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에 열린 MSI에서 중국팀의 일정 특혜로 논란이 있었던 라이엇 e스포츠는, 올해 좀 더 신중하고 공정한 움직임을 보여줘야만 했죠. 하지만 지난 5월 10일 MSI가 개막한 이후로 라이엇 e스포츠의 신뢰는 작년보다 더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주보국 필자(Amitis),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MSI 개막 전부터 LPL 2022 스프링 우승 팀 RNG(Royal Never Give up)의 참가 여부는 라이엇에게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국제 대회의 흥행은 대회에 참여하는 선수와 팀의 전력에 비례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RNG의 경우 작년 MSI 우승 팀이기 때문에, 확실히 이들이 빠진다면 확실히 무게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라이엇은 서버 간 핑 차이로 인해 중국 팀의 경기력에 공정성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2020년에 열렸던 MSC(Mid Season Cup)처럼 핑을 인위적으로 35로 높여 중국 쪽의 핑과 비슷하게 조절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소(小)를 위해 대(大)를 희생한 것이죠.
참고로 LCK의 경기 운영과 관련한 조항 중 핑과 관련된 규정을 살펴보면 ‘핑이 30 이상'으로 유지될 경우 재경기가 가능'한 조항이 있습니다. LCK 기준에서 핑 30은 경기 진행이 "어렵다"고 여긴 셈입니다.
라이엇의 이런 운영은 국내로 입국한 대다수의 MSI 참가 팀들에게 역으로 "불공정함"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MSI를 위해 한국에 입국한 대부분의 선수는 솔로 랭크 서버의 환경, 연습 경기, 그리고 경기장 서버 등 다른 환경에서 대회를 연습하고 진행해야 하는 "전례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요?
먼저 라이엇이 실행한 핑 조절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즉, 중국 선수들이 경기에 참여할 때 발생하는 핑과 경기장과 숙소에 설정된 핑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방증할 자료를 공개하는 것이죠. 논란의 핵심 중 하나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게다가 이런 투명한 공개는 라이엇이 추구하는 "공정성"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죠. 모두가 동등하게 보고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추가 내용 : 오후 3:01 2022-05-13
- 라이엇 게임즈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목표 응답속도와 선수들이 실제 경험한 응답속도 간의 괴리를 발생시키는 계산 오류"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해당 문제는 부산에서 경기를 진행한 팀에게만 발생했으며, 이에 따라 RNG의 그룹 스테이지 세 경기는 모두 재경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핑 문제를 제외하고도 대회의 무결성을 해치는 요소는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심각성을 인지한 라이엇이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공식 발표 자료 : MSI 1일차 경기 진행 관련 안내문
결론은 "문제 없이 운영 중이다"는 것이었죠.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은 외부에서 보는 사람들이 파악하기엔 어려운 내용들 뿐이었습니다. 입장문 중 "원격으로 심판이 관리 중이고, 심판은 선수들을 볼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은 중계 화면엔 잡히지 않았으니까요.
또한, 라이엇이 방식은 공정함을 위한 것보다 오히려 'RNG가 좀 더 편하게 경기할 수 있는 방향'에 가깝습니다. RNG만 핑이 높으니 다른 팀의 핑을 높이는 것부터 많은 카메라를 설치했을 때 핑이 높아지는 현상을 예방하고자 선수 카메라를 적게 설치한 것, 에코를 줄이고자 선수가 자유롭게 헤드셋이나 이어폰을 착용하고 직접 대화할 수 있도록 한 대처, 경기장에 비해 자유로운 복장은 공정함을 위해서라기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니까요.
라이엇의 이런 대처는 오히려 RNG의 이미지만 실추시키고 있습니다. 실력으로 충분히 증명할 수 있는 팀을 되려 편법과 시간의 마술사로 둔갑시키고 있기 때문이죠. 라이엇이 추구해야 할 진짜 공정함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공정함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은 확실하게 공개해, 불필요한 의구심을 줄여야 할 2022 MSI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