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LCK 서머도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담원이 빠른 템포를 기반으로 절대 강자의 위치를 차지한 가운데 DRX와 젠지, T1 등이 그 뒤를 잇는 모양새입니다. 아프리카 역시 동부 리그 팀 상대로 전승 가도를 달리며 플레이오프 권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비록 '큰 이변'은 없었지만, 지난주 LCK에는 흥미로운 요소가 가득했습니다. DRX를 상대로 꿈틀거렸던 설해원과 조금씩 폼을 끌어올린 한화생명의 경기력은 잔잔한 감동을 전해줬죠. 1라운드 내내 부진하다가 마침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커즈' 문우찬의 상승세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LCK 9주 차 주요 이슈를 정리했습니다.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
지난주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밴픽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케이틀린'의 승률이 크게 상승한 9주 차였습니다. 케이틀린은 총 12번 출전해 9승 3패라는 좋은 성적을 올리며 현 메타의 핵심 원거리 딜러임을 증명했죠. '애쉬'는 픽률이 크게 올라가긴 했지만, 2승 10패라는 아쉬운 성적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케이틀린의 맞상대로 꼽힌 '진' 역시 지난주에 비해 부진한 성적(1승 3패)을 올렸죠.
시즌 내내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볼리베어'와 '세트'는 전승을 기록한 8주 차와 달리 9주 차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눈에 띄는 건 정글 '릴리아'와 서포터 '럭스'가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점인데요. 릴리아는 오늘(18일) 기준, 5전 전승을 기록하는 중이며 럭스 역시 4승 2패로 꽤 괜찮은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현 메타에서 조금씩 주력 픽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두 챔피언이 마지막 주차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눈길이 가는 이유입니다.
9주 차 명장면은 설해원과 DRX의 경기에서 나왔습니다.
DRX가 설해원을 압도할 것이라는 예측에도 불구하고 설해원은 경기를 마지막 세트까지 끌고 갔는데요. 특히 설해원은 3세트에서 대지 드래곤의 영혼을 획득하며 '역대급 업셋' 일보 직전까지 도달했죠. 특히 DRX가 기세를 끌어올릴 무렵, '익수' 전익수의 나르가 '도란' 최현준의 퀸을 잡아낸 장면은 언더독의 반전을 기대하게끔 했습니다.
수적 우위를 확보한 설해원은 장로 드래곤 사냥을 시도하며 경기를 마무리하고자 했고, DRX는 울며 겨자 먹기로 오브젝트 싸움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표식' 홍창현의 강타가 빛을 발했습니다. 릴리아의 '뾰로롱 강타'와 강타 스펠을 동시에 사용해 장로 드래곤 스틸에 성공하며 완전히 설해원 쪽으로 넘어갈 뻔한 경기를 붙잡는 데 성공했죠.
그렇게 설해원의 '반전 드라마'는 물거품이 돼버렸고, DRX는 어렵게 역전승을 거두며 최소 2위라는 결과물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한 번의 강타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었던 흐름을 지켜낸 순간이었죠. 단 한 번의 스틸로 얻어낸 승리가 10주 차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해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T1과 아프리카의 경기는 다수 관계자가 꼽은 '이번 주 반드시 시청해야 할 경기'로 꼽힐 만큼 중요한 매치였습니다. 하지만 경기는 다소 싱겁게 끝났는데요. T1이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아프리카를 2 대 0으로 격파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커즈' 문우찬이 있었습니다.
커즈의 활약은 1세트부터 빛났습니다. 그는 첫 경기에서 상대 정글러의 동선을 완벽히 읽어내며 아프리카의 노림수를 전부 제거해버렸죠. 특히 상대 칼날부리를 스틸한 뒤, 미드에 들러 오리아나의 정화 스펠을 뺀 장면과 바텀 라인까지 습격해 노틸러스를 잡아낸 장면은 그야말로 백미였습니다.
이후 대지 드래곤과 협곡의 전령마저 빼앗긴 아프리카는 조급해졌고, 부족한 근거에도 불구하고 세트를 필두로 과감하게 전투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T1의 '완승'이었죠. 커즈는 2세트에서도 정글 '세트'를 픽해 가는 곳마다 유효 포인트를 따내며 경기를 지배했습니다. 괴물같이 성장한 세트의 이니시에이팅 앞에 아프리카는 속절없이 무너졌고, 9주 차 빅매치는 그렇게 마무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