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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발표

[이상민의 돈보임] 게임사 1분기 실적 발표,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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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이상민) 2024-05-20 10:08:25
1분기 실적 발표가 얼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많은 게임사들이 실적을 발표하면서 컨퍼런스 콜을 실시합니다. 컨퍼런스 콜이란, 기업이 투자자, 애널리스트, 언론 등을 대상으로 기업의 실적, 경영, 전망 등에 대하여 발표하는 행사입니다. 


쉽게 말해서, 잘 했던 회사는 “앞으로 이러이러한 전략으로 더 잘하겠습니다!”를 말하는 시간이 될 테고, 못 했던 회사는 “죄송합니다, 앞으로 이러이러한 전략으로 개선하겠습니다!”를 말하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잘 했건 못 했건 컨퍼런스 콜이라도 하면 중견기업 이상 급이라고 봐야 합니다. 기관 투자자들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관심을 가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실적을 공시만 하고 지나가는 기업도 대단히 많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컨퍼런스 콜을 대할 때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1) 경영 전략의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에 대한 판단, 2) 과거 언급하였던 발언의 연속성이 지켜지는가, 3) 추가적으로 나온 중요 정보가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주요 상장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살펴봅시다.

이상민의 돌이가 는 게. /편집= 김재석 기자

※ 알림 ※ 


- 이 글은 투자의견이 아니며, 단순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글입니다. 때문에, 매수·매도에 대한 추천이 아님을 밝힙니다.

- 또한, 필자는 이 글을 작성한 당시 언급된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아니함을 밝힙니다.

- 본지와 필자는 투자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며, 어떤 경우로도 이를 법적 근거로 쓸 수 없습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엔씨소프트 : 레거시 IP와 신규 IP, 그리고 퍼플의 플랫폼화

국가 대표 게임사(였던) 엔씨소프트에 대하여 먼저 언급하고 지나가 봅시다. 엔씨소프트의 IR 자료를 살펴보면, 매출 성장 전략을 다음과 같이 꼽았습니다. 1) 레거시 IP 안정화, 2) 레거시 IP 글로벌 확장, 3) 레거시 IP 기반 신규 장르 게임 개발, 4) 신규 IP를 통한 다양성 강화, 5) Purple 플랫폼 수익화입니다.

그러면 위에 언급한 컨퍼런스 콜의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 발언의 연속성, 추가 중요 정보 등을 감안하여 엔씨소프트의 사례를 살펴봅시다. 엔씨소프트의 레거시 IP 안정화는 결국 매출의 안정화입니다. 이는 어떤 게임사든 추구하는 거니 일면 타당한 이야기입니다. 

다음으로는 레거시 IP의 글로벌 확장입니다. 먼저 엔씨소프트는 "B&S 2 중국, 리니지2M 동남아, TL 글로벌 출시" 등을 먼저 언급하였으며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력 구체화를 언급하였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중국, 동남아 등 국가에 진출한 사례를 살펴보며 잘 되었던 게임과 실패 사례를 늘어놓고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에서 잘 된 케이스로는 <블레이드 & 소울>, <쿠키런 킹덤>, <미르의 전설> 등 다양한 사례가 차고 넘칩니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것은 중국 게임의 퀄리티가 점점 올라감에 따라 판호를 발급받는다고 하여 이것이 흥행 보증수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2021년 6월 28일 아이드림스카이라는 모바일 퍼블리셔를 통하여 판호가 발급된 바 있습니다. 당시 2017년 이후 ‘한한령’의 장벽을 뚫은 몇 안되는 게임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높았고, 증권가 기대치도 일 매출 평균 20~30억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검은사막 모바일>이 한 달만에 매출 순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난 바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중국 진출이 전가의 보도가 아닌 셈입니다. 

엔씨소프트에서 밝힌 1분기 매출 성장 전략
 
아시다시피 과거와 달리 중국 현지 개발사들의 개발력은 과거와 달리 크게 올라온 상황입니다. <블레이드 앤 소울> 출시 당시에는 분명 해당 IP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무협 장르라는 이점도 분명 있었지만, 중국 현지 개발사들의 개발력이 현재와 같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이제 중국은 <원신>과 <스타레일>, <Black Myth: 오공> 등을 만드는 나라입니다. 때문에, 약 15년 전 상황과 지금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합니다. 최근 5년간의 상황과 비교하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최근 5년간 중국 판호 발급을 받아 성공한 게임과의 비교를 해 보고 정성적인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동남아 진출의 경우 “그렇다면 왜 지금까지 해외 진출을 하지 않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우선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면 이는 개선요인이고, “안 한 게 아니라 못 했다”라면 크게 달라질 것은 없는, “전략”이 아닌 “희망 사항”에 불과할 뿐입니다.

때문에 이를 IR 담당자를 통하여 물어보고 전략의 타당성에 대해 고찰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참고로 제 기억으로는 엔씨소프트가 2021년부터 ‘해외 진출의 원년’이라는 말을 반복해오기는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력 구체화에 대해서는 단순히 거대 협력사를 업어온다고 해결이 되는 문제는 아닙니다. 아마존이 퍼블리싱하는 게임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TL의 글로벌 매출도 쉽사리 반등할 것이라고 마냥 짐작하기는 어렵습니다.

세 번째로 Legacy IP 기반 신규 장르 게임 개발에 대하여 고민해 보겠습니다. “Legacy IP가 다른 장르로 파생되기 적절한가?”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출발해보아야 합니다. 물론 MMORPG는 다른 장르로 파생할만한 잠재력이 충분한 장르입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IP에서도 <하스스톤>이라는 아주 훌륭한 장르의 다변화가 성공한 바 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도 리듬 게임인 <시아트 리듬> 또는 대전 격투 장르인 <디시디아 파이널 판타지>로 훌륭하게 변주한 바 있습니다. 하다 못해, <파이널 판타지 16>은 RPG가 아닌 액션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즉, 전례는 충분히 있습니다. 
디시디아 파이널 판타지, FF6 주인공 ‘티나 브랜포트’ (Source : Square Enix)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파이널 판타지>는 충분한 서사를 가지고 있고 캐릭터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게임들입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스랄, 제이나, 아서스 등 여러 캐릭터들이 개별적인 서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또한 시리즈마다 나름의 서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빛의 전사(FF1), 세실(FF4), 바츠(FF5), 티나(FF6), 클라우드(FF7) 등 캐릭터는 많습니다. 여기에, 시리즈를 상징하는 OST가 있고 2차 창작 등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리니지>로 대표되는 Legacy IP에 이러한 서사와 2차 창작 등이 존재하느냐는 질문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군터나 데포로쥬 하면 생각나는 서사가 있을까요? <리니지> 유저 중 데포로쥬의 팬이 있나요? 찾아보기 힘들 것입니다. 2차 창작은 왜 중요할까요? IP에 대한 팬덤의 충성도를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런데 <리니지> IP에 대해서는 이게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장르 확장이 마냥 쉽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 라이엇게임즈도 라이엇 포지를 통해 <리그 오브 레전드>의 스핀오프 게임을 여럿 출시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B&S' IP는 훌륭한 서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진서연은 <파이널 판타지 7>의 세피로스에 비견될 정도로 매력적인 악역으로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또한, 포화란은 2023년 7월에 버츄얼 유튜버로 데뷔한 적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캐릭터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리니지>는 몰라도 <블레이드 앤 소울> IP는 서사와 2차창작 등이 풍부하여 장르의 확장이 용이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바로 그런 시도가 <BSS>일 것입니다.

신규 IP를 통한 다양성 강화는 이미 수차례 언론에서 노출되고 언급된 바 있습니다. 그 동안 엔씨소프트는 MMORPG 위주의 장르 일변도를 걸어왔습니다. 실제로 만들어지고 있는 프로젝트들도 많고, 언론에 공개가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보니 이는 상대적으로 검증이 쉬운 이야기들입니다. 

또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과거 엔씨소프트는 완벽주의를 추구하면서 철저하게 내부 프로젝트를 비밀로 붙였으나, 최근에는 개발 중인 프로젝트들을 어느 정도 공개하는 분위기로 변한 지가 오래 되었다는 점 또한 긍정적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신규 IP가 자리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보니,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LLL> (Source : NC Soft)

퍼플(PURPLE) 플랫폼 수익화에 대한 부분이 이제 위에서 언급한 ‘새로운 정보’로 보입니다. 이제 새로운 정보에 대하여 타당성을 살펴봅시다. 엔씨소프트는 연내 AAA급 외부 게임 퍼플 입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제 AAA 게임이 문제입니다. 퍼플 내 입점 사례가 없다보니, AAA 게임의 입점이 당장 가능하겠냐는 질문을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인디게임 혹은 소규모 게임조차도 입점한 사례가 없다 보니 이는 경력 없는 신입이 1억 연봉을 받겠다고 목표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면, AAA급 게임 입점이 즉시 가능한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시간이 필요한 중장기 프로젝트로 보입니다.

'STOVE'에 입점한 <당신과 그녀와 그녀의 사랑> (Source: STOVE)

비교하기 좋은 케이스로, 스마일게이트의 스토브가 있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정착한 스토브에서도 현재 AAA급 게임의 입점은 찾아보기 힘들며, 비교적 마이너한 게임들의 비중이 높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스토브를 처음 훑어봤는데, <토토노(당신과 그녀와 그녀의 사랑)>나 <샤야의 노래> 같은 작품들이 무려 한국어화 되어 입점되어 있는 것을 보고 굉장히 놀랐습니다.), 그렇다면 왜 "스토브는 AAA급 게임 입점이 힘들었으며, 퍼플은 이것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정리해 보자면, 엔씨소프트의 매출 성장 전략에는 숙제가 많이 산적해 있다고 보입니다. 1) 레거시 IP의 확장은 그동안 엔씨가 추진해오지 않았던 성격이 아니었다. 2) 또한 흥행하지 못한 작품이 해외에서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3) 레거시 IP를 타 장르로 확장할 때 있어서 IP의 확장성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4) 신규 IP는 자리잡는 데에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5) 퍼플 플랫폼은 즉시 AAA게임이 들어온다고 장담할 수 없다. 


# 펄어비스 : <붉은 사막> 출시, 또 속냐? 진짜일까?

펄어비스는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장기 성장전략을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습니다. 글로벌 유저를 타겟한 스토리에 기반한 AAA 게임, 플랫폼 확장 등입니다. 기존 게임의 라이브 서비스를 통하여 PLC(Product Life Cycle : 제품수명주기)를 연장시킴으로서 재무 기반을 강화하고, AAA급 게임을 개발 및 글로벌 서비스하여 성장하겠다는 플랜입니다.

펄어비스 장기 성장전략 (Source: Pearl Abyss)

사실 이런 장기 성장전략을 이야기하기 전에 컨퍼런스 콜에서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것은 <붉은사막>에 대한 소식입니다. 8월 게임스컴에서 유저 대상 마케팅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하고, 단순 시연이 아닌 플레이어블 버전이라고 합니다. 또한 <도깨비> 프로젝트가 사실상 폐기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많았으나 <도깨비>의 추가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검은사막>은 판호 발급 서류 제출을 마쳤고, 중국 진출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면 이제 여기 대해서 투자자의 입장에서 고민을 해 봅시다.

먼저 <붉은사막>의 출시 일정이 과연 더 밀리지 않을 것이냐는 문제입니다. 과거 <붉은사막>프로젝트는 지속되는 개발 지연으로 논란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붉은사막>을 기대하고 투자했던 투자자들도 지쳐있고, 여의도에서는 “정말 나오기는 나오냐?”는 질문들을 많이 합니다. 

2021년 7월 공식 SNS를 통해 발매 연기를 결정한 데 이어, 2022년 지포스 나우에서 유출된 발매일이 11월 17일이라고 나왔으나 결국 공개하지 못한다고 번복이 나왔습니다. 또한, 2023년 8월 게임스컴에서는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출시일을 2024년 1분기로 언급한 바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24년 5월임을 감안하면, 게임의 출시는 지속적으로 늦어지고 있습니다. 

언론 및 증권가에서는 2025년 2분기로 출시 시점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게임업계 최고의 타이틀 <GTA 6>가 2025년 가을 출시를 예고했기 때문에, 이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실적발표에서 "단순 시연이 아니라 플레이어블 데모를 제공한다는 점"과, "개발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는 발언을 종합하면 여기서 더 크게 밀릴 가능성에 대해서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다음으로는 완성도에 대한 의문입니다. 게임 개발이 오래 걸려서 잘 된 경우는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쓰론 앤 리버티>도 10년짜리 프로젝트였고 개발이 오래 걸렸지만 결국 흥행에 실패하였습니다. 더 오래전으로 가면 개발기간 15년에 빛나는 <듀크 뉴켐 포에버>라는 전설적인 작품도 존재합니다. <이카루스> 등 사례도 있습니다. 그래서 개발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주주와 게이머들의 불안감이 같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듀크 뉴켐 포에버>
 
그러나 AAA급 게임이 개발에 6년 이상 걸린 것은 대단한 이야기 거리도 아닙니다. <엘든 링>까지 갈 것도 없이 <파이널 판타지 16>도 2015년 <파이널 판타지 14 : 창천의 이슈가르드>가 출시 된 후 제작에 돌입하여 2023년에서야 발매되었던 바 있으나, 개발기간 도중 제작기간이 지나치게 길어 불안하다고 평가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스텔라 블레이드> 또한 2019년에 <프로젝트 이브>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바 있었고 2023년 출시되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붉은사막>의 제작기간이 너무 길었다는 피드백은 다소 억울한 지적일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펄어비스의 소통방식의 문제라는 피드백도 있습니다. 2019년 당시 펄어비스는 <붉은사막>과 <도깨비>에 대한 2020년 베타테스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후 2020년에는 붉은 사막의 출시 시기를 2021년 4분기로 발표하였으나, 증권가에서는 2022년으로 지연될 가능성에 대하여 우려한 바 있고, 이는 현실화되어 2022년에는 출시시점을 2024년으로 발표했죠.

일련의 소통 과정에서 투자자를 수차례 실망시킨 이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대신증권에서는 “바닥난 신뢰”라는 레포트의 제목으로 <붉은사막>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펄어비스는 또 한 번의 신작 <붉은사막>의 출시 지연 가능성 을 예고. 기존 회사의 목표는 신작의 2023년 하반기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2024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으나 개발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황으로 파악.


뿐 만 아니라 8월 게임스컴에 이어 11월 지스타에서 여전히 일반 유저 대상으로 공개 가능한 컨텐츠들이 준비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 이번 리포트에서는 신작의 출시 일 정을 기존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변경. 목표주가 산출연도 변경이 없기 때문에 목표 주가는 유지하지만 출시 일정은 2024년보다 더 지연될 가능성도 충분할 것으로 예 상. 출시 일정 가시화전까지는 보수적인 접근 추천


Source: 바닥난 신뢰, 대신증권, 2023.11.10, 이지은

그래서 정말로 <붉은사막>이 유저 시연 이후 2025년 출시가 가능할지도 사실 “믿음의 영역”이라 보는 편이 맞겠습니다. <붉은사막>은 투자자들에게 '컨퍼런스 콜에서 발표한 회사의 일정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라는 사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펄어비스의 장기 성장 전략에 대해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펄어비스는 AAA급 게임을 통한 성장을 추구합니다. 이 말은 곧 중소규모 프로젝트 비중이 적다는 의미이며, 실적 공백기가 긴 회사라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펄어비스의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회사의 레벨업은 신작 출시 및 글로벌 진출때마다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관점에서는 ‘새로운 기대감’을 형성할 재료가 항상 필요합니다.

때문에 개발기간이 긴 AAA급 위주의 펄어비스는, 투자자의 입장에서 '몇 년에 한 번 기대를 할 게 생기는 회사'라는 의미가 됩니다. 큰 게임의 개발비용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이다 보니, AAA급을 중심으로 한 성장전략은 비용에 대한 우려를 함께 가져올 수 있습니다.

자체 스튜디오와 엔진, AI기술 강화는 기술력의 영역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펄어비스가 충분히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체 엔진부터 개발을 하였음은 워낙 유명하고, 2019년 7월 세계 최대 그래픽 컨퍼러스 시그래프(SIGGRAPH)에 참여하여 기술력을 선보이는 등의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펄어비스의 2023년 R&D 비용은 1329억 원으로 매출액 대비 39.9%에 달합니다. 이는 엔씨소프트 4671억 원(매출액 대비 26%), 크래프톤 3792억 원 (매출액 대비 19.8%) 대비 절대 금액은 낮지만, 매출액 대비로 살펴보면 아주 높은 비율로 이례적이라 보입니다. 때문에 기술력을 강조하는 펄어비스의 이야기는 숫자로도 증명될 뿐 아니라 그동안의 행보로서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습니다.

고민을 해 볼 부분은 라이브 서비스 부분입니다. 펄어비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검은사막> 및 <검은사막 모바일>의 노후화가 문제인데, 실제로 <검은사막> PC판은 2014년 서비스되기 시작했다보니 절대 적은 시간을 서비스한 게임이 아닙니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또한 2018년 서비스를 시작하였습니다. 

모바일 게임이 7년째 서비스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생명력이 아주 긴 사례이고, 아주 성공적인 케이스입니다. 다만 게임의 노후화로 인하여 하향 안정화되는 매출을 생각하면, 결국 신작이 필요한 때가 도래했음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검은사막 모바일>이 판호를 발급받았으나 대단한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검은사막> PC판 성공 가능성도 고민하게 만듭니다.

4Q23 컨퍼런스 콜에서 <이브 뱅가드>의 공개테스트를 진행하였으며, 2024년에 <이브 갤럭시>도 출시 준비 진행중이며, 블록체인 게임도 올해 공개 가능하다는 언급이 있었던 만큼, 이들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블록체인 게임은 그 게임이 얼마나 잘 만들었건 블록체인 시장, 즉 비트코인 시세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펄어비스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 추이 (2018~2023) (Source : Dart)

이상으로 엔씨소프트와 펄어비스의 사례를 중심으로 컨퍼런스 콜에 대한 비판적 시각으로 접근하였습니다. 당연히 필자는 이 회사들의 안티가 아닙니다. 투자자는 주식을 사는 시점부터 그 회사와의 동업을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열렬한 지지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주식을 사기 전에 있어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잠재적 투자 위험을 가늠할 필요는 분명히 있습니다.

때문에 컨퍼런스 콜에서 나온 발언을 ‘받아쓰기’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만 합니다. 이상의 내용은 때문에 ‘악마의 변호사’ 역할로, 게임산업의 투자자로 하여금 잠재적 리스크 요소를 공부해 보자는 취지였음을 너그럽게 양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약력


- 前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그룹

- 前 카카오페이증권 투자전략/퀀트 애널리스트

- 前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 한국경제신문 2020 상반기 ETF 베스트 애널리스트 2위

- <소음과 투자> 공동 번역

- 한경닷컴 <머니이스트> 기고자

- MTN, 조선일보 등 매체 출연

- [email protected]

- http://blog.naver.com/darksun1998

- 독립 리서치 <Pluto Research> 대표

- https://contents.premium.naver.com/dohwado/strategy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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