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유저들에겐 ‘미니군단’이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한 작품 <미니워리어스>가 카카오 버전을 출시한다. 2013년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이 게임은 지난해 여름 한국어 지원 이후 한국 유저가 전체 유저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1월 27일, 게임은 국내에 카카오 버전을 출시해 한국 유저들에게 정식으로 초대장을 내밀려고 한다.
하지만 <미니워리어스>가 맞이할 시장은 녹녹하지 않다. 매출순위에서 터줏대감들이 몇 개월째 꿈쩍도 하지 않고 인기 순위 또한 <미니워리어스>같이 전략을 내세운 작품은 없다. 게임의 또다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서양풍 그래픽도 대중에게 먹힐 수 있을지 미지수다.
과연 <미니워리어스>는 어떤 각오, 어떤 무기로 한국 시장에 뛰어든 것일까? 개발사 트리니티 인터액티브의 심승환 지사장과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비주류 장르? 마케팅 없이 한국 유저만 30%
회사와 게임 모두 국내 유저들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간단한 소개부터 부탁한다.
심승환: 주로 북미 시장에서 활동해 국내 유저들에겐 많이 생소할 것이다. 그동안 별도로 게임 마케팅도 하지 않았고. 트리니티 인터액티브는 2007년 상하이에 설립된 회사다. 본래는 온라인게임 개발사였지만, 스마트폰이 퍼지면서 모바일게임 개발사로 전향한 케이스다.
회사 특징이라면 중국에서 시작된 회사임에도 굉장히 서구적인 게임을 만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게임 트래픽의 70% 이상이 북미와 유럽이다. 일단 우리 게임의 화풍 자체가 서양에 가깝고 회사 대표작인 <콜 오브 미니> 시리즈나 <타이니 레전드> 시리즈는 뽑기나 강화가 없다.
이러한 회사의 게임성은 이번에 출시되는 <미니워리어스>를 보면 확 체감될 것이다. 전략과 자동전투가 결합된 방식인데 얼마나 좋은 유닛을 가지고 있느냐보다 좋은 유닛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한 게임이니까. 이러한 특징만 가지고 별다른 마케팅 없이 북미 앱스토어에서 전략게임 인기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중국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넓은 시장이다. 중국 개발사가 구태여 서구권에 초점을 맞춘 이유가 있는가?
심승환: 트리니티 인터액티브가 모바일게임으로 눈 돌렸던 시기 중국은 아직 스마트폰이 많이 보급되지 않은 시장이었다. 그러니 자연히 스마트폰 시장이 형성된 북미와 유럽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마침 트리니티 인터액티브의 주요 경영진과 개발진도 대부분 서구권에서 공부하고 생활했다. 우리 입장으로선 ‘굳이 중국에 맞출 필요가 없었다’에 더 가깝다. 때문에 우리 게임 자체도 중국 색보다는 북미나 유럽 색이 강하고.
한국 이야기를 해보자. 서구적인 그래픽과 전략이라는 장르. 두 가지 모두 국내 성공 사례를 찾기 힘든 요소다. 그럼에도 <미니워리어스>를 첫 타이틀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심승환: 유저 분들의 관심 덕분이다. <미니워리어스> 글로벌 버전은 지난해 여름, 처음 한국어 지원을 시작했다. 그러자 아무런 마케팅이 없었음에도 한국 유저가 전체 유저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늘어나더라. 이 정도면 충분한 가능성 아닐까?
물론 장르 성격 상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상위권이 고착화된 시장에서 남들과 같은 게임을 낸다고 상황이 나아질까? 오히려 <미니워리어스>처럼 한국 유저들에게 검증받은 소수 장르가 더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웃음)
캐주얼한 <토탈워>가 콘셉트, 대규모 부대 전투를 즐겨달라
<미니워리어스>를 설명하며 전략과 자동전투가 결합된 게임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되는가?
심승환: 간단히 설명하자면 자동전투가 있는 <토탈워>라고나 할까? <미니워리어스>는 자신만의 군단을 육성하고 다른 이들과 실력을 겨루는 게임이다. 군단과 군단의 전투를 그리는 만큼 유저는 보병이나 기병, 궁병 등의 병과를 육성한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자동전투다. 다만 병과 별로 상성이 있기 때문에 전투 전 부대 배치에 신경 써야 한다. 상대 진영 우측에 기병이 잔뜩 있는데, 그 앞에 보병이나 궁병을 배치하면 낭패를 보게 될 것이다. (웃음) 이러한 상성과 배치 외에도, 사기(士氣) 스킬을 통해 전투 중 민병대나 암살자를 동원하거나 전장에 안개를 소환하는 등의 개입도 가능하다.
부대전투를 다룬 게임으로는 쿤룬의 <진삼국대전>이나 넷마블의 <액션삼국지>와 같은 게임도 있다. <미니워리어스>가 이들 게임과 다른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심승환: 대규모 부대전투를 그린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미니워리어스>는 최대 1000 vs 1000 규모의 전투가 가능한 게임이다. 그러면서도 깔끔한 화풍 덕에 전황을 파악하기 어렵지도 않다. 이런 식으로 대규모 회전을 묘사한 게임은 없을 것이다.
진행방식이 자동전투다. 부대 간 상성이나 부대배치의 요소가 있더라도 결국은 ‘스펙’ 싸움이 되지 않을까? 실제로 고레벨 계정은 진형도 20칸을 부대로 꽉 채우지 않는가? 결국 배치나 상성 만으로 한계가 올 것이라 생각된다.
심승환: <미니워리어스>에서 전략과 능력치의 비중은 6:4 정도다. 물론 <미니워리어스>에서도 높은 등급의 부대일수록 전투력도 높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최고 등급의 부대로만 군단을 꾸린다면 전투력 수치만 번드르하고 실속은 없는 군단이 되기 십상이다. 병과와 병과, 영웅과 영웅 간의 시너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궁병 병과는 긴 사정거리와 특수스킬의 넓은 공격범위가 특기다. 하지만 특수스킬에 비해 부대 자체의 공격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3부대 이상의 궁병을 다뤄야만 제값을 할 수 있다. 다른 예로는 똑같이 4성 부대를 꽉꽉 채운다고 하더라도 즉사 스킬이 있는 석궁 부대와 모든 영웅에게 골고루 피해를 줄 수 있는 궁기병을 같이 배치하면 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유저가 전장에 개입할 수 있는 사기 스킬까지 고려하면 전략의 비중은 더 높아진다. 상대의 궁병대 근처에 민병대를 소집해 원거리 공격을 방해하거나, 격전지 한복판에 안개를 불러 아군의 피해를 줄일 수도 있으니까.
이야기만 들어보면 고민할 요소가 제법 많아 보인다. 대중을 노린 게임 같지는 않은데.
심승환: 게임 특성 상 가볍게라도 전략, 혹은 시뮬레이션 장르를 좋아하는 이들이 주요 타깃이다.
다만 요즘같이 모바일게임에 많은 돈을 투입해야 하는 시기에는 강화나 합성이 없다는 것 만으로도 캐주얼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게임도 일단은 자동진행이고. (웃음) 고민할 요소가 있을 뿐이지, 진행방식이나 게임 규칙 자체는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캐주얼 유저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뒤의 이야기를 해보자. 게임이 처음부터 끝까지 부대전투다. 자동전투가 기반이다 보니 전투의 경험도 크게 다르지 않고. 나중에 가면 다른 경험, 혹은 다른 방식의 전투를 즐길 수 있을까?
심승환: 현재까지는 일반 스테이지와 엘리트 스테이지, 그리고 비동기 방식의 PVP가 우리 게임의 콘텐츠다. 3개 모드 평원에서 부대와 부대가 맞붙는 방식이기 때문에 경험 자체가 크게 다르진 않다. 때문에 개발진도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모드나 스테이지 디자인을 기획 중이다.
예를 들어 해 3월 대규모 업데이트에서 추가될 ‘무한던전’이 대표적이다. 끊임없이 달려드는 상대 군단을 무찌르는 것이 핵심으로, 기존 모드와 달리 '예비대'를 꾸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전투가 단순히 군단과 군단 간의 '한타' 싸움이었다면 무한던전에서는 부대의 상성이나 배치, 그리고 예비대 운용을 통해 부대의 전투력을 어떻게 보존하느냐가 핵심이다.
이와 함께 기존 스테이지에 ‘중간보스’가 추가되고 새로운 등급의 부대가 추가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올해 안에 길드와 길드전 업데이트까지 예정되어 있으니 기대해 달라.
27일 카카오 버전이 론칭한다. 카카오 버전은 글로벌 버전과 어떤 것이 다른가?
심승환: 게임 디자인은 그대로다. 다만 카카오라는 플랫폼에 맞춰 친구끼리 행동력을 주고 받거나 이후 친구 대전 콘텐츠가 추가되는 것 등이 다르다.
다만 서비스 부분에 있어서는 글로벌 버전과 달리 굉장히 공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글로벌 버전에서는 없던 게릴라 이벤트가 생기거나 이벤트 던전 주기가 짧아지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3월 대규모 업데이트에서는 한국을 모티브로 한 전용 영웅도 추가될 예정이고. 카카오 버전은 철저하게 한국 유저들에게 맞춰 운영될 것이다.
아, 참고로 비즈니스 모델은 글로벌 버전과 동일하다. 지사 설립할 때 “한국에는 이런 비즈니스 모델도 있다”라고 본사에 알려줬는데도 확고하더라. 회사 모토 자체가 당장 매출은 적더라도 길고 오래가는 게임을 만들자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