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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최고의 게임 네트워크, '게임랩'은 무엇인가?

[연재] 멜봇 스튜디오 백장미 대표의 스페인 게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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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미(백장미) 2020-09-14 14:59:35

매번 언급했듯이 나에게 짜릿함을 주는 게임 이벤트가 지스타라면 게임랩은 영감을 주는 이벤트다. 비교한다면 지스타의 주인공이 핫한 게임이라면 게임랩의 주인공은 그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올해로 10회를 맞은 '게임랩 콘그레스'는 업계에서는 꽤 인지도가 높고 리스펙 받는 이벤트다. 매년 세계 게임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콘그레스는 게임의 싱크탱크라고 불리운다. 이 이벤트를 이끄는 사람은 이반 페르난데즈 로보 Ivan Fernandez Lobo​, 이하 이반)라는 스페인 사람이다. 내가 게임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 제일 처음 만난 사람이 바로 이반이다. 

 

이반은 2014년 한국 지스타에서 만났다. 한국을 오간지는 당시 7-8년이 넘었고 스페인 게임사들은 물론 한국 게임 시장도 훤하게 알고 있었다. 그 후로도 우린 가끔 연락을 하고 지냈다. 보통은 조언이 필요할 때 연락을 했다. 그는 항상 흔쾌히 성심껏 도와주었다.

 


 

하지만 막상 창업을 한 후에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도움을 요청하기 싫은 자존심 아님 두려움? 그러다 몇 달 전에 감사의 DM을 보냈다. 그가 15년 전에 설립하고 주최한 게임랩에서 우리 게임이 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기쁘게 연락했다. 내가 멜봇 스튜디오의 파트너인지 이반도 이미 알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뭔가 뿌듯했다.

 

이반은 이 게임 싱크탱크를 15년 전에 설립하여 키웠고 현재 게임 시장의 가장 알짜배기 인맥 소유자이다. 이 글을 쓰기 전에 연락을 했더니 시몬에게 임상훈 대표 안부 전해달라고 하더라.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덧붙이면서. 

 

2005년에 설립된 게임랩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공간의 전문가, 연구자, 학자, 기업가 및 투자자가 영감을 얻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프로젝트를 공유하는 네트워크다. 콘그레스와 같은 양질의 이벤트를 만드는 데 전념하는 비영리 조직으로 차세대 개발자들을 연결하고 영감을 주어 더 기발한 게임 생태계를 설계하는 것이 목적이다. 


게임랩 이벤트에 참여한 게스트 및 연사 목록에는 세계에서 가장 전설적인 제작자, 주요 경영진, 게임을 바꾸는 선구자 및 영향력 있는 오피니언 리더가 포함된다. 매년 여름에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며 1,000명 이상의 참석자와 500개 기업 및 조직이 참석한다. 도쿄, 상해, 몬테비데오 또는 마드리드에서 특별 행사를 열기도 한다. 

 

보통 호텔에서 열리며 연설이 끝나면 복도나 홀에서 네트워킹을 한다. 

연설이나 라운드 테이블을 경청하는 사람들. 학생들 또는 창업자들에게는 뜻깊은 기회이다.

외부에 설치된 부스 아닌 테이블. 참관자들은 게임을 테스트해 볼수 있다.

2019 년 멜봇 스튜디오의 부스 아닌 테이블. 이 해 <멜빗 월드> 는 베스트 게임 후보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상은 받지 못하였다.

전설의 게임 <둠> 개발자 존 로메로와 다른 강연자들.

물론 이벤트의 분위기는 뭐, 지스타나 게임스컴에 비유하면 아주 조촐하다. 하지만 양보다 질, 한번 참가하면 후회는 절대 하지 않는다.  

10회 동안 여러 유명인사들이 참가했다.  대가를 많이 지불하냐? 그것도 아니다. 아마 VIP 호텔 비용 정도로 알고 있다. 그럼 후원사?  그것도 아니다. 게임 런칭 쇼나 게임사 부스가 별도로 준비되지 않는다. 작은 테이블과 팻말이 다고 참관 비용도 아주 저렴하다. 

추측이지만, 초여름에 개최해서 사람들이 모이는 데 한몫할 것이다. 바르셀로나의 초여름 날씨는 유럽에서 가장 좋은 편이다.

앵그리버드 로비오의 CEO Kati Levoranta 의 연설

<둠> 제작자 존 로메로

<레지던트 이블> 신지 미카미에게 사인받는 사람들.

PS4 <스파이더맨> 디렉터 Ryan Smith

 

 

이름은 처음 들어도 누구나 다 아는 게임을 직접 개발하고 총괄하고 또 게임사 대표들이 참석하는 이 잔치의 분위기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연예인 병에 걸린 개발자도 있고, 뜻밖의 대박으로 좀처럼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는 대표도 있고, 한물간 게임뿐이지만 옛날 명성을 못 잊고 VIP 대접을 바라는 개발자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명인사는 아주 겸손하고 새로운 게임에 높은 관심을 가진다. 우리 같은 스타트업을 응원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한국 게임 관련자들은 초대를 못 받느냐? 그렇진 않다. 물론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면 좋겠지만, 한국 개발자들은 대체로 바쁘고, 나서는 것을 꺼린다는 후문이다. 그래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 대체된 올해 행사에는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대표이사 장인아와 전 넥슨 아메리카 대표 김민이 참여했다. 그전에도 <배틀그라운드>의 디자이너 및 디렉터인 브랜던 그린, 게임빌 미국 지사장 등 여러 연사들이 참가해 한국 게임을 알렸다.  

올해 온라인 콘그레스에는 약 15.000명이 참가했다. 무료 온라인 이벤트의 특성상 유튜브에 동영상을 누구나 시청할 수 있다. (우리 게임사가 이곳에서 <멜빗 월드>로 베스트 스마트폰 게임상을 탔다!)

 작년 게임랩에 출연한 펍지의 브랜던 그린

 

 

내가 게임랩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바로 이 트로피다. 무슨 괴물 같이 생겼다고?  아니다. 이 아이의 이름은 '풀가', 한국어로는 벼룩을 뜻한다.

왜 트로피가 벼룩이냐? 스페인에서 1983년에 최초로 개발된 게임 이름이 <풀가>다. 유럽에서 가장 큰 게임 시장을 가진 영국에도 진출됐던 게임으로 현지에서 역사적 의미가 깊다. 

 

이 아이를 손에 들고 우리 팀과 멋있는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온라인으로 시상식이 진행이 되어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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