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지 않은 게임 여정동안 좋은 점을 꼽으라면 흥미로운 사람들과의 접촉이다.
알프스 산골짜기에 스튜디오를 지어 게임 허브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가진 창업자, 게임을 목숨 걸고 만들었다며 눈을 부릅뜨고 투자자들을 협박하는 개발자, 게임을 유튜브로 배운 VC 투자자, 중국 최고의 개발자가 되려고 피땀 흘려 중국어 배웠더니 몇 년째 통역만 하는 미국인, 참! <리그 오브 레전드> 한 판 안 해보고 게임판으로 뛰어든 중년 여성도 있다.
모두 다른 사연이지만 좋은 게임 만들기를 애타게 바란다는 점이 이들의 공통점이 아닐까? 어떤 게임이 좋은 게임일까는 개개인마다 의견이 다를 것인데, 어떤 사람이 좋은 게임을 완성할까?
난 20여 년동안 식지 않은 열정으로 게임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을 알고 있다. 약 3번의 프로젝트를 통해 서로에게 조언과 도움을 주었고 지금도 DM을 나누고 있는, 게임 업계에 대한 확신을 주는 지인 중 한 명이다.
날 믿고 한국을 방문해 주었으며, 동반한 스타트 업들의 멘토가 되어주었고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모두를 돕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번에 첫 번째로 소개하고 싶은 스페인 게임 개발자는 훼란 뿐띠(Ferran Punti)다.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더 브리치의 CEO 훼란 뿐띠는 스페인 게임 생태계의 중요한 인물이다. 아직도 본인을 '헤비 플레이어'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그는 <더 하베스트> 라는 AAA 게임 개발 마무리를 위하여 발에 땀이 나게 협력사, 투자자, 유통사를 찾아다니고 있다.
피케는 e스포츠 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투자를 하려 했다. 훼란은 좋은 게임을 만들길 원했다. 두 사람은 결별했다. 훼란은 스페인의 대형 미디어 그룹 메디아프로(Mediapro)를 찾아갔다. 훼란은 메디아프로의 투자를 받아 2018년 더 브리치를 설립했다.
메디아프로는 스페인 라 리가의 축구 시합 독점 중계권을 보유한 곳이다. 현재 스페인은 물론 유럽과 중남미의 e스포츠 시장의 메인 프로모터로 활동하고 있다.
훼란은 유럽은 물론 전 세계 시장을 타겟으로 미래 e스포츠 스타 게임을 만들기로 했다. 든든한 서포터와 손잡은 훼란은 업계 최고를 영입했다. 유비소프트, 게임로프트, 소니, 킹 등에서 영입한 개발자들은 30명 규모였다.
그의 열정은 이제서야 빛을 보는가 싶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메디아프로의 구조조정에 시달리게 된다. 훼란은 지금 새 파트너를 물색 중이다. 게임의 이름은 <더 하베스트>이며 현재 스팀에서 알파 데모를 해볼 수 있다.
올 해 초 데모를 보여주겠다고 초대를 받았을 당시 나는 슈팅 게임이라고만 들었지 다른 정보가 없었다. 영화 시사회에 참석하듯이 여러 경비를 거쳐서 사무실로 찾아갔다.
뭐라 하는지 알아 들을 수 없게 빠르게 말을 하는 훼란도 영상이 켜지자 입을 다물었다. 웅장한 음악으로 시작한 트레일러는 내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속으로 ‘아니, 20명으로 이걸 어떻게 만들었지?’ 하는 의심과 ‘결국 해냈구나’ 하는 안도감이 동시에 들었다.
<더 하베스트>는 SF 기반의 PC 슈팅 게임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게임 설계와 플레이하기 쉽지만 마스터하기는 어렵고, 팀 플레이 기술 기반이며, 랜덤 항목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미래에 영생의 정수가 있는 행성이 발견되며 이 정수를 차지하기 위해 여러 문명이 결투를 돌입한다는 콘셉트.
게임 플레이는 3명의 히어로로 구성된 네 팀이 정수를 수확하기 위해 쟁탈전을 벌인다. 경기는 10분 시간제이고 사다리 엘리미네이션으로 진행된다. 팀 플레이, 이동성 그리고 개인 스킬에 중점을 뒀으며, 팀은 획득한 정수를 사용하여 스킬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 경기가 끝나면 가장 많은 정수를 획득한 팀이 승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