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의 2번째 모험모드 '검은바위산'이 4월 게임에 추가된다. 검은바위산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리지널 시절, 검은바위 나락부터 화산심장부, 검은날개 둥지 등 인상깊은 던전을 선보이며 와우저들에게 애증(?)을 선사한 곳. 과연 이곳의 던전은 어떤 목표,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을까? <하스스톤>의 선입 게임 프로듀서인 용 우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확장팩 '고블린 대 노움' 공개 반년 만에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인다. 언제부터 개발을 시작했나?
용 우: 프로젝트의 시작이 꼭 특정 프로젝트가 끝난 다음은 아니다. 확장팩을 개발하고 있는 와중에도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고 '검은바위산' 모험모드는 그 중 하나다. 물론 지금 이 시간에도 또 다른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고. (웃음)
첫 번째 모험모드인 '낙스라마스의 저주'도 그렇고 이번 '검은바위산'도 그렇고, 모험모드 대부분이 일반 대전과는 다른 방식의 풀이를 요구한다. 혹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용 우: 맨날 대전모드와 같은 덱을 즐기면 재미가 없지 않을까? 가끔은 특정 목표를 겨냥한 맞춤형 덱도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일반 대전에서 구현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 수 있는 모험모드는 이것의 좋은 도구고.
예를 들면, 이전에 공개했던 모험모드 '낙스라마스의 저주'의 보스 '맥스나'는 하수인을 손으로 돌려 보낸다는 영웅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어떤 유저는 이에 맞서 아예 보조 유닛을 소환하는 하수인을 올려 인해전술로 맞서기도 했고 어떤 유저는 전투의 함성 중심으로 덱을 짜 맥스나의 능력을 역이용하기도 했다. 대전모드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전략이고 맛 볼 수 없는 재미다.
이번 검은바위산도 마찬가지다. 첫 보스인 코렌은 서로의 덱에 있는 무작위 하수인을 전장에 소환한다. 유저는 이를 이용해 덱을 높은 코스트 카드로 꽉꽉 채울 수 있고 전투의 함성이 패널티인 카드로 맞설 수도 있다. 선택은 자유다. 이런 것을 궁리하는 것 자체가 <하스스톤>의 또 다른 재미라고 생각한다.
검은바위산 속 던전들은 하나같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유저들에게 인상적인 추억을 남긴 던전이다. 그런만큼 던전의 '기믹'을 어떻게 구현하는가에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용 우: 모험모드를 만들 때마다 당면하는 어려움이자 재미다. <하스스톤> 팀은 모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광팬이다. 그런만큼 자신이 좋아하는 던전을 <하스스톤>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것을 즐긴다. 어떨 때는 오히려 이러한 고민을 하는 것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수많은 던전 중 어떤 던전을 <하스스톤>에 넣는가를 결정하는 것이 더 힘들 정도로(웃음).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이번에 공개된 '험상궂은 주정뱅이 선술집'을 예로 들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시절 이 곳은 빽빽한 몬스터 밀도로 악명 높았다. 때문에 잘못 쓴 광역기 때문에 누운 기억도 많았고. <하스스톤>에서 이것을 어떻게 구현할까 고민이 많았다. 일단 <하스스톤>은 원작과 달리 전장도, 그 위에 올라갈 수 있는 하수인도 한정되어 있으니까.
그래서 조금 콘셉트를 뒤틀어 난투와 인해전술을 핵심 콘셉트로 잡았다. 일단 보스에게 피아 불문하고 무작위 하수인을 소환하는 능력을 주었다. 영웅모드는 아예 콘셉트를 강화해 보스만 덱 내 무작위 하수인을 2마리 소환한다.
참고로 덱에 있는 아무 하수인을 소환하게 만든 이유는 이곳이 선술집이기 때문이다. 원래 선술집에서 싸움이 벌어지면 평소 몰랐던 누군가가 전쟁터에 속속 나타나지 않는가. 보스가 '난투' 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보스의 하수인 중 '험상궂은 손님'이 존재하는 것도 이러한 콘셉트를 살리기 위함이다(웃음).
모험모드 주요 카드 테마로 불의 정령과 용족 2개를 꼽았다. 이 둘을 꼽은 이유가 있는가?
용 우: 검은바위산은 데스윙의 아들 '네파리안'과 불의 군주 라그나로스가 패권을 다투던 장소다. 특히나 유서깊은 레이드 던전인 '화산심장부'와 '검은날개 둥지'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두 장소의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
또 다른 이유는 용족 카드에 대한 유저들의 피드백 덕분이다. <하스스톤>에서는 수많은 용족 카드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좋은 능력에도 불구하고 높은 코스트 때문에 덱에 제한적으로 기용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이번 확장팩에서는 이런 용족에 대한 '로망'을 살리고 싶었다.
검은바위산 시연버전을 보면 핸드 속 특정 카드를 조건으로 하는 하수인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용 우: 맞다. 용족 시너지 카드 중 하나인 '검은날개 기술병' 카드가 대표적이다. 소환 시 핸드에 용족이 있으면 카드의 공격력과 체력이 1씩 증가한다. 이번에 새로 추가한 효과이기 때문에 개발팀에서 기대가 큰 작품이다.
참고로 개발팀은 2가지 방향에서 이 카드를 설계했다. 기본적으로는 앞서 언급했던 용족 카드의 부활이다. 용족 카드는 대부분 높은 코스트 때문에 덱에 많이 넣을 수 없다. 많이 넣어봤자 긴 시간 동안 핸드 안에서 나가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카드가 등장함에 따라 용족 카드가 핸드에서 노는(?) 부담이 줄었다. 오히려 어떤 의미에서는 용족 카드가 노는 덕분에 이 카드가 강해진 셈이다.
다른 하나는 핸드읽기다. 핸드 내 특정 카드가 조건이기 때문에 이를 본 사람은 상대의 핸드를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만약 나라면 상대 검은날개 기술병이 버프를 받았다면 핸드에 '랜드 블랙핸드'를 가지고 있겠다. 용족 대부분은 전설카드니까. 이런 카드가 늘어난다면 유저들은 필드에 이 카드가 없어도 자연히 상대의 핸드를 읽으려 하지 않을까?
검은바위산은 불의 군주 라그나로스가 머무는 곳이기도 하다. 그를 상징하는 '불의 정령'들은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는가?
용 우: 이것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부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예를 들기 힘들다. (웃음)
다만 한 가지 힌트를 주자면 <하스스톤> 내에는 '불의 정령'에 속하는 카드들이 이미 많이 존재한다. 주술사가 가진 동명의 직업카드는 물론, 남작 게돈이나 라그나로스 모두 큰 의미에서 보면 불의 정령이다. 새로운 불의 정령 관련 카드도 이들 카드가 가진 능력과 유사한 능력을 가질 것이다.
그렇다면 화산심장부의 보스 '라그나로스'는 실존하는 전설카드와 어떤 점이 같고 어떤 점이 다를까?
용 우: 그것을 말하면 스포일러다. (웃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만약 라그나로스 카드를 보유한 유저가 라그나로스를 상대한다면 정말 손에 땀을 쥐는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