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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일 “검은사막, 참치를 낚은 어부도 역사를 바꿀 수 있다”

<검은사막> OBT 앞둔 펄어비스 김대일 대표 인터뷰

김승현(다미롱) 2014-12-11 14:51:14
개발자 김대일이 돌아왔다. <검은사막>은 그가 <C9>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그는 <R.Y.L>과 <C9>에서는 액션을, <R2>에서는 길드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그리고 2012년 처음 공개한 <검은사막>에서는 여기에 생활형 콘텐츠라는 또 하나의 기둥을 더했다.

전투, 길드, 생산, 낚시, 무역 등 부쩍 넓어진 콘텐츠 폭 때문일까? 오픈을 앞두고 게임이 내세우는 특징은 다양하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콘텐츠 하나하나에 휩쓸려 정작 이러한 콘텐츠가 모여 어떤 그림을 그릴지 알기 힘들기도 하다. 과연 김대일 대표는 <검은사막>을 통해 어떤 세계를 꿈꾸는 것일까? 펄어비스를 찾아가 김대일 대표의 이야기를 들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펄어비스 김대일 대표


검은사막, 모두가 슈퍼스타가 될 수 있는 세계를 꿈꾼다


‘김대일’은 빨리 만들고 빨리 떠난다(?)는 이미지가 강한데, 이번 작품은 개발 5년 만에 OBT에 돌입한다. 기분이 어떤가?

김대일 대표: 5년 동안 한 게임만 개발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 시간 동안 정말 내 마음대로, 내가 꿈꾸는 대로 게임을 만들 수 있었다.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이후에도 다음게임이 우리 의견을 정말 많이 존중해줘 마음 편히 게임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리고 빨리 떠난다는 이미지에 대해서는, 이제 ‘대표’가 되었다는 말로 대신하겠다. (웃음)


꿈꾸는 대로 게임을 만들었다면, 과연 <검은사막>이 그리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김대일 대표: MMORPG를 만들며 항상 고민했던 것이 ‘어떻게 하면 유저 모두가 슈퍼스타가 될 수 있는가’였다. 사실 MMORPG만큼 이것이 힘든 장르도 없다. 레이드가 주력 콘텐츠라면 최초로 보스를 쓰러트리는 하드코어 유저가 주인공이 될 것이고, PVP나 RVR이 핵심이라면 손가락을 잘 놀리는 유저가 주인공이 될 것이다.

<검은사막>을 개발할 때는 이러한 틀을 깨고 싶었다. 그래서 전투 외에도 채집과 생산, 낚시, 무역 등 다양한 콘텐츠를 넣었다. 조금이라도 콘텐츠의 폭이 넓으면 그만큼 보다 많은 유저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니까. 전투를 잘 못하더라도 생활 콘텐츠를 통해 얼마든지 유저가 슈퍼스타가 될 수 있는 게임이 <검은사막>의 목표다.




다른 MMORPG에서도 그런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게임도 대부분 부각되는 하드코어 유저의 수만 늘었을 뿐, 유저 모두가 주목 받을 기회를 제공하지는 못했다.

김대일 대표: 맞다. 대부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가장 싸움 잘하는 유저, 가장 좋은 것을 만드는 유저니. 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하드코어 유저들이 만들어내는 결과만 의미 있게 디자인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때문에 <검은사막>에서는 평범한 유저들의 활동도 게임에 영향을 주도록 신경 썼다. 이전 테스트에 선보였던 ‘고순도 블랙스톤’이 그 일환이다. 유저는 채집이나 사냥 등을 통해 굉장히 낮은 확률로 고순도 블랙스톤을 얻을 수 있다. 다수의 캐릭터에게 전쟁의 결과를 좌지우지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버프를 주는 아이템이다. 평범한 유저가 우연히 얻은 아이템이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콘셉트다.

OBT에서는 이러한 요소가 더욱 강화됐다. 개인적으로는 개발하며 우스갯소리로 주고 받았던 ‘참치를 잡은 어부가 역사를 바꾼다’라는 주제가 실현된 게 기쁘다. 이번에 작살 낚시의 추가로 참치 등의 고급 어종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고급 어종은 하루에 그 서버에서 제한된 수량만 잡을 수 있는 희귀 어종이다. 

그런데 이 희귀 어종이 강력한 버프 효과를 가진 음식의 재료라면 어떻게 될까? 길드 간 사활을 건 점령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어떤 낚시꾼이 참치를 잡았다는 소식이 알려진다면 어떻게 될까? 각 길드가 그 참치를 사기 위해 낚시꾼에게 찾아가 구매 경쟁을 하지 않을까? 어쩌면 낚시꾼이 사는 마을 입구에 길드 간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 낚시꾼이 잡은 참치가 <검은사막>의 역사를 바꾸는 셈이다.




그렇게 유저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부각되려면 기획도 기획이지만 운영 딴에서의 노력도 필요할 것 같다.

김대일 대표: 정확히 말하면 개발과 운영 모두 중요하다. 그렇게 모든 콘텐츠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도록 기획하는 것도 중요하고, 유저들의 행동을 쫓아갈 수 있는 툴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운영자가 이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부각시키는 것도 중요하고.

현재 기획 딴에서의 큰 틀은 완성되어 있는 상태다. 세부적인 콘텐츠는 지난 간담회에서 밝힌 것 외에도 지금도 꾸준히 개발되고 있는 중이고. 다음게임과도 이러한 의도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나눴다. 자세한 것은 17일부터 시작되는 OBT를 기다려 달라. 


길드 독재? 길드가 유저들에게 자유를 선사할 것이다


유저 하나하나의 행동이 의미가 있으려면 유저들이 자유로워야 한다. 얼마 전 간담회에서 길드 시스템을 이익 중심으로 개편한다고 말했는데, 거대길드 등의 문제가 발생하진 않을까?

김대일 대표: 나는 오히려 이익집단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길드의 단합이 더 힘들어 졌다고 생각한다. 다른 게임의 길드는 그 가능성에 비해 위험이 너무 적다. 게임 속 길드는 너무도 쉽게 규모를 늘릴 수 있고 서로 소통할 수 있다. 거대 조직이 돼도 현실과 비교하면 너무도 적은 노력으로 조직을 유지할 수 있다.

때문에 OBT에서는 길드을 키운 만큼 관리의 어려움도 함께 높였다. 일종의 동호회라고 할 수 있는 ‘클랜’과 달리, ‘길드’는 <검은사막>에서 점령전이나 길드 의뢰 같은 본격적인 이권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일종의 이익집단이다. 대신 클랜이 길드가 되면 길드원들과 일일이 ‘일당계약’을 해야 한다. 시스템적으로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권한을 얻은 대신, 이를 유지해야 할 부담도 같이 떠안는 셈이다.




결국은 길드가 돈을 많이 벌면 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은 당연히 큰 길드가 유리하고.

김대일 대표: 유지라는 것은 단순히 길드가 돈을 많이 버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길드원 관리도 추가로 필요하다. 예를 들어 유저가 길드 의뢰 수행 등으로 길드에 공헌하면 해당 유저는 자신의 공헌도와 그로 인해 다음에 계약할 수 있는 최대 수당을 같이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오른 최대 수당이 반드시 길드가 얻은 이익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길드와 유저는 각각 선택을 해야 한다. 길드는 다음 계약에서 유저에게 얼마까지의 수당을 지불할지, 그리고 유저는 이럴 어떻게 받아들일지. 이 과정에서 길드와 길드원 간 의견이 맞지 않을 수도 있고, 다른 길드가 해당 유저에게 고액의 보수를 약속하는 식으로 끼어들 수도 있다. 이익이 공통의 목표도 될 수 있지만, 역으로 길드를 분열시킬 수도 있는 셈이다.


다른 길드가 ‘헤드헌팅에 뛰어들 수도 있다는 것은 길드 의뢰도 길드 간 경쟁 요소가 있다는 뜻인가?

김대일 대표: 경우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의뢰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길드 간 경쟁이 있지 않을까? 일례로 도시의 세금징수권을 얻을 수 있는 ‘점령전’은 직접적인 경쟁이다. 

어떤 의뢰는 내용 자체는 경쟁이 아니지만, 세계 구성 상 경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 영주가 길드 의뢰로 참치를 진상하라고 했다고 하자. 그런데 참치는 하루에 제한된 양만 잡히는 희귀 어종이다. 그렇다면 자연히 경쟁이 일어나지 않을까? 어떤 길드는 다수의 낚시꾼을 투입할 것이고, 어떤 길드는 타 길드의 낚시꾼을 공격할 수도 있다. 어쩌면 이러다가 길드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웃음)




길드 의뢰라고 하더라도 단순히 몬스터만 잡는 등 전투 위주로 구성되어 있지는 않나 보다.

김대일 대표: 그러면 우리가 추구하는 ‘모두가 슈퍼스타가 될 수 있는 게임’과 거리가 멀어지니까. 몬스터 몇 마리를 잡으라는 의뢰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수만큼 납품 의뢰나 배달 의뢰 등 다양한 의뢰가 존재한다. 채집이나 생산, 무역 등 어떤 콘텐츠를 선택했더라도 손해 봤다는 느낌은 없을 것이다.


점령전은 어떤가? 규모만 따지면 길드 경쟁의 최종 콘텐츠 격인데, 이름만 들으면 전투 위주로 진행될 것처럼 보인다.

김대일 대표: 유저들이 직접 칼을 휘두르고 마법을 던지는 전투는 점령전 가장 마지막 단계에나 일어날 것이다. <검은사막>에는 대포나 지뢰, 방벽 등 다양한 전쟁도구가 있다. 점령전 초반은 누가 얼마나 포격을 잘 하느냐, 누가 얼마나 거점을 잘 방어해 놨느냐를 겨루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쟁은 필연적으로 생산 계열 유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검은사막>의 점령전은 각 길드가 도시 주변에 ‘거점’을 세우고, 서로의 거점을 공격해 무너트리는 식으로 진행된다. 제한시간 안에 거점을 세우기 위해서는 생산 계열 유저들이 부리는 ‘일꾼’들의 도움이 절대적이고, 거점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생산 계열 유저들이 만든 방벽이나 지뢰, 대포 같은 전쟁병기가 필요하다. 생산 계열 유저들의 보급 없이는 전쟁 자체가 힘들어지는 구조다.

그렇다고 생산 계열 유저들이 보급만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재 개발 중인 콘텐츠 중에는 대포 같은 전쟁도구를 오래 다루면 ‘화포술’ 같은 기술이 생겨 보다 효율적인 사용이 가능해지는 내용도 있다. 그렇다면 자연히 전투 계열 유저는 일선에서 적과 맞서 싸우고, 생산계열 유저들은 전쟁도구로 이들을 지원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결국 전투든 생활이든 '전문가'들의 합을 통해 전쟁이 이뤄지도록 만들겠다?

김대일 대표: 정확히 말하면 전문가들의 합으로 길드 콘텐츠가 이뤄지도록 만드는 것이 꿈이다. 점령전 뿐만 아니라 길드 의뢰도 엄연한 한 축이니까. 실제로 전투 계열 유저와 비전투 계열 유저의 도움은 길드 의뢰에서 더 중요하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희귀 물고기를 낚아야 한다면 다른 길드의 방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전투 계열 유저들의 호위가 필요할 것이다. 황실 무역을 통해 ‘대박’의 기회를 잡았더라도 운송 중 비무장 상태로 산적 NPC나 적대 길드를 만나면 말짱 도루묵이다.


이야기만 들으면 길드 규모가 커야만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김대일 대표: 오히려 길드 간의 경쟁이 솔로잉 유저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지 않을까? 아까 말했던 것처럼 대형 길드는 그만큼 많은 돈과 관리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길드 입장에서는 평소에는 작은 수를 유지하는 대신, 중요한 퀘스트나 전쟁에는 일반 유저를 고용하는 식의 행동도 보여줄 수 있다. “일요일 칼페온 공성전 10만 골드!” 같은 식으로. (웃음) 이 과정에서 평판 나쁜 길드는 고액의 보상을 걸어도 유저들에게 외면 받을 수도 있고.

또한 이익을 포기하면 작은 길드를 꾸리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길드원들만 동의한다면 수당을 낮게 책정에 오손도손 같이 모이는 것도 가능하다. 어떤 의미에서는 빡빡한 대형길드의 생활보다는 이런 소규모 길드 생활이 더 자유롭고 즐겁지 않을까? 무협지를 봐도 대형 문파는 혜택도 큰 대신 빡빡한 일정과 규율을 지켜야 하지만, 중소 방파는 그런 것 없이 자유롭지 않은가.


메디아 업데이트,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전반적으로 유저 간 협력할 수 있는 것이 부쩍 늘었다.

김대일 대표: 역시 MMORPG는 필드와 채팅창이 복작복작한 것이 제 맛 아닌가. (웃음) 실제로 기존 콘텐츠를 보강할 때도 이 부분에 특히 신경 썼다. 예를 들어 낚시만 하더라도 이제는 배를 모는 사람, 낚시를 하는 사람, 대포를 움직여 적에 맞서는 사람 같은 식으로 분화되었다. 그 편이 더 재미있고 현실적이니까.




현실성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1차 CBT에서는 폭풍우 등 날씨 효과가 적용됐지만 이후 테스트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OBT에서는 어떤가?

김대일 대표: 확실한 것은 파이널 테스트보다는 크게 늘었다. 예를 들어 항해 중 태풍을 만난다면 배가 부서지고 캐릭터가 바다로 떨어질 수도 있다. 

유명무실했던 기후 시스템도 더 상세하게 바뀌었다. 이전에는 필드에 비가 와도 캐릭터의 공격력이 떨어지는 것 이상의 것을 느끼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비가 오면 습도가 높아져 텃밭의 수확량이 증가한다. 물론 습도가 증가한 만큼 텃밭을 가꾸는데 잔손질은 더 많이 가겠지만. 게임 속 요소 중 쓸모 없는 요소는 없다.


애완동물에 탐색 기능이 추가된 것도 그러한 영향인가?

김대일 대표: 개가 애완동물로 있다면 누구나 당연히 그 개가 냄새를 잘 맡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때문에 OBT에서는 개가 애완동물로 있다면 적대적인 유저가 오면 경고하고, 매가 애완동물이라면 좋은 눈을 이용해 숨겨진 장소를 찾거나 채집물이 많은 곳을 찾아준다.

이러한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도 있고, 이렇게 찾아낸 지식들은 유저가 직접 책으로 엮어 다른 유저들에게 팔 수도 있다. 어떤 요소든 현실에 있을 법한 기능을 더하는 것이 목표다.




전반적으로 유저가 시도할 수 있는 것이 굉장히 많다. <검은사막>을 처음 접하는 유저라면 처음에 어떤 것부터 시작할지 헷갈릴 것 같은데.

김대일 대표: 그동안 우리의 최대 고민이었다. 하지만 OBT에서는 초반 동선을 싹 뜯어 고쳤다. 시작 마을도 바뀌었고, 안내 의뢰도 개선했다. 이제는 새로운 것을 만날 때마다, 원하는 것만 해도 된다.

이외에 개인적인 팁을 주자면, <검은사막>은 다른 게임과 비교했을 때 조작법이 독특한 편이다. 이것만 빨리 익숙해질 수 있다면 초반부터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팁! 전투할 때 일일이 마우스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된다! 공격 버튼만 누르고 있어도 전투가 가능하니 쾌적한 전투를 즐겨 주시라. (웃음)


OBT 이후 업데이트 일정이 궁금하다.

김대일 대표: 유저들이 자리를 잡으면 길드 간 점령전을 해금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3 ~ 4주가 되지 않을까 짐작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신규지역 ‘메디아’ 업데이트가 2015년 1분기로 예정되어 있다. 1분기라고 해서 3월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던데 그것보다 훨씬 빠른 시기에 적용될 것이다. 이외에 3분기에 추가되는 발렌시아 지역, 그리고 2015년 중 수시로 추가되는 신규 클래스 3개 등등 아직 쌓아놓은 것이 많다. 이런 정기적인 대형 업데이트 외에도 수시로 새로운 요소가 더해질 것이니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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