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있는 기술을 갈고 닦아 더 좋은 기술을 만들어 가는 것을 R&D라고 한다. 그렇다면 미래의 먹거리, 또는 미래를 위한 기술을 만들어 내는 것은 연구실에서 해야만 한다. 유니티의 5년, 10년 이후의 기술 개발을 위해 준비된 유니티 랩스.
지금은 VR의 신기술은 물론, 그래픽과 인공지능, 게임제작을 위한 다양한 방법론에 대해서 연구 중이다. 그리고 이런 신기술을 연구하는 유니티 랩스의 실비오 드루인 바이스 프레지던트를 만나서 어떤 연구를 또 유니티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직접 물어봤다. (네덜란드=암스테르담)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만나서 반갑다. 정확하게 유니티 랩스라는 부서는 무엇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지 설명이 필요하다.
실비오: 간단하게 말하면 유니티의 어드밴스 리서치, 그리고 미래기술을 연구한다. 유니티 랩스는 5년, 그리고 멀게는 10년 이후의 미래의 모습을 그려가면서 아직 현존하지 않는 기술의 모든 것을 담당하는 부서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 대한 미래기술을 연구하는가?
크게는 5개 영역으로 인공지능, 그래픽, 게임 제작 방법론, VR, 그리고 AR이다. 최근에는 VR과 관련된 연구가 한창이다. 유니티 랩은 지난 2015년 2월 아이디어가 나왔고 팀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실제 인력을 배치해 연구를 시작한 것은 그 해 9월부터다.
그동안 수많은 프로젝트가 있었다. 실험적인 프로젝트가 4~50개 정도 됐는데 크게 2개의 영역으로 나누었다. 게임의 그래픽을 어떻게 진짜처럼 현실처럼 보일 수 있도록 구현할 수 있을까? 그리고 VR에 대한 콘텐츠 제작과 관련해 어떻게 유니티가 도움을 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유니티 랩스는 어떤 규모로 구성되어 있나?
먼저 프랑스 파리에 12명의 엔지니어가 있다. 이들은 쉐이더, 라이팅, 포토그래매트릭을 현구하고 있다. 그 연구 결과의 일부가 프로젝트 아담 영상에 일부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그래픽과 관련된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이번에 공개된 아담 풀버전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는 VR에 포커싱한 연구소가 있다. 이들은 가깝게는 HMD를 벗지 않고 VR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VR 에디터를 만들고 있다. 과거에 VR 콘텐츠를 만들려면 HMD를 벗고 코딩을 한 다음, 결과물을 확인하기 위해서 HMD를 쓰는 것을 반복해야만 했다.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한 에디터를 만들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는 VR 연구로는 카르테 블랑시라는 툴인데, HMD를 쓰면 개발자 주위에 환경이 펼쳐지면서 유니티 에셋을 카드처럼 선택해 이를 집어서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툴을 개발하고 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유니티 랩에서는 현재 VR에 집중하는 모습인데, 이유가 궁금하다.
콘텐츠 제작 역사를 보자. 대표적으로 필름 산업의 전통은 100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과정에서 본다면 스토리텔링 기법을 이용한 콘텐츠 제작은 10년이라는 시간을 필요로 했다. 지금은 그 시간이 단축됐다.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고 스토리텔링이 도입된 콘텐츠가 만들어지는데 2~3년이면 충분하다. 즉 VR은 지금 막 시작한 산업이지만 앞으로 2~3년 이면 활성화 될 것이라 전망한다. 유니티는 그 누구보다 앞서있어야 한다. VR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개발이 가능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그럼 지금 준비중인 기술이 2~3년 뒤에는 실용화 된다고 봐야 하나?
그렇다. 지금 보여준 것은 실험을 위한 버전이지만 6개월이면 사용해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실용화된 버전은 아마 2018년 중반에 선보일 수 있다고 예상한다.
그럼 이런 툴을 이용하면 나처럼 프로그래머가 아닌, 즉 코딩을 모르는 일반인도 VR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
만들 수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일반인도 할 수 있도록 하려는 영역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리얼타임 CG로 일반적인 게임환경이라고 보면 된다. 일반적인 에디터로 제작하는 환경을 바꾸고자 한다.
두 번째는 시네마틱 영상, 마지막으로는 360도 다각도 앵글 영상을 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기술이다. 또 다른 프로젝트로는 VR 콘텐츠 제작 툴이 있는데, 코드네임 ‘디렉터’라 불린다.
디렉터는 우리가 아는 다양한 영상 제작 툴인 어도비 프리미어, 베가스 등과 비슷한 맥락의 툴이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VR 시네마틱 영상을 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단순히 장면과 장면의 연결, 오디오와 비디오 클립의 추가 만으로 VR 시네마틱 영상을 만들고 그 안에서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한마디로 ‘디렉터’는 VR 전용 시네마틱 영상제작 툴이라고 보면 된다. 지금 이를 이용한 프로토타입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의 숙제다. 현재 몇몇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협업을 하고 있다. 조만간 데모영상이 나올 예정이다.
한바디로 VR 전용 시네마틱 영상 툴이라고 보며 된다. 지금은 이 프로토타입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유니티는 게임 외에 영상 미디어 산업으로의 진출을 고민하고 있는 것인가?
맞다. VR이라는 것은 게임에만 적용되는 산업이 아니다. 모든 제작과 과년된, 즉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직업에는 모두 적용된다. 작가, 화가, 조각가, 기자, 영화감독 등 자신의 창작 또는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직업에는 모두 영향을 미친다.
VR이 적용될 환경은 무궁무진하다. 한마디로 VR은 거의 모든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유니티는 개발 민주화라는 정책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모든 크리에이터를 위해 지원을 하고 해당 산업에 진출할 것이다.
VR 시장 활성화는 언제쯤 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개인적으로는 2018년에서 2019년 사이, 2~3년 뒤면 시장의 활성화가 이루어질 것이라 전망한다. 생각보다 빠르다. 나는 실제 이 업계에서 피부로 변화를 느끼고 있는 사람으로 빠르게 변하는 시장을 체감하고 있다. 물론 실제 숙성된 시장을 말한다면 5년은 걸릴 것이라 본다.
앞서 AR에 대한 연구도 한다고 했는데.
AR업계에서 선두를 달리는 매직리프, 메타 등은 물론 홀로렌즈를 개발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도 파트너쉽을 맺고 준비 중이다. 다만 AR은 실제 환경을 고려하는 기술이다 보니 VR보다 더 어렵다.
예를 들면 이 앞에 테이블이 있는데, AR은 실제 환경에 있는 테이블 위해 CGI를 입혀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즉 현실의 오브젝트를 고려해야 한다. 유니티를 통해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웃음)
이를 위해서 유니티는 8,000명이 넘은 AR 관련 개발자들과 협업하고 있다 이들은 관련 기술을 보유하거나 제품을 만들고 있는 기업에 속한 인력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다만 우리는 미래를 위한 연구를 하는 곳이다.
미래 기반의 기술환경에 맞춘, 게임 외에 수많은 콘텐츠 개발자를 위한 툴을 만들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유니티 랩스가 가져갈 궁극의 목표를 말 한다면?
유니티의 어떤 부서든 영역이 다르다고 해도 개발의 민주화, 난제 해결, 성공을 위한 서포트라는정책은 변함이 없다. 한가지 덧붙인다면 우리는 미래를 고민하는 부서다. 개발 민주화는 일반인도 포함된 많은 사람들이 유니티 개발 풀에 들어오는 것이다.
이들이 비단 게임만 만드는 건 아니다. AR도 VR도 게임이 아니라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면 이들도 개발자다. 이해를 돕기위해 부연 설명을 하자면 R&D 팀에서 진행하는 그래픽 강화는 현재 사용하는 기술 기반의 최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고, 랩스는 지금 존재하지 않는 기술을 만들어 가는 팀이다.
말 그대로 실험적인 기법을 만들고 이를 R&D 팀에 넘겨주면 그들이 최적화하고 유니티 엔진에 적용한다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