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언급했듯이 나에게 짜릿함을 주는 게임 이벤트가 지스타라면 게임랩은 영감을 주는 이벤트다. 비교한다면 지스타의 주인공이 핫한 게임이라면 게임랩의 주인공은 그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올해로 10회를 맞은 '게임랩 콘그레스'는 업계에서는 꽤 인지도가 높고 리스펙 받는 이벤트다. 매년 세계 게임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콘그레스는 게임의 싱크탱크라고 불리운다. 이 이벤트를 이끄는 사람은 이반 페르난데즈 로보 Ivan Fernandez Lobo, 이하 이반)라는 스페인 사람이다. 내가 게임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 제일 처음 만난 사람이 바로 이반이다.
이반은 2014년 한국 지스타에서 만났다. 한국을 오간지는 당시 7-8년이 넘었고 스페인 게임사들은 물론 한국 게임 시장도 훤하게 알고 있었다. 그 후로도 우린 가끔 연락을 하고 지냈다. 보통은 조언이 필요할 때 연락을 했다. 그는 항상 흔쾌히 성심껏 도와주었다.
하지만 막상 창업을 한 후에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도움을 요청하기 싫은 자존심 아님 두려움? 그러다 몇 달 전에 감사의 DM을 보냈다. 그가 15년 전에 설립하고 주최한 게임랩에서 우리 게임이 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기쁘게 연락했다. 내가 멜봇 스튜디오의 파트너인지 이반도 이미 알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뭔가 뿌듯했다.
이반은 이 게임 싱크탱크를 15년 전에 설립하여 키웠고 현재 게임 시장의 가장 알짜배기 인맥 소유자이다. 이 글을 쓰기 전에 연락을 했더니 시몬에게 임상훈 대표 안부 전해달라고 하더라.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덧붙이면서.
2005년에 설립된 게임랩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공간의 전문가, 연구자, 학자, 기업가 및 투자자가 영감을 얻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프로젝트를 공유하는 네트워크다. 콘그레스와 같은 양질의 이벤트를 만드는 데 전념하는 비영리 조직으로 차세대 개발자들을 연결하고 영감을 주어 더 기발한 게임 생태계를 설계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름은 처음 들어도 누구나 다 아는 게임을 직접 개발하고 총괄하고 또 게임사 대표들이 참석하는 이 잔치의 분위기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연예인 병에 걸린 개발자도 있고, 뜻밖의 대박으로 좀처럼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는 대표도 있고, 한물간 게임뿐이지만 옛날 명성을 못 잊고 VIP 대접을 바라는 개발자도 있다.
작년 게임랩에 출연한 펍지의 브랜던 그린
왜 트로피가 벼룩이냐? 스페인에서 1983년에 최초로 개발된 게임 이름이 <풀가>다. 유럽에서 가장 큰 게임 시장을 가진 영국에도 진출됐던 게임으로 현지에서 역사적 의미가 깊다.
이 아이를 손에 들고 우리 팀과 멋있는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온라인으로 시상식이 진행이 되어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