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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치텔로 유니티 대표, “하드웨어 기준의 플랫폼 경계는 점차 사라진다”

하드웨어 성능에 따른 플랫폼 구분은 무의미, 플랫폼이라는 족쇄를 벗고 콘텐츠를 생각해야

정우철(음마교주) 2016-06-02 10:23:34

존 리치텔로라는 이름은 게임업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만큼 유명한 인물이다. 지금은 유니티의 대표이지만, 그 이전에, 1997년 EA의 COO를 맡으며 6억 달러의 매출을 2004년 퇴임 직전에는 30억 달러로 증가시킨 인물이다.

 

업계에서 그는 흐름을 잘 파악하는 대표적인 경영자로 분류된다. EA에서는 PC게임이 줄어들고 콘솔이 성장하던 시점에서 EA의 역대급 시리즈를 선보이며 흥행했고, 퇴임 후 복귀한 이후에는 콘솔대신 모바일과 온라인에 집중하는 등 플랫폼 변화에 민감히 반응했다. 

 

그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콘솔, PC 모바일로 구분된 하드웨어 플랫폼의 경계는 점차 허물어질 것이며,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볼 시점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암스테르담)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당신은 과거 시장의 흐름을 잘 파악해 EA의 전성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플랫폼 변화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존 리치텔로: 혹자는 콘솔과 PC 시장이 줄어들고 모바일의 시대가 왔다고 하지만, 그 의견에 절대 동의 할 수 없다. 여전히 콘솔은 게임 시장에서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PC 시장이다. 콘솔 시장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그들의 말대로라면 콘솔 시장은 사라지고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

 

플랫폼으로 구분되는 지금의 게임 시장은 콘솔은 물론 게임산업 자체가 계속 성장하면서 콘텐츠 산업도 규모가 커지고 있다. 물론 콘솔, PC, 모바일로 구분해본다면 모바일의 성장이 가장 빠르다. 여기에 최근에는 VR 시장의 관심과 성장도 가파르다. 오히려 이런 플랫폼의 구분의 희미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플랫폼의 경계가 무너진다라는 뜻으로 이해 해야 하는가?

 

음... 정확히는 하드웨어의 성능으로 구분되는 플랫폼의 경계가 점차 사라질 것이라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애플TV는 별도의 콘솔 없이 동작하는 셋탑박스에 불과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애플TV가 콘솔인 듯 활용하고 있다.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시대는 변화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사람들이 게임을 즐길 때 <언챠티드> <헤일로> <위쳐3> 등의 AAA급 게임은 가능한 큰 화면에서 즐기고자 한다. 반면 <피파 온라인> 등의 미디엄 게임은 굳이 큰 화면에서 즐기지 않는다. 소규모 게임이나 인디게임 등 은 모바일의 작은 화면에서 즐기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즉 콘텐츠의 규모에 따라서 스크린의 사이즈가 달라지는데, 앞으로 콘텐츠의 플랫폼은 하드웨어가 아닌 스크린의 크기가 될 수도 있다. 즉 모바일, 콘솔, PC 등의 구분은 무의미하며 이에 따른 하드웨어 성능을 굳이 따져가면서 콘텐츠를 개발할 이유가 없어진다. 

 

 

그렇다면 이런 변화에 대해 개발자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게임을 즐기는 하드웨어의 형태는 일시적이다. 하지만 게임을 이루고 있는 콘텐츠는 영구적이다. 그렇다면 가능한 하드웨어라는 지금의 플랫폼의 구분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유니티 엔진이 가능한 모든 플랫폼을 지원하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적이다.

 

물론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플랫폼이 있고 또 만들어지고 이다. 아마 중국 어딘가에서는 우리가 모르는 플랫폼이 등장했을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을 지원할 수 없지만 적어도 수요가 어느 정도 잇다면 우리는 그 플랫폼을 지원할 것이다. 

 

즉 우리가 툴을 만들어 지원해줄 수 있으니, 개발자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면 된다. 플랫폼에 상관없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개발자가 할 일이다.

 

 

이 또한 개발 민주화를 강화하는 차원의 이야기로 들린다 

 

과거 사진은 전문가의 영역이었다. 즉 포토그래퍼만이 접근할 수 있고 그에 맞는 장비가 있어야만 촬영을 하고, 사진을 인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즉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사진은 누구나 찍어서 올리고 즐기는 일상이 됐다. 

 

개발의 민주화도 이와 비슷한 개념이다. 아이폰의 등장으로 누구나 사진을 찍어 올리고 보정하고 공유하며 콘텐츠를 창조하는 사람이 되었다. 아마 전세계 인구 중 25억 명은 자신만의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사진이든, 동영상이든 무엇인가를 촬영할 수 있고, 이를 자기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실제 아이폰으로 영화를 촬영하는 사람도 있고, 하지만 이들 모두가 스필버그처럼 천재적인 영화감독은 아니다.

 

유니티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스필버그는 아닐지언정 이에 버금가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툴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시도해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고, 그들을 지원해주는 것. 이것이 유니티의 임무다.

 
 

 

너무 낮은 퀄리티의 콘텐츠의 범람은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모두 좋은 콘텐츠를 만들지는 못하지만, 누구나 만들 수 있다면 이를 공유하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는 있다. 그리고 콘텐츠가 많을수록 좋은 콘텐츠가 생길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좋은 콘텐츠를 찾아내는 것. 그리고 이를 소개하고 세상에 알리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임무다. 그래서 우리는 유니티 디스커버리라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말 그대로 수많은 콘텐츠 속에서 좋은 콘텐츠를 발굴하는 일이다. 

 

 

이번에 된 이슈 중에서 요금 이슈다. 어떻게 내부에서 반응을 체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유니티 엔진은 500만 명의 개발자 풀이 있다. 이 안에서 무엇인가를 처음 선보일 때 다양한 반응이 있을 수 있다. 

 

내부적으로 판단하면 이번 요금제 발표에 불만을 가진 사람은 대략 100명 정도, 그 중에서도 5명이 정말 화를 낼 만큼 불만을 표하는 정도로 보고 있다(웃음). 확실히 물만이 아예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불만에 대한 대응은 이미 구상하고 있다. 어디서나 실제 일어난 일보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존재한다. 10만 명 중에서 1명이 불만을 가져도, 이는 불만이 있음을 주변에서 알 수밖에 없다. 

 

우리는 커뮤니티 피드백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기에 불만이 있다면 이를 받아 반영하고자 한다. 다만 요금 모델 변경보다는 다른 유저 그룹을 만족시킬 대안을 준비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니티 대표로 취임한 이후 유니티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내가 취임한 직후 확실히 바뀐 것 중 하나는 우리의 고객이 매우 많이 증가했다는 것이다(웃음). 바꾸지 않은 것이 있다면, 고객, 즉 개발자가 최우선이라는 모토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얻은 수익은 재투자 한다는 부분은 바뀌지 않는다.

 

우리가 개발자들의 뜻과 달리 너무 멀리 나갔다고 해도 우리는 의견을 취합해 다시 원래대로 정책을 바꿀 수도 잇는 조직이다.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개발자들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언제나 변화하지만 그것이 잘못 됐다면 언제든지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는 유연한 조직이다. 우리의 변화는 언제나 개발자 지원을 최우선이라는 기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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