이라>는 무려 탄막 액션인데, 전부 베스트 샷이라니 멋집니다.
2021년 10월 스팀에 정식 출시된 <크리타델>은 '바벨'탑을 크롤링하며 사악한 적들과 맞서 싸운다는 콘셉트의 게임입니다. 현재 스팀에서는 매우 긍정적 평가를 달리고 있으며, 퍼블리셔는 미국의 니칼리스가 맡게 되었습니다.
기자가 본 <크리타델>은 90년대 게임보이로 손에 땀나게 즐겼던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의 향취가 느껴지는 게임이었습니다. 물론 행사장에 행차하신다고 해도 게임에서 물리적인 향을 맡으실 수는 없겠습니다만, 문학적 허용으로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래도 현장에 오시면 이 사람들이 도트를 얼마나 열심히 찍었는지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플레이어는 3가지의 캐릭터를 골고루 조작하며 온갖 장애물이 즐비한 맵을 탐험 하며 적들과 싸오게 됩니다. 하드 모드와 일반 모드가 있는데, 기자는 일반 모드가 너무나 하드 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구슬땀을 흘렸더랍니다. 손님들이 애먹는 표정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픽셀리안의 홍종석 대표는 "난이도를 조금 낮추고 있다"라며 웃음을 지었습니다.
얼마나 어렵길래 이 호들갑이냐고요? 플레이엑스포에 직접 오셔서 확인해보시면 되겠습니다. 킨텍스까지 언제 가냐고요? <크리타델>은 스팀에서 20,000원에 판매 중입니다.
<외토리>는 한눈에 보기엔 대단히 아리송한 게임이었습니다. 자세히 지켜보아야 어떤 게임인지 알 수 있더군요.
3D 로그라이트로 분류할 수 있을 텐데요. 발판을 밟으면 그 방향으로 탄이 발사되고, 각종 버프/너프 아이템을 먹으면서 전황을 컨트롤하게 됩니다. 캐릭터를 직접 조준해서 쏘는 게 아니라 적당한 타일에 발을 맞춰야 하는 게임으로 독특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외토리>의 주인공은 손도, 총도, 마법봉도 아닌 발에서 물감이 나와서 '외톨이'가 되었다고 하네요. 불시의 사고로 이 세상의 색깔을 모두 뺏어간 악당과 싸워 세계의 색을 되찾는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게임을 만든 페퍼스톤즈의 두 사람은 중, 고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 사이로 GIGDC 2021에서 대학 제작부문 특별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게임은 2022년 말 출시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플레이엑스포에서 미리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